논설

조선일보 보도에 울분을 참을 수 없다

청담(靑潭) 2009. 9. 9. 19:26

 

조선일보 보도에 울분을 참을 수 없다

2009. 9.9

   조선일보 이인열 기자가 쓴 《아직은 개천에서 용 난다》라는 제목의 오늘자 보도에 울분을 금할 수 없다. 8일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하였다면서 보도한 내용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1. 부모의 경제력이나 교육수준이 자녀의 성적을 좌우하는 정도에서 우리나라가 40개국 중 8번째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액의 사교육을 받을 수 있는 부유층 자녀가 아니면 좋은 학교 진학이 어렵다는 이른바 '교육에 의한 부(富)의 대물림 현상'이 다른 나라보다는 덜하다는 뜻이다.

  학생 부모들의 수입과 교육수준, 재산 등을 사용해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상관지표(ESCS)는 0.43으로 나타나, 조사 대상인 40개국 중 8번째로 낮았다"고 밝혔다. 최상위권 학생들의 부모 수입 등이 사회 평균이면 0, 최고 수준이면 1, 최하층이면 -1로 나타내는데, 0.43은 부모가 상위 25% 이내에 들어가는 중산층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주관하는 '2006 과학분야 국제학업성취도 평가(PISA)'에서 최상위권(1~6등급 중 5,6등급)으로 분류된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지나가던 똥개도 웃을 일이다. 고교 교감인 나도 모르는 특정한 과학분야의 성취도평가에 응시한 우수생들 중 5-6등급학생들만을 대상으로 겨우 3등급으로 단순분류하여 나타난 결과로 저런 어마어마한 결론을 내다니 교육부와 개발원은 참 대단하다.

  나는 우리 사회의 부와 명예의 대물림현상에 대해 매커니즘 방식과 비논리적인 주장으로 무조건 강남부자들과 성공한 사람들을 무차별 공격하던 지난 정권의 저질 386 세대 하이에나들의 주장에 넌덜머리가 난 사람이지만, 정권에 아부하느라 저런 상관성이 극히 떨어지는 자료로 충성을 다 하려는 교육부도 참 안타깝다.

  우리 사회는 부단히 발전하고 변화하고 있으며 모두 함께 잘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 국가가 복지정책을 강화하는 등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만 (지난 참여정부나 이명박 정부나 다 잘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산주의가 아니고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경제성장을 이루어가는 나라에서 일정한 정도의 대물림이 나타나는 현상은 어느 정도 불가피한 점은 누구나 다 아는 팩트(필연적 사실)인데도 정치인들은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관료들은 아부하기 위하여 장난한다.

  이 사회에서 성공한 사람들을 보라! 공부를 잘하였거나 각오가 남달랐거나, 피땀을 흘렸거나 무언가 남보다 더 잘나거나 더 노력한 사람들이다. 남보다 무엇이 되었든지간에 우월한 위치에 있는 그들이 이 사회의 중산층이 되어 하나 또는 둘 밖에 없는 자식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여 공부를 잘하게 하거나 사업을 잇게 하거나 사업을 뒷받침해 주는데 그 자식들이 하류층으로 둔갑하기가 그리 쉽겠는가? 아니면 하류층의 자식들이 하류층에 남을 가능성이 훨씬 크겠는가?

  이러한 부의 대물림 현상 타개는 논쟁거리나 정치적 이용거리가 아니며 아무리 어려운 환경에서도 열심히 공부하고 새 인생을 만들어가기 위하여 노력하는 젊은이들에게 장학금과 저리 학자금대출 등을 통하여 용기를 주고 자신감을 심어 주는 것만이 우리 사회와 국가가 마땅히 꾸준하게 지속적으로 추진하여야 할 일이다. 실제 노무현 정부와 이 명박 정부는 이 점에 있어서 아주 바람직한 정책들을 통하여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2. 두 번째 보도내용이 나의 속을 쓰리게 하고 있다. 교과부가 함께 발표한 'OECD 교육지표(2007년 기준) 조사 결과'에서는 우리나라 교사들이 급여는 최고 수준으로 받고 있지만 수업은 가장 적게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교사들은 15년 경력 교사를 기준으로, 초등학교는 5만4798달러(약 6730만원·OECD 평균 3만9007달러), 중학교는 5만4671달러(4만1993달러), 고등학교는 8만7617달러(5만4440달러) 등으로, 모두 OECD 평균을 훨씬 웃돌았다.

  반면, 교사 1인당 연간 수업 시간은 초등학교가 755시간(OECD 평균 798시간), 중학교가 545시간(709시간), 고등학교 480시간(653시간) 등으로 모두 OECD 평균에 미달했다.


  몇 년 전부터 계속 반복되는 뉴스 보도에 울화가 치민다. 오늘 조선일보가 그 악역을 담당하고 있다(다른 신문들은 신중하게 보도하여 오해의 소지를 주지 않고 있다). 교육부의 담당자란 인간은 도대체 어떤 인물이길래 무분별하고  무식하게 정부의 나팔수 노릇을 자처하는 것인가? 그 자가 단순한 생각으로 혹시 우리나라 교사들은 세계에서도 가장 돈을 많이 받는 대단한 나라요, 수업도 그리 많이 하지 않는 좋은 환경에서 근무한다는 것을 내세워 교육부나 이 정권의 자랑으로 생각하고 간단히 발표한 것은 아닐까? 조선일보의 이인열이란 작자는 교육부의 담당자가 무식하여(교사를 해 보지 않은 행정직 관료는 경험이 없어 충분히 무식할 가능성이 있다) 가볍게 발표문을 던져 주었다 해도, 그래도 교육관련 기자라는 인간이 내용파악도 못하고 함부로 엉터리로 보도하여 우리 100만 교직자들을 화나게 하고 일반국민들의 오해를 불러일으켜서 교사집단에 대한 반감을 가지도록 만든단 말인가?

  나는 10여 년 전 이해찬이 교육부장관일 때 교육개혁을 추진한답시고ꡐ초임교사들이 현재 충분한 보수를 받고 있다ꡑ는데 격분하여 당시 초임 봉급 60여만 원이 채 안되는 봉급표(보너스 없는 그 달분)를 복사하여 장관실로 패스로 보낸 일도 있다.

  교원봉급은 결코 교대나 사범대를 나온 최고의 우수한 인재들에게 주어지는 연봉 2000만원 조금 넘는 보수가 결코 많지 않다. 또 경력 30년이 넘는 우리 같은 원로들의 연봉은 6천만원(세전 금액임)을 넘고 있어 적다고만 할 수는 없다 하겠다. 그러나 실제와 너무나 틀린 보도로 인하여 마치 교사들이 대기업이나 조선일보 같은 신문사나 공기업사원들처럼 엄청난 보수(4년제 대학을 졸업한 초임들은 연봉이 2천만원대이나, 20년 내지 30년 경력자들은 부장이나 이사급이며 연봉1억원 이하는 없다)를 받고 별 볼 일 없는 근무를 하는 집단으로 매도되는 것은 참을 수 없어 이 글을 쓴다.

  오늘 뉴스를 보고 당장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에 전화를 해서 문 홍보실 부장에게 다음과 같이 강력하게 요청하였다.

 

◈강력한 항의 요청내용

1. 연봉문제

  이 작자가 달러를 현재 환율로 계산하여 놓았다. 초중고는 단일호봉제로서 봉급이 같은데 중학교와 초등학교는 같다고 하였고, 고등학교는 계산해보니 무려 1억 700만원으로 나온다. 초중학교교사들은 고등학교교사들 봉급의 62.5%밖에 받지 않는다는 계산이다. 고등학교 교사들이 4년제 대학교수들(서울대가 연봉 4천만원에서 1억원까지라고 최근 보도된 바 있다)보다 월급이 많다고 보도하는 저 기자가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인가? 고의가 아니면 오보인데 이번에도 그냥 넘어갈 수 있는가? 실제 15년 경력의 교사연봉은 4000만원 남짓인데 초․중도 엄청 차이가 나고 고교는 터무니없는 보도인데 일반국민들은 크게 오해하고 교사들을 싫어하게 될 것이며 일부 교육단체들은 이를 교사집단을 매도하는 자료로 이용할 것이니 일개기자가 아닌 조선일보 본부에 강력항의하고 기자의 해명사과를 받고 교육부 담당자가 오보가 나도록 단순 발표한 책임을 지도록 요청해야 한다.

  인터넷에 항의하고 있는 초․중․고 교사들은 2008년 연봉총계가 20년 경력이 5천만원(과세전)이라고 고백하고 있으며 당시 경력29년인 본인은 6천 2백만원이 조금 못되는 정도이다.

  이 보도로 인하여 우리 교사들이 월급은 엄청나게 받고 수업은 세계에서 제일 적게 하는 농땡이 집단으로 비쳐지게 되기 때문에 그냥 넘어갈 수 없다. ꡐ평생직장으로 최근 여학생들에게 가장 인기 많은 직업이라고 시기하는 사람들이 많아 벌어지는 헤프닝인가 보다ꡑ 라고 웃어넘길 수만은 없다. 이런 일은 전교조와 협력하여 강력하게 대처하고 책임을 물어 달라.

2. 수업시수문제

  교사들의 수업부담이 전혀 개선되고 있지 못한 형편이다. 60분으로 환산하여 비교하였다는데 일반국민들의 오해가 클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다른 나라들은 1교시를 60분을 하는지 50분으로 하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초등학교는 40분, 중학교는 45분, 고등학교는 50분, 대학은 대개 60분으로 하고 있다. 현재 시골에 남아있는 학교전체 3-5학급의 소규모 학교에서는 교사들의 주 정규수업시수가 주 10시간 내지 15시간이다. 이는 규모는 작으나 각 교과별 교사는 한명씩 배치해야 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피하기 어려운 현상이다.

○읍 단위 이상 거의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초등학교 저학년 20시간-25시간, 고학년은 30시간 이상이며 중간에 쉬는 시간도 없다.

○중학교는 대개 주 18시간이고 고등학교는 주 16시간을 하고 있는데 단순계산으로 중학교는 612시간, 고등학교는 544시간이다. 여기에 담임의 자치적응시간(2시간)과 전 교사들의 계발활동(2시간)을 더하면 중학교는 대부분 748-680시간이요, 고등학교는 680-612시간이다.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국․영․수․과․사 교사들은 주 4-5시간 보충수업에 과목에 따라 특별보충수업이 있고, 야간자율학습지도까지 해야 한다. 인문계 고교교사들은 방학 중에도 보충수업을 하게 되는데 오늘 인터넷에는 작년도에 경력 19년인 박병호라는 교사가 연간 1천 시간 이상하고 보충수업비를 포함하여 총 6779만원을 수령하였고 보충수업비를 빼면 5600만원이라고 고백하고 있으나 다른 20년 경력자들은 5천만원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나라 교사들은 다른 선진국들과는 달리 너무 많은 공문보고에 시달린다. 공문보고와 관련업무를 시행하기 위하여  빼앗기는 시간이 수업시간 못지않다. 이런 점을 간과하고 단순 시간비교만 하게 될 우려가 있으니 교육부담당자가 전문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저런 보도가 나오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교총 문 홍보부장님 답변 

  기자의 고의는 아니라고 본다. 이 기자는 평소 교직사회에 호의적인데 오늘 잘못 보도 되어 있어 우리도 조사 중이다. 많은 교사들의 항의가 신문사에 쇄도하고 있다. 달러 계산은 2006년도와 2007년도 PPP환율인 750원으로 계산해야 하는데 현재의 달러환율로 계산하여 잘못 보도된 것이다. 조사하여 대책을 세우겠다.


◈재확인 요청

  이러한 우리나라 초․중․고등학교의 학교현장의 모습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교육부 관리라면 저런 보고서를 무책임하게 기자들에게 그저 던져 줄 수는 없는 것이다. 아마도 창의성 없는 단순형 교육부 행정관료일 것이므로 책임을 물어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

  교총이 아무리 우리 교사들을 위하여 많은 일을 한다하여도 이러한 억울한 보도하나로 교사들의 이미지는 땅에 떨어지고, 서민층이나 취업이 어려워 고통받는 젊은 20-30대 청년들에게는 아픔을 주고, 일부 재야교육단체들에게는 교직 공격 자료로 요긴하게 쓰여 질 것이니 간단히 생각하면 오산이다. 교총의 존재이유를 재확인하여 볼 필요가 있고 이런 잘못된 보도로 인한 손실은 교총의 존재가치보다 비중이 클 수도 있다. 

  이인열 기자의 다른 보도들을 보니 조선일보라서인지 전교조에 강하게 비판적인 자인 것으로 보이고 교총에는 상당히 우호적인 모양이나 이런 일이 발생하였음에도 ꡐ서로 좋은 게 좋다ꡑ는 식으로 적당히 잘 통하는 사이라고 적당히 넘어가지 말라. 전교조와 협력하여 함께 대처해 달라. 만일 교육부 담당자 및 조선일보의 해명과 이인열의 사과문등 우리 교사들을 보호하는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직접 회장에게 요청하고 그래도 결과가 없으면, 회원자격으로서 교총이 정말 존재가치 없는 의미 없는 허상으로 여기고 비판운동을 가할 각오까지 있음을 말해 두고자 한다. 아무리 서로 다른 입장에 서 있고 정치적 행동으로 차후 입지조차 곤란할 정도로 이 정권하에서 스러져가는 전교조라 해도 교권을 침해하는 외부세력의 도전에는 최선을 다하여 함께 공동으로 대항해 주기 바란다.

(글을 작성하면서 교총 홍보실관계자에게 요청한 내용보다는 좀 더 많은 내용이 첨가되었음을 말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