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세상에 태어나 62년을 살아왔습니다. 그 중 무려 17년을 학교에 다녔습니다. 대학원까지 셈하면 20년을 공부했고요. 그리고 교사로서 아이들과 35년을 함께 하는 동안까지 시라고는 단 한편도 써 본 일이 없었는데 말입니다. 교직의 마지막 해인 올 해 2014년에 웬 뚱딴지 같이 시 두 편이 써 졌답니다.
고은 선생께서
“제가 시인이라 하여 저 같은 시인들만 시를 쓰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 모두가 시인입니다. 마음속에 담아둔 것을 표현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표현하세요, 그것이 모두 시 입니다.” 라는 말씀에 용기 백배하여 블로그에 올려 봅니다, 누구도 이를 보시고 웃으시지 않기를 빌면서 감히 공개합니다.
사천성 유람
성도라 일만리 길
오늘에야 찾았구나.
촉한 땅엔 유관장의
거친 기개 남아있고
익주라 그 이름은
익산 땅에 살아있네.
대도하 큰 물결은
무심코 흐르지만
환갑진갑 지난 몸이라
노인대접 받는구려.
세월이 하 좋아져
남은 인생 길다지만
촉한 땅 다시 밟는단 말
어이 장담 하리오?
그저,
구채구 황룡 장강
길이 기억하려오.
(2014. 2)
덕유산 기슭에서
소백산맥
덕유산 자락
초가을 새벽녘
잠 못 이루다
벌떡 일어나
밖으로 나서니
하늘은 높고
바람은 찬데
칠연계곡
물소리 요란하고
별들은
고비사막마냥
찬란하기 그지없어
자연의 신비 앞에
생각이 그냥 딱
멎어버렸다.
(2014.10)
'시모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가 와야 할 텐데 (0) | 2015.06.27 |
---|---|
독행 (0) | 2014.12.15 |
자경(스스로 경계함) (0) | 2014.09.23 |
홍경모 - 떠나간 아이를 그리워하며 (0) | 2014.06.12 |
떠나간 아내를 그리며 (0) | 2013.1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