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경(自警)
청음(淸陰) 김상헌(金尙憲)
성현들은 이미 모두 몸 죽었으나,
남긴 훈계 서책 속에 들어있다네.
마음 가라앉히고서 그 말 외우면,
미혹된 게 시원스레 확 트여지리.
누가 고금 다르다고 말을 하는가,
천년세월 서로 격해 있지 않다네.
좋은 때를 허송하면 후회할 거고,
늙어서는 힘을 쓰기 어려울 걸세.
그댄 보라 저 위나라 무공께서는,
아흔 살에 억계의 시 지으셨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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聖賢旣已歿
遺訓在簡策
潛心誦其言
豁然開迷惑
孰云古今異
千載如不隔
良時悔虛度
遲暮難自力
君看衛武公
九十猶抑抑 |
이 시는 병자호란 때 끝까지 항쟁할 것을 주장하였다가 청나라에 끌려가 온갖 고
초를 겪은 청음(淸陰) 김상헌(金尙憲)이 지은 「자경(自警)」이라는 제목의 시이다.
이 시의 마지막 구절에 나오는 ‘억계(抑戒)의 시’는 춘추 시대 때 위나라 임금인
무공이 지은 시로, 『시경』에 나오는 「억(抑)」이란 시를 말한다. 무공은 95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 시를 지어 자신의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경계하였는데, 그
내용은 주로 威儀를 삼가고 言行을 조심하라는 것이었다.
한국고전번역원 정선용 연구원의 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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