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

성매매 여성들의 시위

청담(靑潭) 2011. 6. 4. 11:01

 

성매매 여성들의 시위

 

 

  5월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의 대형 쇼핑몰인 타임스퀘어와 신세계백화점 앞에서 한터

 

전국연합 소속 성매매 여성 400여명은 집회를 열고 성매매집결지 단속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참가자 중 20여명은 집결지의 상권이 죽어간다는 뜻을 표현하겠다며 소복을 입고 몸에 보디페인

 

을 한 채 집회에 참여했다.


  성매매 여성들은 오후 3시20분께 백화점으로 들어가려고 항의시위를 하려 했으나 백화점 측에서

 

출입문을 봉쇄해 진입에 실패했다.


  이어 오후 6시께 20여명이 소복을 벗고 속옷 하의 차림에 보디페인팅만 한 채로 백화점에 들어가

 

다 경찰과 충돌을 빚었다.


  보디페인팅을 한 성매매 여성들은 백화점 진입에 실패하자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분신하겠다며   

 

의 시위를 벌이다 3명이 탈진해 응급처치를 받았으며, 2명은 휘발유가 입에 들어가 인근 병원에

 

치료를 받고 있다.


  성매매 여성들은 또 오후 6시15분께 백화점 맞은 편 집결지 골목에 이불과 가재도구를 쌓고 불을

 

질렀으나 소방당국이 곧바로 진화했다.


  경찰 관계자는 "속옷 하의만 입고 집회를 한 것은 공연음란죄에 해당하며 인화성 물질을 도로에

 

린 것도 불법 행위"라며 "채증 자료를 바탕으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부터 영등포역 주변 성매매 집결지에 대한 `고사작전'을 펼치고 있으며 성매매 여성

 

과 성매매 업소 업주, 집결지 주변 상인들은 경찰의 단속에 반대해 타임스퀘어와 신세계백화점 앞

 

에서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다. (충청일보)

 

성매매 여성 시위 현장.

 

 

  지난 17일에 서울에서 벌어진 성매매 여성들의 시위 모습입니다. 인터넷에는 반 나체로 시위하는 장면도 많이 보이지만 팬티만 입고 보디 페인팅을 한 안쓰러운 그녀들의 모습을 올리기는 싫습니다. 엊그제(5월 31일)에도 춘천에서 한터전국연합 춘천지부가 주최한 <춘천 성노동자 생존권 결의대회>가 열렸다고 합니다. 춘천역 인근 집창촌 여성 40여명과 한터전국연합소속 450여 회원들이 참가하여 성매매특별법 폐지및 단속유예, 생계대책마련등을 촉구했다고 합니다. 피켓에는 여성가족부와 여성단체를 해체하라는 글도 보입니다. 놀라운 광경입니다. 성매매를 직업으로 하는 여성들이 모임을 결성하고 생존권 투쟁을 하기 위해 당당하게 거리로 나서는 모습을 나는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봅니다. 이탈리아에서나 일어나는 일로 치부되고 해외토픽으로나 보도되던 일이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일본 지배하에서 1923년에 일어난 백정들의 신분해방운동인 형평운동이 생각났습니다.  

 

  중고등학교 시절 우리 익산에는 철인동이라는 동네가 있어 집창촌을 이루었습니다. 청소년기의 중고교 시절, 학생들의 성에 대한 관심과 발산욕구는 단순히 ‘여성과 성에 대한 관심이 크다’라고 표현하기에는 전혀 맞지 않는, 가히 하늘을 찌를듯, 노도가 밀려 오듯, 광풍이 몰아치듯 하여 항상 여성과 성에 대한 생각과 상상과 공상이 머리를 떠나지를 못하며 도저히 제어가 마음대로 되질 않습니다. 그 동네를 곁을 지나 학교에 가던 우리들의 집창촌에 대한 관심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그러나 남성이 아닌 여성들은 잘 이해가 안됩니다. 왜냐고요? 이유야 간단하지요. 남성이 아닌 여성이기 때문이지요. 특히 성에 대해 매우 고상하시며 업적을 위해 무엇인가 큰 일을 해내야만 하는 여성운동가들이나 여성가족부 고위직들의 닫힌 사고로는 성매매 문제를 폭 넓게 이해하기가 아마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2004년 성매매 특별법이 시행되었는데도 한 참 후까지도(현재는 잘 모릅니다) 전주고등학교 부근에는 여전히 업소 전면을 대형유리창으로 내부가 보이게 하고 아직 해도 지지 않는 오후 밝은 대낮임에도 예쁜 여성들이 야한 옷을 입고 의자에 앉아 있거나 문앞에 서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은 정말 보기에 안타까웠습니다. 제가 교육자이기 때문인지 청소년들 아니 초등학생들까지 그 길을 지나는 모습을 보면서 속이 많이 상하고 괜히 내가 부끄러워짐을 느꼈습니다. 친구인 시장에게 해결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나도 남자인지라 우리학교가 인근이어서 가끔씩 그 길로 차를 몰로 지나갈때면 은근히 관심이 생기고 눈길이 가고 유심히 바라보게 되는 것을 어찌하지는 못하였습니다. 왜 행정적으로 이곳을 폐쇄하고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집창촌을 만들어 청소년이나 어린 아이들은 절대로 갈 수 없도록 법적 조치를 하지 않는지, 도시는 엄청 확대되어 그 옛날 시내 변두리 집창촌이었던 이 곳은 완전히 도시 한 복판이 되었는데도 아직까지도 유지시킬 수 밖에 없는 것일까하고 한탄도 하게 되었습니다.

 

  성매매는 부끄러운 일이고 성을 파는 일을 직업이라고 하는 주장에 동의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성매매특별법 시행으로 그동안  인신매매에 의한 감금과 업주들이 억지로 둘러 씌우는 빛으로 인해 강요되는 성매매에 처절하게 희생당하던 억울한 여성들을 노예상태에서 해방시킨 공로는 정말 엄청납니다. 자유의사가 전혀 없는데도 여성들이 불법으로 납치당하고 불법 감금당하고, 사기적 수법으로 빛을 지게하여 감시하며 인간을 노예처럼 부리며 성을 팔게한 인간이랄 수도 없는 성매매 업주들을 처벌한 것은 역사적으로 대단히 의미 있고 평가받을 업적입니다. 

  그러나 맛사지방이니 대딸방이니 키스방이니 하는 유사성행위업소가 주택가까지 파고들어 오히려 이에 대한 비판도 있습니다. 이곳 저곳에 유사성행위업소가 생겨나고 그곳에서 성매매까지 이루어진다고하니 집창촌 폐쇄로 괄목할 만한 큰 성과도 있었지만 부작용이 만만치 않음을 부정할 수도 없습니다. 성적 욕구를 해소할 곳이 없는 건강한 노인들세계에서도 은근하게 성매매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보도도 자주 접합니다.

 

  나는 김강자 서장님이 주장한 공창제도를 지금도 지지합니다. 이제 성에 대해 지나치게 개방적인 나라가 되어버린 이상(도시 시골 할 것없이 구석구석 처처에 모텔이 들어선 나라 아닌가요?) 그리고 성매매는 온갖 방법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현상을 인정한다면 도시의 외곽지역에 공창을 허용하고 불법(미성년 취업, 감금, 협박공갈 등)은 엄단하고 순전히 자유의사에 의해서 성매매를 직업으로 하고자 하는 여성이나 남성들에게만 허용한다면 오히려 도심 곳곳에서 음성적으로 이루어지는 부끄러운 성문화 행태들을 법적 정당성을 내세우며 완벽하게 퇴치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야만이 천진난만해야할 어린아이들에게 우리 어른들의 부끄러운 모습을 더 이상 보이지 않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이제 우리도 성을 팔아야만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여성들의 자유와 권리도 인정하고, 성욕구를 충족시킬 상대가 없는 남성들이 성추행 등 성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성매매가 합법적으로 인정되는 곳이 있어야만 건전하게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많은 남성들이 있다는 것도 당연히 인정하여야만 합니다. 나는 젊은 40대 초반 나이에 수년간의 배우자의 오랜 투병으로 인하여 성적 상대가 없이 지내야만 하는 고통을 호소하던 어느 선배 교사의 하소연을 지금도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우리 보통사람들이 살아가는 생활공간에서 더 이상 온갖 유사성매매및 변종 성매매, 성폭력이 난무하지 못하고 영원히 사라지도록 모두 지혜를 모아야 할 듯 싶습니다. 성문제로 인하여 저지르는 작은, 또는 잠간의 실수로 소중한 삶을 훼손당하거나 불명예를 안고 살아가지 않도록 우리 모두 경건하고 밝은 모습으로 살아가기를 기원하고 싶습니다. 나름대로 점잖은 체 하는 저 임에도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 보면 지성인으로서는 스스로 용서하기 어려운 매우 부끄러운 일들이 없지는 않았던 때문이며 이제라도 인간의 소중함과 인격존중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가지고 살아가게 된 제 자신에게 감사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