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록

철학자의 식탁에서 고기가 사라진 이유

청담(靑潭) 2014. 3. 23. 00:19

 

 

철학자의 식탁에서

 

고기가 사라진 이유

 

최훈(강원대 교수) 지음

 

 

프롤로그 : 철학자의 식탁에는 고민이 많다

 

○윤리적이 되기 위해서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하고 싶은 것 다하고 살아서는 윤리적인 사람이 될 수 없다.

○고통은 사람이 겪든 동물이 겪든 나쁜 것이다....고통이야말로 고기를 먹지 말아야 할 주된 윤리적 이유라는 얘기다.

○공장식 축산으로 생산된 고기를 먹는 것은 동물에게 고통을 주는 행위일 뿐만 아니라 우리 인간에게도 해로운 행위이다. 대규모 집단사육은 엄청난 곡물소비를 수반하는데, 이 과정에서 자연 훼손과 지구 자원의 고갈은 물론이요, 사람에게 돌아갈 식량까지 빼앗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에필로그 : 채식에 대한 나의 생각

 

  고기 때문에 사람들의 건강이 악화되고, 공장식 축산 때문에 환경도 악화되고 있으며, 동물에게도 엄청난 고통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사람도 동물의 하나이다. 인간에게 수면욕, 성욕, 식욕은 동물적 본능이며, 그 중 특히 식욕은 해결하지 않으면 죽을 수밖에 없다. 동물들의 생존방식이 弱肉强食임을 구태여 지적할 필요 없이, 만물의 영장인 인간은 자신에게 주어진 능력을 발휘하여 동물이든 식물이든 자연과 싸우며 얻어먹던 자연채취상태를 벗어나, 식물은 재배하고 동물은 기르기 시작하였고 그로 인하여 다량의 먹을 것을 생산하고 저장할 수 있게 되었다.

 

 

  동물들의 고통을 걱정하며 놀라고 두려워하는 것은 잘사는 나라의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요 호사인지도 모른다.전 세계 곳곳에서 어제도 오늘도 수많은 사람들이 굶주리며 먹을 것을 구하지 못해 앙상하게 뼈만 남아 영양실조로, 치료조차 받지 못하며 병으로, 터무니없는 사고로, 자신의 의지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전쟁으로 죽어가고 있는 마당에 동물의 집단사육과 그들의 고통을 걱정하는 것은 배부른 사람들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라고 해도 누구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하여 동물들에 대한 보호 문제가 전혀 불필요하다거나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동물들도 자신들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며 아프면 고통스러워한다. 그리고 죽음을 두려워한다. 그들에게도 가족 사랑이 있고 헤어짐을 슬퍼하기 때문이다. 모두 이미 증명되었거나 내가 직적 체험한 일이기도하다.

사람은 人間이다. 동물과는 다른 바로 인간이기 때문에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경제적 능력에 따라, 건강상태에 따라 고기를 취사선택할 수는 있다.(이 말은 사실 기본적으로 먹을 것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후진국의 많은 가난한 사람들, 굶주리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죄스러운 말이다). 그래야 한다. 나도 조금은 노력하고 싶은 생각이다.

 

 

  내가 육식을 거부하고 온전히 채식만 한다는 것은 엄청 지난한 일이다. 거의 매일 먹는 돼지고기도, 쇠고기도, 닭고기도, 토끼고기도, 오리고기도 먹지 않아야하고, 나아가서는 내가 좋아하는 생선회도 먹어서는 안 되고, 그리고 붕어매운탕도 먹어서는 안 되고 장어구이도 먹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되도록 육식을 줄이고 채소를 가까이 하고 싶은 생각은 변함없이 강하다. 내년부터는 다음과 같은 정도의 실천은 가능하지 않을까?

 

  첫째, 내가 키운 개는 절대로 먹지 않을 뿐 만 아니라, 개고기는 아예 먹지 않는다. 거의 생각을 굳히고 있다. 사실 내 건강에도 좋지 않다니 당연 실천해야죠.

 

  둘째, 내가 자연속에서 가족농으로 건강하게 키운 토종닭, 오리, 토끼, 칠면조, 꿩 등을 도축업자에게 맡겨 처리하여 먹는다. 그리고 그들이 낳은 알을 먹는다. 쇠고기는 지금처럼 거의 먹지 않고 돼지고기와 생선과 물고기는 그냥 지금대로 먹는다.

 

  셋째, 육식은 최대한 줄이고 평소 내가 직접 재배한 배추, 무, 상치, 고추, 토란, 아욱, 취, 갓, 파, 더덕, 도라지, 쑥갓, 당근, 수박, 참외, 토마토, 드룹 등과 내가 직접 산에서 채취하는 쑥, 고사리 등 온갖 채소위주의 식사를 한다. 매우 적은 소량이어서 사실 말이 되지도 않지만, 우리 과일밭에서 생산하는 감, 포도, 매실, 복분자, 자두, 복숭아, 살구, 앵두, 사과, 배 등 과일을 많이 먹는다.(지난 토요일에 상치와 취를 심고 포도나무 두 그루를 가지치기 하고 지주를 세웠다. 이번 토요일엔 사과나무 두 그루를 심을 계획이다. 작년에 심은 사과나무가 겨울에 죽어 버렸다)

 

  퇴직하면 열심히 가축도 기르고, 채소도 잘 가꾸고 과일밭도 잘 가꾸어 내가 먹을 것은 내가 많은 부분 생산하는 행복한 은퇴농군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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