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둠

사천성 유람외 1편

청담(靑潭) 2014. 10. 20. 14:11

 

  제가 세상에 태어나 62년을 살아왔습니다. 그 중 무려 17년을 학교에 다녔습니다. 대학원까지 셈하면 20년을 공부했고요. 그리고 교사로서 아이들과 35년을 함께 하는 동안까지 시라고는 단 한편도 써 본 일이 없었는데 말입니다. 교직의 마지막 해인 올 해 2014년에 웬 뚱딴지 같이 시 두 편이  졌답니다.

고은 선생께서  

“제가 시인이라 하여 저 같은 시인들만 시를 쓰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 모두가 시인입니다. 마음속에 담아둔 것을 표현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표현하세요, 그것이 모두 시 입니다. 라는 말씀에 용기 백배하여 블로그에 올려 봅니다, 누구도 이를 보시고 웃으시지 않기를 빌면서 감히 공개합니다.

 

 

사천성 유람

 

성도라 일만리 길

오늘에야 찾았구나.

 

촉한 땅엔 유관장의

거친 기개 남아있고

 

익주라 그 이름은

익산 땅에 살아있네.

 

대도하 큰 물결은

무심코 흐르지만

 

환갑진갑 지난 몸이라

노인대접 받는구려.

 

세월이 하 좋아져

남은 인생 길다지만

촉한 땅 다시 밟는단 말

어이 장담 하리오?

 

그저,

구채구 황룡 장강

길이 기억하려오.

(2014. 2)

 

 

 

덕유산 기슭에서

 

소백산맥

덕유산 자락

초가을 새벽녘

잠 못 이루다

 

벌떡 일어나

밖으로 나서니

하늘은 높고

바람은 찬데

 

칠연계곡

물소리 요란하고

별들은

고비사막마냥

찬란하기 그지없어

 

자연의 신비 앞에

생각이 그냥 딱

멎어버렸다.

(20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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