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등장
황등장
황등면은 본래 함열현에 속한 곳으로 백제시대에는 감물아현이라 불리었고, 신라 덕흥왕 때에는 함열현으로 고쳐졌으며, 한 때 이웃 임피군의 영현이 되었다가 고려에 접어들어서는 전주에 속했다. 조선 태종 9년에는 이웃 용안현과 합해서 안열현이라 하다가 태종 16년 다시 두 현으로 분리 되었다. 고종32년(1895년)에는 함열현이 함열군으로 승격되었다. 고종 36년(1899년)에 함열군의 남일면(황등리, 동연리, 율촌리, 죽촌리, 신성리, 구자리)과 동이면(용산리)을 병합하여 황등면이라 불렀다. 황등면은 현재 인구가 1만 명이 넘는 큰 마을이다.
황등면 소재지는 구 이리시내에서 불과 시오리 거리에 불과한 곳이다. 내가 중학교에 다니던 시절부터 이리시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형 면소재지는 금마와 황등이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석재공업으로 유명하며 그래서 돈이 많은 동네라고 알려졌고 그래서인지 황등장은 큰 장이었다. 그 ‘황등풍물시장’도 농촌까지 파고드는 수많은 슈퍼마켓과 자가운전 영향 등으로 역시 퇴락하고 있다. 새벽부터 열렸던 황등장이 지금은 8시 무렵이나 전을 벌리기 시작해서 점심나절이면 파장이라고 한다. 지정장소가 없는 좌판이기에 일찍 나와야 목 좋은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것은 옛말이 되었다고 하며, 전문 장꾼도 자취를 감췄고 삼기, 삼라, 서수, 성당 등 인근 각 지에서 몰려들던 사람들의 발걸음도 끊긴 지 오래란다. 20여년전에는 트럭을 이용하여 멀리서 찾아오는 장꾼들이 많고 즉석 자장면집도 북적거리더니만, 오늘 오후 4시가 다 되어 도착한 장터는 완전 파장이었다. 오가는 사람들은 거의 없고 상인들만 아직 전을 걷지 않고 앉아 있다. 아직 봄이 제대로 오기 전이라 산지 생산물들이 없어 활기를 띄지 못하는 것이라 여기며 한 바퀴 돌아보고 붕어빵 2천원(6개)를 사고는 곧 차에 올라 용안으로 출발하였다. 어제 북부시장에서 사먹은 호떡은 2천원(3개)에 샀으니 1개에 666원인데 엄청 크면서도 맛이 있더니만, 오늘 황등 붕어빵은 한 개에 333원이나 하면서도 되게 맛이 없다.
용안생태습지공원
두 번째 목적지는 성당포구마을 둘레길과 용안생태공원이다. 성포마을의 둘레길을 걷고 나서, 바로 이웃한 용안생태공원에 가려 했으나 양드리가 춥다고 하도 엄살을 부리는 바람에 오늘은 생태공원에만 가기로 한다.
용안생태습지공원은 이명박 정부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2010년 착공해 2012년 5월 개장했다. 0.67㎢(20만 2000평)의 부지에 643억 3500만(보상비 306억 5000만원, 공사비 336억 85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축구장과 족구장 등 운동 시설과 쉼터, 자전거 길 등 문화와 생태가 공존하는 친수공간을 구성했다. 우리처럼 지역의 주변을 여행을 자주하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은데 나도 말로만 들었고 처음 와보는 곳이다. 웅포 건너편에 있는 서천의 금강습지보다 덜 알려진 탓이리라.
금강 변 드넓은 부지에 조성한 습지공원인데 언 듯 보기에도 허술하기 짝이 없다. 갈대보다는 잡초가 더 많고 갈대숲은 채 정돈이 안 된 모양새다. 익산시에서 관리하는 모양인데 공원안 포장도로 주변을 많이 갈아놓은 것을 보아 금년에는 꽃을 심을 예정인 것 같아 적이 마음이 놓인다. 국책사업으로 엄청난 돈을 쏟아 부었으니 익산시가 앞으로 잘 관리하여 아름다운 시민공원으로 만들어 나가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현재의 습지공원 모습이 어찌되었든간에 우리 익산에 저처럼 대단위 강변습지공원이 조성되어 자주 찾아와 운동도 실컷 하고, 마음을 탁 트이게 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고 소중한 곳이라는 생각이 일치하였다. 지정학적으로 익산시민들 이외에는 관광객이 찾아오기 어려운 곳이지만, 시간 많은 우리 두 사람만이라도 자주 찾고 싶고, 나는 자전거로도 종종 찾을 생각이 든다. 우리 아파트에서 대략 6십리 거리에 있으니 자전거로 다녀갈 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