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둠

자경(스스로 경계함)

청담(靑潭) 2014. 9. 23. 08:45

 

자경(自警)

 

청음(淸陰) 김상헌(金尙憲)

 

 

성현들은 이미 모두 몸 죽었으나,

 

남긴 훈계 서책 속에 들어있다네.

 

마음 가라앉히고서 그 말 외우면,

 

미혹된 게 시원스레 확 트여지리.

 

누가 고금 다르다고 말을 하는가,

 

천년세월 서로 격해 있지 않다네.

 

좋은 때를 허송하면 후회할 거고,

 

늙어서는 힘을 쓰기 어려울 걸세.

 

그댄 보라 저 위나라 무공께서는,

 

아흔 살에 억계의 시 지으셨다네.

 

聖賢旣已歿

 

遺訓在簡策

 

潛心誦其言

 

豁然開迷惑

 

孰云古今異

 

千載如不隔

 

良時悔虛度

 

遲暮難自力

 

君看衛武公

 

九十猶抑抑

 

이 시는 병자호란 때 끝까지 항쟁할 것을 주장하였다가 청나라에 끌려가 온갖 고

 

초를 겪은 청음(淸陰) 김상헌(金尙憲)이 지은 자경(自警)이라는 제목의 시이다.

 

이 시의 마지막 구절에 나오는 억계(抑戒)의 시는 춘추 시대 때 위나라 임금인

 

무공이 지은 시로, 시경에 나오는 ()이란 시를 말한다. 무공은 95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 시를 지어 자신의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경계하였는데,

 

내용은 주로 威儀를 삼가고 言行을 조심하라는 것이었다.

 

 

                                         한국고전번역원 정선용 연구원의 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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