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자살뉴스를 보고나서

청담(靑潭) 2009. 11. 11. 20:07

삶․성공․자살에 대한 斷想(2009.11.11)


   아침에 인터넷에 올라온 독일 축구대표팀 주전 골키퍼인 엔케가 자살하였다는 뉴스는 상당한 충격이었다. 그는 국가대표팀에서도 기량을 인정받아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주전으로 뛸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한다. 

  그는 달려오는 열차에 뛰어들어 자살하였는데 무엇이 그리도 그를 무서운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일까? 그는 2006년에 두 살배기 딸을 심장병으로 잃고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한다. 독일 축구계는 충격에 빠지고 축구팬들은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고 한다. 국가대표로서의 명예도, 사명감도, 엄청났을 부(富)도, 팬들의 열광도 그의 죽음을 막지는 못했던 것 같다.

  어젯밤에는 경남 양산에서 학원과 학교가 힘들다는 유서를 남기고 아파트 옥상에서 여중생 2명이 동반 투신자살하였다고 한다.

  방금 전(1시간 반전)에는 현직 이국진 여주경찰서장이 관사인 17층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사망했는데 그동안 우울증으로 어려웠다고 한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경찰서장까지 된 분이 우울증에 걸려 괴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경찰의 꽃이라는 무궁화 네 개의 총경계급장을 달고 경찰서장의 위치에서 막중한 임무를 담당하던 중에 부끄러운 자살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

  불과 일주일 전인 11월 4일에는 전 두산그룹 총수이었으며 현재 성지건설회장인 박용오 회장이 사업부진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한 사건이 있어 모두가 놀랐다.

  지난 5월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살고 있는 진영읍 봉하마을 뒷산인 봉화산 부엉이 바위에서 투신자살하여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리고 그 분의 정치적 공과나 금전문제와 관계없이 온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이때 노무현 대통령이 유서에서 한 말이 ꡐ너무 마음 아파하지 말라. 삶과 죽음이 하나인 것을ꡑ이라고 하였다 하며 참으로 많은 뜻을 내포한 말이라고 여겨졌다.

 2003년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이 자살하고 2004년에는 안상영 부산시장, 대우건설 남상국 사장, 박태영 전남지사 등의 자살이 최근에 연이어졌고 2008년에는 당대 최고의 스타인 최진실이 자살하여 우리를 또 한번 놀라게 하였다. 

 그들은 대부분 우울증에 시달렸다는데 전문의들은 자살의 95%가 우울증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그만큼 자살에서 우울증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서 너도 나도 당연하게 추구하는 『성공』이란 도대체 무엇이며 『성공』하면 과연 행복한 것인가? 만일 그렇다면 『성공』한 사람은 괴로움도 없고 오래토록 행복하게 살다 행복하게 죽어야 마땅하지 않은가?

  그렇지 않음을 우리는 끊임없이 너무나 많이 목격하는데도 왜 우리는 모두들 『성공』만을 염원하는 것일까? 인생의 진정한『성공』은 어떤 것이고 어떻게 이루는 것이며 어떻게 사는 것일까?

   상식적인 의미에서의 『성공』보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성공』을 추구하며 이루는 삶은 어떤 삶인 것인가?

   지금까지 살다간 수많은 사람들의 삶과 죽음을 보면서 얻어지는 결론은 의외로 간단하다.

첫째, 자기의 분수를 알아야 한다. 자기의 능력이 자신의 목표에 따르지 못하고 노력하지 않으면서 많은 것을 얻고 누리고자 하면 행복을 가까이 하기 힘들다.

둘째, 인생의 목표를 부와 명예와 권력에 두고 지나치게 집착하면 진정한 행복을 찾지 못한다. 그런 욕심은 끝이 없기 때문에 실패가 찾아오면 너무 크게 절망하고 우울증이 생기며 충동적으로 자살하는 부끄러운 인생의 모습을 보이기가 쉽기 때문이다. 철면피한 정치인 기질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은 절대 금물이다. 

셋째, 보편적인 사고로 부끄러움 없는 삶을 살아야 한다. 대개 성공한 사람들은 성공하기 위해 보통사람 이상으로 무리하거나 지나치거나 부정하거나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기 쉬우며 성공하고 출세한 위치에 있기에, 사업이 실패하거나 위치가 급격히 격하되거나 부끄러움이 노출되면 이에 대한 충격으로 우울증에 걸리며 극복하지 못하고 자살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넷째, 가정을 소중히 하고 건강을 지키는 일을 가장 우선으로 하며 지나친 욕심을 제어하면서 남을 사랑하고 베푸는 삶을 살아야 한다.

  위의 네 가지로 정리하여 보았는데 나에게도 남을 사랑하고 베푸는 삶을 사는 것은 지키기가 정말 어려운 덕목이다. 항상 끊임없이 내 자신이 무리한 성공을 위해 부끄러운 삶을 살고 있지 않은지 돌아보아야 한다. 남을 먼저 배려하지 못하고 내 이익부터 챙기려 하지 않는지 늘 반성하여야 한다. 과연 남에게 베풀고 있는 것이 무엇 하나라도 있는지, 또 언제쯤이나 모든 것이 갖추어지면 남에게 베풀겠다고 자신을 속이며 회피하겠다는 것인지 반성하고 또 반성하여야 한다.


 작은 행복에 만족할 줄 알며 평범한 생활속에서 최선을 다한다. 자기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 그게 바로 보람 있고 가치 있는 일인 것이며 국가와 사회에 공헌하는 길이다. 크게 욕심 부리지 아니하고 가족 모두의 건강과 가정의 행복을 최고의 가치로 사는 삶은 항상 건강하고 편안하다. 작은 행복에 만족하고자 노력하려 한다. 그리고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건강하면서 일을 통하여 얻어지는 즐거움을 이어가고자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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