書 懷 窓外靑山似削成(창외청산사삭성) 창밖에 청산 깍은 듯이 솟아 있어 愁時擧目轉分明(수시거목전분명) 시름 올 때 눈 들면 더더욱 뚜렷하네. 秋風日日吹巾杖(추풍일일취건장) 가을바람 불어와 나날이 옷깃 스치니 欲上高岑望玉京(욕상고잠망옥경) 높은 봉우리에 올라 서울이나 바라보고 싶구나. ▣권근(1352-1409) 이 시의 제목인 書懷의 뜻은 이라는 뜻이다. 『금마지』에는 제목이 라고 되어 있다. 권근의 본관은 안동이며 호는 양촌(陽村)이다. 1368년(공민왕 17) 성균시에 합격하고, 이듬해(18세) 급제해 춘추관검열·성균관직강·예문관응교 등을 역임했다. 공민왕이 죽고 우왕이 즉위하자 정몽주·정도전 등과 함께 위험을 무릅쓰고 배원친명을 주장했으며, 좌사의대부·성균관대사성·지신사 등을 거쳐, 1388년 동지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