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 누가 어떤 자격을 가졌는가?
아리스토텔레스
♣ JUSTICE
비록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장애학생이지만 응원단원으로서 열정을 가진 캘리를 방출하려는 시도는 정의롭지 못하다. 응원의 본래의 목적인 애교심을 높이는 일과 관중석을 즐겁게 만들어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응원의 주목적을 능히 수행할 수 있다면 비록 캘리가 새로운 기술인 공중회전과 다리뻗기를 할 수 없다 하여도 응원단원에서 탈락시키려는 행위는 옳지 못하다. 우월의식과 시기심과 질투심에서 빚어지는 행위이며 비인간적이며 장애인 차별행위인 것이다.
♣ 정의, 텔로스, 영광 ※텔로스 : 목적, 목표, 본질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정의란 사람들에게 그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것을 주는 것이다. 예를 들면 플루트를 누군가에게 주게 될 때 최고의 연주자를 찾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신분과 아름다움은 플루트 연주 능력보다 더 우월한 장점일 수 있다. 그것을 소유한 사람들은 플루트 연주자가 연주로 그들을 능가하는 것보다 더 다양한 자질로 플루트 연주가를 능가할 수 있다. 그러나 플루트 연주자가 더 좋은 플루트를 가져야할 사람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는 재화를 공정하게 분배하려면 해당 재화의 텔로스, 즉 목적을 물어야 한다고 말한다.
♣ 목적론적 사고 : 테니스 코트와 <곰돌이 푸>
오늘날 테니스를 엄청나게 좋아하는 어느 대학의 총장과 교수들을 위해 만든 테니스코트가 있다 치자. 이젠 면이 헤어져 좋지 않은 옆 코트에서 연습하던 그 대학의 테니스 선수들이 시합을 앞두고 교수용 코트에서 연습하겠다하면 이를 거절할 수 있는 대학이 있을까? 또 거절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이명박대통령이 서울시장시절 시에서 운영하는 어느 테니스 코트에서 일반시민들의 접근을 막고 동호인들과 테니스를 치다가 사회 여론의 뭇매를 엄청 맞았던 기억이 난다. 이해가 가능한 듯 싶은데도 이 나라 풍토는 전혀 이해하려 들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공직자는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언론과 사회단체가 만드는 여론은 눈깜짝 할 사이에 당신들을 악의 화신으로 몰아갈 수도 있다.
♣ 대학의 텔로스는 무엇인가?
대학의 본질은 무엇인가? 학업성취인가? 사회적 지도자 양성인가? 학력이 우수한 학생만 받아서 가르쳐야 하는가? 아니면 사회에 공헌할 가능성이 있는 아이들을 선발하여 가르쳐야 하는 것인가? 대학의 설립목적과 대학의 운영자들에 의해 다양성 있는 방법으로 다양한 인재들을 선발하면 될 일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사회조직의 목적을 이성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믿는다. 조직의 본질은 단번에 정해져 불변하는 것이 아니며, 단순히 의견을 내놓는 문제도 아니다.
♣ 정치의 목적은 무엇인가?
아리스토텔레스가 생각하는 정치의 목적은 좋은 시민을 양성하고 좋은 자질을 배양하는 것이다. 즉, 시민의 미덕을 키우는 것이다. 인구 20-30만명의 아테네라는 작은 도시국가이기에 가능한 정치철학일 것이다. 그는 과두정치를 행하는 독재자들과 자유와 권리만 부르짖는 민주주의자들(다수결주의자들)은 편파적 요구만 한다고 말한다. 시민의 자질이 뛰어난 사람이 정치적으로 인정받고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할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고 본다. 그리고 최고권력은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대외관계를 결정한 자질과 판단력이 있는 사람에게 돌아가야한다고 한다.
오늘날 우리 대한민국 정치의 목적은 과연 무엇인가? 국가경제 발전과 번영? 튼튼한 국가안보 확립? 남북통일국가 수립? 삶의 질이 높고 모두가 행복한 복지국가 건설? 자유와 권리가 충만한 나라? 법과 질서가 통하는 편안한 나라?
저런 주요 국가과제중 중요하지 않은 것이 어디 있기나 한가? 이념으로 지역으로 종교로 복지로 갈등하고 갈라지고 미워하고 다투는 자들 모두를 아우르며 이끌어갈 지도자는 과연 누구인가? 이 나라를 잘 이끌어 나갈 위대하고 진정한 지도자를 찾기란 매우 어려운 일인 듯 싶다.
♣ 정치에 참여하지 않고도 좋은 사람이 될 수있는가?
정치의 목적은 좋은 삶의 구현이라고 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은 백번 지당하다. 오늘날 우리나라 국민들이 정치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는 이미 수 많은 설문조사를 통해 명백히 드러났다. 가장 신뢰하지 못하는 집단이 정치인 집단이고 가장 부정적인 단체가 정당이어서 이미 그 위상은 땅에 떨어져 일어설 기미조차 없다. 정치인들 개개인은 훌륭한 인물들이 많지만 그 사회 그 집단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그들의 인격과 양심은 망가지기 시작한다. 뿔난 대한민국 젊은 유권자들이 여야를 막론한 기성정치체제에 환멸을 느끼면서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안철수 교수와 박원순 변호사의 정치입문 시도는 거센 파도를 몰고 왔다.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젊은 유권자들의 거센 요구가 실험에 그치고 말것인지, 아니면 쓰나미 같은 대 폭풍을 몰고 올 것인지 모두들 촉각을 곤두세우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기성정치인들이 결코 국민들의 좋은 삶을 만들려는 진정한 정치철학을 가진 자들이 아니라는 확고한 신념이 갈수록 확산되어가는 조짐이다. 결과가 어떠하든 바람직한 현상임은 부정할 수 없다.
♣ 행동으로 터득하기
미덕이 깃든 행동을 하다보면 나중에는 자연스럽게 그런 행동이 몸에 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미덕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부모에게 고마운 마음을 늘 가지고 있으면서도 바쁘다는 이유로 일년에 한 두번 명절때나 찾는다면 효도라 할 수 있는가? 외국에 산다는 이유로 자식이 몇년에 겨우 한번이나 부모에게 모습을 보여드린다면 자식 낳아 기른 보람을 느낄 수 있는가? 큰 도움을 주었거나 덕을 베풀어 준 일이 있는 은인에게 말로만 고맙다고 하며 괜찮다는 겸양지덕을 믿고 식사대접 한번 안한다면 사람의 도리라고 할 수 있는가?
실천적 지혜는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관한 것이라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한다. 그는 실천적 지혜를 <선에 따라 행동하는 능력의 이성적이고 진실한 상태>라고 정의한다. 실천적 지혜가 있는 사람은 자신뿐 만 아니라 같은 시민들에게 그리고 인류 전체에게 무엇이 이로운지 심사숙고할 줄 안다. 자신의 감정에만 충실하거나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만 추구하거나 미래의 후손들을 배려하지 않는 독단적이고 이기적인 사고로 당장의 이익과 유불리만 생각하는 편협되고 단견인 사람들에게 리더의 자리를 주어서는 안된다. 그래서 선거는 정말 중요하다. 참여도 중요하지만 바르게 선택하는 지혜와 심사숙고가 절실히 요구되는 이유이다.
♣ 정치와 좋은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