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기
여름이 9월까지 길게 간다더니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월초부터 무더위가 사라지면서 제법 지낼 만합니다. 11월까지 3달간 연중 최고의 계절이 막 시작되었으니 건강하고 즐거운 가을을 계획합니다. 먼저 여름 3달간 회비만 내고 찾지 않은 테니스장에 되도록 자주 나가려 합니다. 물론 월․목 오전 2-3시간 문화원 서예실에서 글씨를 쓰고, 월요일 오후에는 기타반에서 포크와 동요를 부르는 것은 되도록 빠지지 않습니다. 다음은 축제를 많이 찾기로 합니다. 그 다음은 해외여행을 계획을 세웁니다. 봄에 동부유럽을 다녀왔으므로 9월초에 중국의 古都로 공부할 것이 많은 낙양(뤄양)․ 정주(정조우)․개봉(카이펑)을 찾아 정하였으나 순수하게 이 지역을 코스로 만든 여행사도 두 군데 밖에 없는데 그나마도 모집이 되지 않아 포기합니다. 사드문제로 중국인들도 우리나라를 찾지 않지만 우리나라 사람들도 중국여행 신청자들이 거의 없습니다. 대중국관계가 걱정입니다. 차선책으로 운남성 상그릴라 지역을 가고자 했으나 내 일정과 맞지 않아 부득이 11월에 호주․ 뉴질랜드에 가기로 확정하였습니다.
2일 제6회 심곡사 떡목음악회
명창 정정렬(1876-1938)은 우리 익산 망성면 출신입니다. 목이 탁하고 성량이 부족한 떡목을 타고났으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수련해 근대 5명창의 반열에 오른 인물입니다. 젊은 시절 미륵산 뒷자락에 있는 심곡사에서 수련한 인연으로 절에서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공연장을 만들고 매년 가을에 음악회를 개최합니다. 나는 2005년 솜리예술문화회관에 세워진 국창 정정렬추모비의 추모기를 채교수와 공동정리한 인연이 있습니다. 기타반 선생님들을 통하여 음악회를 알게 되었고 처음으로 음악회에 참여하였습니다. 임화영 명창의 남도창, 무용가 한정희씨의 고방춤 등에 이어 양하영과 변진섭의 무대가 마련되었는데 이곳에 모인 2,000여명의 관객들은 대부분 70-80세대들로서 두 포크가수들에게 열광하였습니다. 나도 두 사람의 노래를 상당히 좋아하는 편입니다. 가을 밤 깊은 산사에서 열린 음악회는 매우 그 모습은 환상적이었고 내 마음은 크게 힐링이 되었습니다. 매우 행복한 저녁이었습니다.
6일 국수모임
고등학교 동기동창들 중 국수를 좋아하는 친구들(11명)이 월 2회 점심으로 국수를 먹는 아주 편안한 모임입니다. 총무인 강덕신 선생이 만들었는데 돌아가면서 국수나 짬뽕을 사는데 별도의 회비는 없고 참석은 전적으로 자유입니다. 친구들을 자주 만날 수 있어 좋습니다.
9일 백산면민의 날
제13회 백산면민의 날 행사가 우리 고향마을에 있는 모교인 종정초등학교에서 개최되었습니다. 백석초등학교와 해마다 장소를 번갈아가면서 개최됩니다. 작년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참석했는데 이번에는 아버지께서 동창모임이 있어 나 혼자만 참석했습니다. 이 행사는 면사무소와 면자치위원회, 그리고 이장단협의회가 주관하여 꽤나 성대하게 치러집니다. 내 주민등록이 현재 시골집에 있으므로 백산면민인 내가 참석하는 것이 당연하고 마을사람들에게 얼굴도 보여 성의를 표합니다. 마을이장이자 이장단협의회장이신 집안 아저씨 이기홍 회장님을 생각하며 찬조금도 냅니다. 모교를 찾은 친구인 송하진 지사님은 9시 30분에 개회식이 있어 참석 직후 떠났다고 합니다. 개회식이 너무 일러 친구들과 함께 지사를 영접하지 못해 조금 미안한 마음입니다. 나는 11시에 도착하여 초등학교 친구들 몇 명과 만나고 상정리 부녀회에서 장만한 점심을 얻어먹습니다. 돼지고기김치꼬치가 정말 맛있습니다. 1시에 행사장을 나왔습니다. 오늘 예정된 기린회 모악산 등산에는 부득이 불참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13일 옥산저수지 산행
고등학교 동기동창들 중 군산과 익산에 사는 초중등에 근무한 친구들끼리 매월 산행을 합니다. 김병근 선생이 만들었습니다. 참여하는 친구는 모두 10명인데 중등이 일곱이고 초등이 셋입니다. 보통 6-8명이 참석합니다. 참석자만 회비를 내고 함께 점심을 먹고 헤어집니다. 시원한 옥산저수지를 보면서 둘레길을 걷습니다. 수변으로만 돌면 무려 3시간 30분이 걸리고 반은 산길을 걷는 코스는 2시간 30분이 소요됩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언제나 아름답고, 길은 편안하고, 접근성이 좋아서 우리가 가장 자주 찾는 곳입니다. 점심에 처음으로 먹어보는 바다장어탕이 꽤 맛있습니다.
14일 부상회 모임
부상회는 부안여상에서 함께 근무하는 8명의 동료들이 골프를 배우며 만든 친목모임입니다. 나는 골프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조금 배우다 중단했지만 이 모임은 여전히 존경하는 은정표 교장을 중심으로 친목모임을 연 2회 갖고 있습니다. 나를 제외한 7분은 가끔씩 함께 골프를 합니다.
16일 지리산 명품 와운마을 1박 2일
해우회 총무인 이치수 교장 부부가 가을 모임장소로 택한 곳입니다. 지리산 뱀사골에 있는 마을인데 나는 처음입니다. 양드리가 개인사정으로 함께 하지 못해 다른 회원들보다 늦게 나 혼자 차를 몰고 찾아갑니다. 국도로 자동차 전용도로와 전주 남원간 국도를 거쳐 운봉과 인월을 지나 뱀사골에 도착합니다. 오후 5시가 되어 차량통제를 아니해도 되는지 국립공원통제소에서 내 차를 올려 보내줍니다. 45분간 걸을 산길을 차로 오르니 고맙고 편하기 그지 없습니다. 이제 지리산 자락에는 오직 하나만 남았다는 와운마을이 신비롭습니다. 산이 높고 골이 깊어 구름도 누워간다는 뜻의 臥雲이며 양지바르고 온후한 지역으로 구름도 쉬어가는 평화로운 마을이라 하여 눈골 또는 누운골이라고 한답니다.
800m 고지에 옛 마을이 남아있는데 모두들 산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 팀은 이장님이 운영하는 산장에 들어 있습니다. 산장을 휘감아 도는 개울물이 세찹니다. 가랑비도 내리고 있어 운치가 그만입니다. 너무나 친절한 이장님 내외의 정성과 배려가 깃든 맛있는 백숙으로 저녁식사를 합니다. 기분이 절로 좋아 막걸리를 상당히 마십니다. 술을 마신 탓인지 나의 세 번 째 詩는 탄생하지 못합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 마을 뒷산에 있는 명품 천년송(천연기념물 424호)를 찾아 올라갔습니다. 수령이 500년으로 추정 되는 할머니 나무 위쪽에 할아버지 나무가 있는데 할머니 나무보다는 훨씬 크기가 작습니다. 산을 내려와 지리산국립공원 전시실에서 6.25 전쟁후 지리산에서 활동한 빨치산과 토벌대들에 대한 많은 자료사진들을 봅니다. 민족전쟁을 겪은 우리 한민족의 큰 아픔입니다. 민족통일이란 이름하에 일으킨 이념전쟁의 도구가 되어 불행하게 죽어간 저 빨치산(파르티잔)들의 슬픈 삶입니다. 저 민초들은 아무런 죄가 없습니다. 자신들의 권력을 위해 이념과 민족을 내세워 전쟁을 일으킨 저 김일성과 공산집단이 죄인입니다. 인월에서 흑돼지 구이로 점심을 합니다.
지난 30일 저녁 채널을 이리 저리 돌리다보니 KBS 다큐공감에서 와운마을을 잘 소개하고 있습니다. 친절하신 이장님도 이장님네 산장도 소개되고 있습니다. 도시의 직장생활에 찌든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 하룻밤 자고 가면 매우 좋아할 듯싶습니다. 와운통나무산장입니다.
18일 교원대 출장
교원대학교 중등교장연수 협력위원으로 분임토의를 안내하고 평가를 하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2차년도의 마지막 4차 연수의 첫 날입니다. 안내를 하기 전에 외람되지만 연수기간동안 교장선생님들이 ?교수들이나 선배교장들의 강의를 통하여 많이 생각하고 깊이 설계하여 임기동안 교육의 변화를 능동적으로 이끄시며 열정을 다하는 훌륭한 리더십을 가진 유능한 교장이 되시고 명예롭게 정년퇴임하시기를 바란다?는 인사를 드렸습니다. 27일에는 평가를 하기 위해 두 번째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20일 김제지평선 축제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대한민국 최초 5년 연속 대표축제인 《2017 김제지평선축제》가 오늘 벽골제에서 개막됩니다. 19회 째라고 합니다. 매년 부모님을 모시고 행사장을 찾습니다. 우리 백산면 부녀회에서 운영하는 먹거리 가게를 찾아 점심을 먹고 대공연장을 찾습니다. 축제를 상징하는 대표 프로그램인 《벽골제 전설 쌍룡놀이》와 《풍년 기원 입석 줄다리기》가 진행되었습니다. 이 마을에 사시던 동서형님은 현재 지병으로 요양병원에 계시므로 집은 빈 채로 남아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자신의 건강과 안전은 항시 잘 챙기고 관리해야 합니다. 건강을 잃으면 인생은 그냥 끝입니다.
23일 재경남성가족 한마음체육대회
해마다 개최되는 재경체육대회에 우리 21회 지방지부에서도 꼭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번이 35회째인데 나는 21회 동창회 운영에 참여하기 시작한 1995년 이래 거의 빠짐없이 참석하여 왔습니다. 이번에는 나의 회장임기 마지막 해인데 강덕신 총무의 노력으로 15명이 총동창회에서 마련한 버스를 이용하여 잘 다녀왔습니다. 전주에서는 참석자가 없었으나 군산에서는 이희권 친구가 함께 다녀왔습니다. 고마운 일입니다. 동창회를 사랑하는 박삼순 친구가 암으로 세브란스에 입원중이라 상경한 김에 익산친구들을 대표하여 김병근, 김영조 친구랑 셋이서 병문안을 하고 위로하였습니다.
25일 제2회 마한전국가요제
우리 아파트 앞 모현공원 운동장에서 작년부터 개최되는 행사입니다. 가요제가 끝나면 트로트 가수들의 공연이 이어집니다. 나는 트로트는 별로 좋아하지 않으므로 듣지도 부르지도 않지만 어차피 저녁에 운동하러 나가는 곳이므로 즐겁게 행사에 참여합니다. 만여 명의 시민들이 모였습니다. 우리 부부는 공연장에서는 멀찌감치 떨어진 공원 벤치에서 듣습니다. 조항조 김용임씨는 열창을 하는데 태진아씨는 흥이 나지 않는지 무대 매너가 좀 시시합니다. 작년에는 김수희 최진희 송대관씨가 왔는데 세 분 모두 엄청난 열정으로 노래를 불러주었습니다. 최진희씨가 우리 익산시 갈산동에서 태어나고 중앙초등학교를 다녔다고 합니다. 아마도 익산출신의 유명가수로는 김민기씨와 최진희씨 정도인 듯싶습니다.
28일 건강검진
퇴직하여 일반의료보험가입자가 되었어도 2년마다 정기 건강검진을 받습니다. 나는 원광대 병원에서 기본검진만 받고 위내시경과 대장내시경, 초음파 검사는 복음내과에서 받는 패턴을 잡았습니다. 5년 전 원광대 건강검진센터에서 암종합검진을 받는데 대장내시경을 하여 용종이 발견되니까 본 병원에서 다시 내시경을 하고 용종을 떼도록 하여 검사비가 추가되고 고역스런 대장내시경 검사를 두 번이나 하게 되어 너무 언짢았기 때문입니다. 일반병원에서는 그런 일이 없이 직접 제거하니 편하고, 매우 친절하고 섬세하게 진찰하는 복음내과 원장님에게 받는 검사에 큰 신뢰가 생깁니다.
30일 제20회 전북서예전람회
작년에 이어 금년 전람회전에서도 입선하게 되었습니다. 입상작품들은 전주소리문화의 전당 전시실에서 전시되고 있습니다. 제 작품을 보니 창피한 마음 그지 없습니다. 벽암선생, 금곡선생과 셋이서 무더운 7월 문화원 지하에 있는 서예실에서 땀 흘려 쓴 작품인데 너무나 졸작이어서 차마 누가 나를 알아볼까 두렵고 부끄럽습니다. 이 때 고생한 덕분에 9월에 마한서예문인화전에 제출하여 입선한 작품은 크게 부끄럽지는 않는 작품이 되지 않았나 하는 궁색한 변명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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