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둠

독행

청담(靑潭) 2014. 12. 15. 10:54

 

독행(獨行)

 

윤휴(尹鑴)1617-1680

 

 

학문이란 사람 되길 배우는 건데,

사람에게 젤 중한 건 실천이라네.

 

말만 능히 잘하면서 실천 못하면,

옛사람은 이를 일러 광대라 했지.

 

성실한 맘 가지고서 신독을 하되,

재계하는 듯이 마음 경건히 하며,

남들보다 백배를 더 애를 쓴다면,

그게 바로 부끄러움 아는 것이네.

 

學者學爲人

人道行爲大

能言不能行

昔人比優俳

存誠愼其獨

齋戒思敬時

人一己百之

是之謂知恥

 

신독(愼獨)’이란 말은 중용군자는 자기 혼자 있을 때를 삼가야 한다.[君子愼其獨也]”라고 한 데서 나온 말로, 혼자 있어 남들이 보지 않고 듣지도 못하는 곳에서도 도리에 어긋난 일을 하지 않아 자신의 양심에 부끄럽지 않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한평생을 살면서 부끄러운 일을 단 한 번도 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입니다. 부끄러운 일을 적게 한 사람은 그래도 많겠지만요. 정치인들은 부끄러운 일을 부끄럽지도 않은 듯이 마구 해대는 사람들로 우리에게 비치고요. 또 사업이나 장사하는 사람들 중에는 부끄러운 일을 당연시하며 행하는 사람들이 참 많아 보입니다. 조폭들은 모두들 검은 양복을 입고 자신들이 마치 대단한 사람들이나 되는 듯이 으스대며 살아갑니다.

  어린 시절에는 옳고 그름을 잘 판단하지 못해서 부끄러운 일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감정이 이성을 도저히 통제하지 못해서 부끄러운 행위를 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성인들의 사기, 절도, 폭력, 성폭력, 공금횡령, 간통, 입시부정 등 온갖 범법행위들은 부끄러운 일인 줄 알면서도 행하는 것이 거의 모두 입니다. 저도 부끄러운 일을 행한 것이 많습니다. 어린 시절 새집을 뒤쳐 새끼들을 가지고 놀던 일부터 청소년시절 수박 살이, 닭살이로 남의 농사를 망치게 한 일들이 생각납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범법행위인줄 크게 인식하지 못하고 부끄러운 일을 행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범법행위인줄 잘 알면서도 저지른 부끄러운 일도 있습니다. 저도 보통사람이니 그럴 수 밖에요.

  그러나 이제 더는 부끄러운 일을 하지 않도록 더욱 자신을 경계하고 신독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부끄러운 일을 극소화시켜야 합니다. 남이 보지 않는 데에서도, 또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 해도 결코 부끄러운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이 될 때 나는 비로소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닌가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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