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여행

동남아 여행기(1996)

청담(靑潭) 2009. 8. 29. 12:08

동남아 여행기(1996년 8월12-17일)

서언

 오늘이 2005년 1월 15일이니 자그만치 8년 반 전의 일을 이제야 정리하는 것이다. 그 당시나와 김호길 선생은 이미 일본에 다녀온 일이 있으나 아직도 일반사람들은 해외여행이 이제 시작이었다. 이미 오륙 년 전부터 자가용이 보편화되기 시작하여 집집마다 자가용이 있게 되었으며 이제는 해외여행에 눈을 돌리고 있다. 비록 전두환 노태우의 군부정권 시절이 있었으나 비교적 경제는 순탄하게 성장하였고 1993년부터 김영삼 정부가 들어서서 엄청난 문민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루어 놓은 일은 대단한 성공이었는데 갑자기 해외유학이다 해외여행이다 하며 개방정책을 쓰는 바람에 우리도 해외여행을 계획하게 된 것이려니와 이제와 생각해  보면 그 1년 후 무서운 IMF 경제위기를 맞고야 말았으니 우리도 혹 경제 파탄에 한 몫 한 것은 아닌가하는 부끄러운 마음도 드는 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4년 전 국교를 맺은 중국으로의 여행은 마음대로 가기 힘든 상황이며 일본은 값이 비싸고 동남아가 제일 인기였다. 우리 두 집과 김종구(통일서점) 장정렬(한약방) 채수환 등 다섯 가족이 매월 만나며 함께 계획을 세웠으나 여러 이유로 다들 빠지고 김호길 선생내외와 함께 4명이 출발하였다.


제1일(8월 12일)

 비행기가 뜬다. 오전 10시쯤이었던 듯 하다. 대단한 행복함을 느꼈다 우리 부부의 첫 해외여행이요, 이 여행을 위해 그 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인 탓이리라. 제주도를 지나 비행기는 대만 상공이다. 대만의 자연이 우리와는 비교될 수 없을 만큼 결코 아름답지 못하다. 홍콩에서 비행기를 바꾸어 타고 다시 출발하여 하이난 섬을 지나는 듯 한데 밖이 흐려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베트남과 라오스를 거치며 보이는 메콩강은 흙탕물이요, 산은 험한 편인데 밀림이라 하여 대단한 줄 알았더니 우리의 우거진 숲만 못하게 보인다. 태국의 산악지대를 통과하여 평야지대로 들어서니 대단히 평야가 넓고 방콕이 가까워지면서는 정말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이 보인다.

 저녁에 성전환 여성들이 벌이는 버라이어티쇼를 보고 발 맛사지를 하였다. 맛사지는 그저 가볍게 발을 애무하는 듯 하며 대단한 것은 못되었다. 밤에 생맥주집에서 맥주를 한 잔씩 하였는데 이국적인 정취가 그만이다.

 

제2일(8월 13일)

 파타야로 출발한다. 우리 일행은 19명으로 기억되는데 우리 4명 외에 서천 중앙병원 이사장 가족 4명과 건설회사 부장 내외 그리고 60대와 20대말 쯤의 모녀간이 생각난다. 파타야는 방콕에서 동남쪽으로 145Km 떨어진 아름다운 해변 휴양지이다. 지난 12월말에 일어난 남아시아 지진해일의 피해는 파타야는 크지 않았다 한다. 파타야 보다 더 남쪽에 있는 푸켓섬은 피해가 아주 커서 수천명이 죽고 그 몇배가 다치는 엄청난 인명피해를 입었다.(일명 쓰나미라 하며 동남아 전체 사망자는 오늘로 공식 27만명이라 한다) 파타야까지의 국도는 우리 나라의 70년대의 도로수준이며 지방의 시골사람들은 상당히 곤궁해 보인다. 남녀간에 키가 아주 작은데 여자애들은 150cm내외이며, 남자애들은 160cm정도인 듯 하다. 방콕의 여고생들은 키도 크며 피부도 하얗고 잘생기고 아주 예쁜데 여고는 1할 정도만 다니고 있다 한다. 말하자면 그들은 귀족인 셈이다. 보트를 타고 산호섬에 들어가 해수욕을 즐기고 나와서는 코끼리 쇼며 식물원을 구경하였다. 밤에는 병원이사장등과 어울려 가이드를 안내르르 받아 한국인이 운영하는 빠에 들려 한잔씩을 나누었다.


제3일(8월 14일)

 방콕으로 돌아와 에메랄드 사원과 궁전을 관람하고 수상가옥도 보았다. 실제로는 이제는 수상가옥에서 사는 사람들은 별로 많지 않았으며 그저 관광용으로 빈집들도 철거하지 않고 놓아둔 듯 보인다. 저녁에는 아주 야한 성인쇼를 관람하다. 글로 쓰기 낯간지러운 섹스 쇼인데도 60대 일행 할머니도 아주 태연히 관람하는 모습이 오히려 놀랍다. 성은 결코 아름답고 성스러운 것만은 아님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 한 느낌을 받았다.


제 4일(8월 15일)

 싱가포르이다. 이광요가 이끄는 대단한 도시국가! 국민소득이 항상 우리를 앞서가고 껌 하나 버리는 국민이 없다고 알려진 깨끗한 나라이다. 도시가 잘 정비되어 아름답다. 맛있는 점심을 먹고 아주 주릉 새공원을 구경하였다. 일정한 돈을 내고 (옵션)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의 반탐섬을 구경하게 되는데 일행은 반탐섬을 택하여 배로 갔다. 인도네시아 안내인이 콧수염을 기른 20대의 젊은이인데 어찌나 우리말도 잘하고 말수가 좋은지 내내 즐거웠다. 특히 우리 양순옥씨에게는 최고의 미녀라고 칭찬하여 이때부터 양순옥이는 자칭 동남아 미인이 되었다. 반탐섬 자체는 아름다움은 없으나 원주민 마을을 구경시키고 아름다운 해변 호텔과 식사를 제공하는 관광이 꽤나 좋았다.


제 5일(8월 16일)

 홍콩이다. 얼마나 와보고 싶었던 도시인가? ‘별들이 소근대는 홍콩의 밤거리--’하는 노래하며 얼마나 많은 홍콩의 영화를 보았으며 일찍부터 우리의 연예인들이 다녀오면 연예잡지의 화제가 되어 눈여겨 읽었던고? 높지 않은 공원에 다녀와서 저녁에는 홍콩의 빌딩 야경을 구경하며 배를 타고 식사하는 멋을 잊을 수가 없다. 꼭 다시 한번 홍콩에 가서 밤에 야경 뱃놀이 식사를 다시 해보고 싶고 마카오 투어가 100달러라니 반드시 마카오도 다녀오리라. 

(여행뒤 미처 쓰지 못하였기에  후일 생각을 더듬어 정리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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