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록

동물을 깨닫는다

청담(靑潭) 2015. 1. 26. 00:35

 

동물을 깨닫는다

                                                              버지니아 모렐 지음

                                                              곽성혜 옮김

                                                              수수밭

 

들어가는 말

  작년 늦가을 어느 날 아들이 메시지를 보내왔다.

?아버지가 관심이 많은 동물에 대한 새로운 책이 출판되었답니다.?

?그래? 무슨 책인데??

? 『동물을 깨닫는다』라는 책이네요. 제가 한 권사서 보내드리죠.?

?고맙다.?

  연초에 아들이 내려오면서 가져왔기에 바로 읽었다.

●인간이 다른 동물보다 우수한 사고 기관을 지녀 더 우수하게 사고하는지는 모르지만, 그렇다고 다른 동물은 사고기관을 고이 모셔두고만 있다고 믿는 것은 터무니없다.

-스티븐 워커

●개는 1022개 단어를 사용하고, 나방은 애벌레 시절을 기억한다!

●《인간의 유래 : 1871》에서 다윈은 동물과 인간의 정신 능력이 수준에서 차이가 날 뿐 종류가 다르지는 않다고 주장했다. 동물에게도 우리와 같이 사유, 기억, 언어능력을 물론이고 심미적 감각까지도 있으며, 인간의 인지가 동물의 인지보다 복잡하기는 하지만, 차이는 오로지 그 복잡성에만 있다는 뜻이었다.

※다윈은 역시 천재성을 지닌 학자이다. 우리는 21세기 이후 선진국의 텔레비전 방송국에서 제작한 자연(동식물에 대한)다큐멘터리를 통해 동물의 인지능력과 지능, 감정까지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되었으나 다윈 이후의 과학자들은 내내 동물은 오직 본능에 의해서만 행동한다고 말하였고 우리는 과학시간에 선생님으로부터 그렇게만 배웠다. 그들은 실험을 통한 증명이 되지 않는 것은 무조건 부정하려는 태도를 취한 것이니 그들은 학자이기 이전에 직관적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거나 아니면 옹고집쟁이에 불과한 사람들이었다.

●엄정한 동물학자들은 야생에서든 실험실에서든 20세기 거의 내내 동물의 정신을 엄격하게 배격했다.

●1987년 무렵에는 사실 행동주의가 이미 시들어 가고 있었다. ...사고와 감정을 보편적인 정신 기제로 보는 인지혁명이 인간심리학 분야를 휩쓸었을 때 서서히 그 유행이 끝나기 시작하였다. ...행동주의 아래서는 인간(과 동물)이 하는 모든 행위가 오로지 자극과 반응의 결과로만 취급되었다.

●의식은 인간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신경계가 있는 모든 생물의 공유물이라고 볼 수 있지요.                                                                           -로돌프 리나스

 

 

1장 개미선생, 개미학생

●개미의 뇌는 세상에서 원자로 된 가장 경이로운 물질중 하나다. 인간의 뇌도 그보다 경이롭지는 못할 것이다.                                                   -다윈

 

 

2장 물고기의 3초 기억력의 진실

●사실 물고기는 모든 척추동물 가운데 신체 대비 가장 작은 뇌를 가지고 있는데도 많은 지적 행동을 할 수 있다. ...사회적으로 계산적이며, 조작하고 벌주고 속이고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 동료들에게 친하게 굴기도 한다.

물총고기는 물을 도구로 사용한다. 고등어는 무리지어 사냥하면서 먹잇감을 몬다. 팬더그루퍼와 자이언트그루퍼는 완전히 다른 종인 큰 곰치와 협공해 사냥한다.

사회적 학습은 동물들 사이에 널리 퍼진 보편화된 행동이다. 예를 들어 흰관참새 수컷은 다른 수컷들의 노래를 들으면서 자기노래를 습득하고, 침팬지는 돌로 견과류 깨는 방법을 그렇게 익힌다.

물총고기는 그 모든 발사 방법을 학습하며, 목표물을 맞히기 위해 무수한 계산과 의사결정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그 전 과정을 고작 1천 분의 1초 만에 끝낸다는 사실을 세상에 알렸다. ...최고의 명사수들조차 움직이는 먹이를 맞히려면 며칠 동안 수 백 번씩 실험발사를 하며 기술을 연마해야 한다. ...물총고기는 먹이가 휘청하는 순간 그것이 떨어질 위치, 그리고 수면에 닿자마자 잡아먹기 위해 자신이 내야하는 속도까지 결정한다. ...물총고기는 이런 계산을 4만분의 1초, 즉 찰나에 끝낸다.

※물총고기의 저런 초능력을 과거의 무능력한 학자들은 그저 물총고기가 가진 본능이라고 치부해버렸던 것이다. 저것은 실로 오직 물총고기만이 가진 엄청난 지적능력과 행동능력인 것이다.

●물고기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무 죄의식 없이 잡아먹는 몇 안 되는 야생돌물 중 하나이다.

※나 역시 예외는 아니다. 내손으로 동물(개․닭․토끼 등)을 죽여서 먹지는 않으리라 다짐하면서도, 물고기는 아무 거리낌 없이 횟집에서 산채로 주는 것을 먹기도 하고, 내손으로 민물고기를 잡아 매운탕을 끓이기도 한다. 이는 나 자신부터 쉽게 시정될 것 같지 않다.

●실제로 물고기는 생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환경에 대해 매우 다양한 방법으로 정보를 수집한다.

※10여 년 전 어느 날 양드리와 마곡사에 갔다. 절 입구에 작은 천이 있는데 다리가 하나 놓여있다. 다리에 서서 송사리보다는 약간 좀 더 큰 고기 10여 마리가 무리지어 유유히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는 가는 장면을 물끄러미 관심있게 지켜 보고 있었다. 그 중 한마리가 일행에서 쳐지더니 일행을 놓치고 방향을 잡지 못하며 홀로 서성이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뒤를 다르던 다른 무리들에게도 뒤쳐졌다. 그런데 이게 웬 일인가? 앞서 가던 무리 중 한 마리가 홀로 뒤돌아 오고 있는 게 아닌가? 나는 신기하여 양드리에게 이를 말하며 함께 지켜보았다. 뒤 돌아오는 한 마리는 자신들의 뒤를 따라 올라오는 다른 무리들을 지나쳐 뒤쳐진 한 마리에 다가가더니 다시 함께 뒤돌아 올라가는 것이 아닌가?

  나는 이런 모습을 양드리와 함께 지켜보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물고기들이란 그저 무리지어 이동하며 살아가는 것이려니 하며 당연하며 하찮게 여기던 저 작은 물고기가 길을 잃은 일행을 찾아 뒤돌아오고, 찾아서는 다시 함께 이동하는 장면을 나 혼자 아닌 양드리와 함께 목격하면서 경이로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이 일이 있고나서 나는 개에게만 인지능력과 사고에 의한 행동능력이 있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고, 이때부터 동물의 지능에 대해 크게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다.

●물고기는 왼쪽 눈과 오른쪽 눈으로 각각 다른 임무를 수행해 한쪽으로는 포식자를 경계하고 한쪽으로는 먹이를 찾는다.

●물고기는 감정을 경험하는 인지능력이 있고, 자기를 인식할 줄 알고, 의식이 있습니다.                                                                               -브레이스웨이트

 

 

3장 새의 뇌가 할 수 있는 놀라운 일들

●알렉스는 다른 앵무새들 위에 군림했고, 어떤 때는 페퍼버그 주위에서 삐친 척을 하면서 다른 여자 인간들에게는 한없이 간대하게 굴었다.

●페퍼버그 이전에는 새는 사물에 이름 붙이는 것을 배울 수 없다고들 믿었다. 1960년대에 노암 촘스키 같은 언어학자들은 인간만이 물체를 명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과학자들은 새가 <같다>, <다르다>, <더 크다>, <더 작다> 등의 개념을 이해할 수 없다고 확신했다. 그러나 알렉스는 테스트에서 고작 20분 만에 열쇠, 컵, 종이 등 여러 물체의 이름표를 말했을 뿐 만 아니라 색깔, 형태, 크기, 재질(울, 나무, 금속)까지 구분했다.

까마귀도 앵무새처럼 뛰어난 흉내쟁이기는 하지만 카셀리크를 매혹시킨 것은 도구를 만들고 사용하는 그들의 숙련된 솜씨였다. 야생에서 이 까마귀들은 나뭇가지와 나뭇잎으로 다양한 탐색침과 갈고리를 만들어 썩은 통나무나 야자나무 우듬지를 들쑤신다. 그런 곳에 통통한 유충들이 많이 숨어 있어서다. 사냥꾼이 도끼와 활로 무장하듯이 까마귀들도 먹이 사냥을 나갈 때 장비들을 챙긴다.

●1960년대 제인구달(1934~ )이 침팬지가 도구를 만들 수 있다고 최초로 보고 했을 때 과학자들은 기함했다.

1990년대에 이르러 해부학자들은 모든 척추동물들의 뇌가 동일한 기초부위(후뇌, 중간뇌, 전뇌)로 이루어져 있으며, 새, 물고기, 양서류의 뇌에 포유류의 대뇌피질에 상응하는 영역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뒤 몇 년에 걸쳐 조류 뇌의 해부학적 구조를 대평가한 뒤 마침내 2004년 한 국제 연구팀이 새에게도 사고를 위한 신경의 해부학적 구조가 존재함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산갈가마귀는 기억력이 어마어마해서 3만개의 씨앗을 숨겼다가 6개월 뒤에 찾을 수 있다.

떼까마귀는 창의력이 매우 뛰어나서 포획된 뒤 야생에서 만들지 않던 도구를 새롭게 만들어 쓴다.

까치는 거울에 비친 자기모습을 알아봄으로써 자의식이 있음을 암시한다.

까마귀와 비둘기는 인간의 얼굴을 알아보고 구별할 줄 알고, 비둘기는 입체파 그림과 인상파 그림도 식별할 수 있다.

바우어새는 예술적 감수성까지 갖고 있다. ...큰 바우어새는 교미할 암컷을 유혹할 목적으로 나뭇가지로 정자 같은 둥지를 짓고 장식한 다음 그 앞에 유리 조각과 돌을 죽 까는데, 길가 쪽으로 나갈수록 점점 더 작은 크기의 돌과 유리를 배열해 원근법의 착시를 활용한다.

뉴 칼레도니아 까마귀는 여러 가지 도구를 순서에 맞게 사용할 수 있으며 야생에서는 섬의 각 지역마다 고유한 도구 기술 문화를 갖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 준다.

미국서부어치는 다른 어치들이 때로 못된 짓을 꾀할 공산이 있음을 안다. 어치도 산갈가마귀처럼 엄청난 견과류와 씨앗들을 숨겨 겨울을 대비하는데, 기회만 디면 서로 남의 저장고를 턴다. 그래서 똑똑한 어치는 자기가 숨기는 것을 남이 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나중에 몰래 돌아와서 다른 데 다시 숨긴다. ...견과류와 유층들을 쟁여둔 장소를 기억할 뿐 만 아니라 언제 그렇게 했는지도 기억한다. 그래서 유충처럼 신선식품을 저장했을 경우에는 상하기 전에 더 빨리 돌아와 찾아간다.

○포유류 중에서 발성 학습이 별견된 동물은 이제까지 고래, 돌고래, 코끼리, 바다표범, 박쥐뿐이다.

 

 

4장 앵무새 언어를 통역하다.

●새의 신호나 노래는 인간의 귀로 들을 수 없는 속도로 지나가요. 그래서 그 소리 안에 있는 진짜 다양한 소리들을 우리는 감지하지 못하죠. -베르크

●동물이 자기 종끼리 대화를 나눌 수 있을까? 그들의 의사소통이나 발성이 어떤 식으로든 인간의 언어와 비슷할 수 일을까? 다윈은 틀림없이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

캠벨 원숭이에게는 세 가지 경고신호가 있다. 독수리가 나타났을 때는 ?호크?, 표범이 나타났을 때는 ?크라크?, 나뭇가지가 떨어지는 등 포식자 이외의 위험이 생겼을 때는?붐?이 그것이다.

  그리고 이 세 가지를 각각 결합하면 새로운 메시지가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 다른 원숭이를 불러들이고 싶을 때는 ?붐붐?이라고 하는데, ?나 여기 있어 이리와!?라는 뜻이다. ?크라크 크라크?는 ?조심해, 표범이야!?라고 통역된다. 다른 두 소리를 결합하면 완전히 다른 뜻이 된다. 예를 들어 ?붐붐 그라크우 크라쿠우 크라크우?라고 하면, ?조심해, 나무가 쓰러져!? 라는 뜻이다.

간단히 ?우?소리를 덧붙임으로써 이들은 효율적으로 어휘폭을 배로 늘리기도 한다. 그에 따라 ?크라크우?는 거의 모든 위험을 알리는 일반적 경고가 되고, ?호크우?는 동료 원숭이들에게 나무 위 보금자리에 문제가 생겼다고, 이를테면 독수리가 내려앉았거나 다른 무리의 적수가 나타났다고 알리는 경고가 된다. 한 마디로 ?우?는 인간언어의 접미사와 유사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어떤 유리앵무 부부는 특정 둥지를 탐하다 못해 그것을 차지하려고 이웃을 죽이기까지 한다. 젊은 총각 패거리, 그러니까 깡패들은 항상 둥지들을 기웃거리면서 행복해 보이지 않는 부부, 또는 남편이 허약해 보이는 부부를 물색한다. 그런 다음, 점찍은 부부를 괴롭히면서 남편을 쫒아버리려 급강하 폭격을 가하고 부리고 마구 쪼아 댄다. 어쨌든 기회는 늘 생기게 마련이니까 남편이 죽든 떠나든 하면 과부는 총각들 중 하나를 재혼상대로 고른다. ...새 아빠는 의붓자식들을 죽이곤 한다. 그러나 다른 부부가 와서 과부를 쫓아 버리는 경우에도 새끼를 죽이기는 마찬가지다.

●행복하고 애정이 넘치는 부부도 많이 보았다. 그런 부부들은 키스를 하고 서로 먹이를 먹여주고 깃을 손질해 준다. 구애의식의 일부로 같이 노래하고 춤을 추기도 하고, 교미 후에는 둘이 달라붙어 부리로 비벼댄다. 행복하게 결혼한 부부는 다른 앵무새들 앞에서 대놓고, 어떤 때는 인공 둥지 파이프 꼭대기에서도 교미를 한다.

 

 

5장 놀아본 쥐는 웃을 줄도 안다

●아직도 웃음이 플라이스토세 때 연마된 인간의 독보적 특성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다.                                       -자크 판크세프

●고양이 냄새가 나면 쥐들은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만다. 놀지도 않고 웃지도 않는다. ....어느 날 쥐의 놀이울에 고양이 털 몇 가닥을 들여 놓았다. 야단법석을 떨고 놀던 쥐들이 동작을 뚝 멈췄다.

●실제로 일부 쥐들은 규칙을 적용한다. 제압은 짧게, 번차례로 해야 한다. 깨물기는 빠르게, 실제로 아프지 않게 해야 한다.

●20세기가 다 지나도록 동물에게는 감정이 없었다. 동물도 두려움이나 분노와 같은 감정적 행동을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것이 느낌, 즉 내적, 정신적 경험과는 다르다고 했다. 또 설사 동물에게 느낌이 있다 해도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다시 발해 만져지지 않고 실증적인 방법으로 증명되지 않기 때문에 연구할 수는 없다고 했다.

●최근 조지아 대학교 과학자들은 쥐가 자기를 인식하며 일종의 자기 성찰을 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자기 성찰은 복잡한 인지능력으로서 오랫동안 인간과 돌고래, 붉은털원숭이와 유인원에게만 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능력이다. 그런데 쥐가 똑똑하게도 자기가 뭘 아는지, 뭘 모르는지 알고서 그에 따라 결정을 내리는 정신능력, 이른 바 메타인지를 갖고 있는 것이다.

●쥐, 햄스터, 고양이, 개, 인간까지 포유류의 어린 새끼라면 이 신호(분리괴로움)를 보내지 않는 동물이 없다. 그들의 생존이 절대적으로 어미에게 달려 있기 때문이다. 어미를 잃은 새기 포유류는 절망에 빠져들고 어미와 재결합하지 못하면 결국 죽게 된다. 포유류 뿐 만이 아니라 병아리를 비롯해 다른 어린 새들도 분리괴로움 신호를 보낸다.

 

 

6장 코끼리처럼 공감하라

●코끼리 가족은 가장이, 즉, 대개 45세에서 65세 사이의 최고령 암컷이 우두머리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대형 유인원과 돌고래를 포함해 몇몇 다른 종들처럼 코끼리도 스스로를 개체로 인식한다.

●코끼리들은 나뭇가지를 꺾어 몸에 붙은 진드기를 떼어내고, 통나무나 돌을 집어 들어 적수에게 던지거나 전기 울타리를 망가뜨리기도 한다. 아시아 코끼리들에게서도 도구 만드는 광경이 목격되고 있다. 파리채가 필요하면 그들은 나뭇가지를 꺾어 파리를 쫓아버리기에 딱 알맞은 길이로 부러뜨린다.

●코끼리 사회는 가족을 중심으로 하는 모계사회로서 암컷 가장과 그 딸들, 또 딸들의 자녀들로 이루어진다.

●가장이 죽으면 그 가족은 격변과 혼란의 시기를 겪는다. 어떤 때는 가족이 해체되기도 하고, 어떤 때는 가까운 혈족의 유대집단에 합류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코끼리 들은 먹이를 뜯다가 가족에게서 멀리 떨어지면 접촉신호를 보낸다.

●포유동물의 뇌는 대부분 날 때 가지고 나온 크기에서 많이 커지지 않는다. 갓 태어난 새끼의 뇌는 성체 뇌 무게의 90%에 달한다.

●코끼리 연구자라면 예외 없이, 코끼리가 애도하고 슬퍼하는 광경을 목격한 경험이 있다. 코끼리의 슬픔에 관한 목격담은 동물 행동에 관한 문헌 가운데 가장 감동적인 이야기에 속한다. ...코끼리는 lr본적으로 죽음이라는 개념을 이해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한다.

●최근 몇 년간 신경과학 분야의 가장 놀라운 발견 중의 하나는 코끼리, 고래, 대형 유인원, 인간이 모두 한 가지 독특한 종류의 뇌세포를 지녔음을 밝혀낸 일이다.

 

 

7장 돌고래의 마음에는 거울이 있다

다윈은 1838s8s 런던 동물원에 있던 오랑우탄 제니를 관찰하고서 어린 유인원이 거울에 비친 자기 이미지를 보았을 때 ?이루 말할 수 없이 깜짝 놀란?듯 보였다고 썼다. ...아시아 코끼리와 유럽까치까지 거울 테스트를 통과했을 때 더욱 탄탄한 근거를 얻게 되었다.

●개와 물고기는 자기를 인식하지만, 시각적인 정보가 아니라 화학적인 단서에 의존한다.

●인간 아기들은 보통 18개월에서 24개월 사이에 거울 속 자기를 알아본다.

●돌고래도 동정심과 공감능력을 갖고 인간과 유사하게 친절하고 분별 있는 방식으로 행동할 수 있다고 결론 내릴 수 있을까? 라이스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뉴질랜드에서 돌고래 무리가 백상아리로부터 네 사람을 보호했다.

○플로리다 해안에서 큰 돌고래를 포획하기 위해 다이너마이트를 터뜨렸을 때, 수면위로 올라오지 못하는 한 마리를 다른 두 마리가 출격해 가슴지느러미 아래에 머리를 집어넣고서 수면위로 끌어 올렸다.

○2009년 남극에서 혹등고래 한 마리가 범고래들에게 막 잡아먹힐 위기에 처한 바다표범을 구출하는 장면이 목격되었다.

○캘리포니아 바다에서 파일럿 고래로 추정되는 작은 고래목10여 마리가 범고래에게 쫓기는 쇠고래 새끼를 구하는 장면도 목격되었다.

○돌고래는 동물의 왕국에서 체중 대비 뇌 비율이 가장 높은 동물 중 하나이다. 이렇게 비율로 측정했을 때 돌고래 뇌는 인간 다음으로 가장 크고, 우리와 계통적으로 가장 가까운 침팬지보다 훨씬 크다.

 

 

8장 야생 돌고래들의 치열한 머리싸움

●돌고래는 훌륭한 단기, 장기 기억을 갖고 있다. ...반향정위로 주위환경을 인간보다 예민하게 경험한다. ...사육돌고래들은 장난스럽고,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면모를 과학자들에게 슬쩍슬쩍 비치기도 한다.

●수컷들은 무리 지어 돌아다니지만, 암컷들은 대개 혼자거나 최근에 낳은 새끼만 데리고 다닌다.

●돌고래들이 사회적으로 대단히 영악한 지략가들이어서 누구와 동맹을 맺는 게 최선일지 계략을 세운다는 것을 밝혀 냈다. 어떤 면에서 돌고래가 침팬지보다도 더 영리하게 서열 사다리를 기어오르고, 얽히고설킨 정치적 음모와 전략적 시나리오를 짜낸다는 측면에서는 인간에 버금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4년이나 5년마다 한 번식 암컷 돌고래는 새끼 한 마리를 밴다. 그 다음 2년 동안에는 수컷을 거들떠보지도 않지만 새끼가 독립하는 순간 암컷은 세계에서 최고로 진귀한 보물이 된다.

●최근에는 까마귀와 어치는 물론이고 코끼리와 들개, 심지어 말벌의 여왕까지도 사회적 지능을 갖고 있다고 인정받는다.

●돌고래들은 협력적일 수는 있어도, 암컷 몰이 같은 일부 목적을 위해 같이 일할 수는 있어도 나눠 먹지는 않는다. 도 가로채지도 않는다.

 

 

9장 침팬지로 산다는 것의 의미

●침팬지들이 제일 관심을 쏟는 건 사회적 관계, 즉 서열이라고 할 수 있다.

●대형 유인원들은 포도나 기타 보상이 주어지는 한 터치스크린 컴퓨터 앞에 낮아 게임을 하거나 테스트 받는 일을 대단히 즐거워한다.

제인 구달은 묵묵히 연구를 계속하며 자신의 발견들이 스스로 입을 열기를 기다렸다. 그 발견 하나하나가 인간만이 사고할 수 있다는 기존의 통념을 조금씩 깨뜨려 나갔다.

제인 구달은 침팬지들이 나뭇가지나 줄기에서 잎을 떼어 내 흰개미나 개미를 낚는 도구로 알맞게 손보는 모습도 목격하게 되었다. 그녀는 야생동물이 물체를 단순히 도구로 사용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변형까지 하여 사용한 것으로 이는 도구 제작의 원시적 단계를 보여주는 예로써 기록된 것으로는 최초였다.

●심리학자 뵐프강 쾰러가 1925년 결론 내린바와 같이 침팬지는 ?인간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반적 형태의 지적 행동, 즉 명확히 인간으로 간주되는 유형의 행동을 보여준다. ?과학이 이와 같은 결론에 보편적으로 도달하기까지는 이후거의 100년이나 더 야생과 실험실에서 연구를 거듭해야 했고, 격렬한 논쟁들을 겪어야 했다.물로 그 논쟁들중 일부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고릴라는 가족집단 안에서 살기는 하지만, 침팬지만큼 함게 털 손질을 하지는 않는 편이고 특히 실버백 수컷은 일반적으로 혼자 앉아 있기를 더 좋아한다.

●?행복한 침팬지는 복합사회에서 동료들과 같이 사는 침팬지예요.? 라고 로스는 말했다.

●?이것은 이유무(침팬지 이름)가 정말로 사진 기억, 즉 직관적인 기억을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마Tm자와가 말했다. ...실험을 위해 마쓰자와팀은 새 집단에 견과 몇 개를 갖다놓았다. 그러자 새 집단의 모든 성원들이 견과를 본체만체하거나 껍질째 깨물어보려고 부질없이 기를 썼다. 그대 새로 성원이 된 암컷은 주저 없이 쿨라 견과들을 자기 모루돌 위에 놓고 깨뜨려 그 알맹이들을 꺼내 먹기 시작했다. 곧 한 무리의 어린 침팬지들이 모여들어 주위를 빙 둘러싸고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일주일 후 쯤, 어린 침팬지 두 마리가 새 암컷의 행동을 성공적으로 모방하였다.

 

 

10장 개와 늑대와 인간에 대하여

●플립(개 이름)이 인간가족들이 하는 말에 귀를 쫑긋 세우고, 곧 일어날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이를 테면 걸으려는지, 차를 타려는지, 음식을 주려는지 판단하기 위해 주의를 잔뜩 기울이는 듯 보인다고 차이니는 적었다.

●개의 뇌가 그들의 가까운 조상인 늑대의 뇌보다 25% 가량 작다는 점이 꼽혔다.

●개가 늑대보다 인간을 더 닮았다는 발상은 최소한 다윈에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개의 변화를 두고 다윈은 이렇게 썼다.

?개는 교활한 능력을 잃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개는 애정, 신뢰, 가치, 성격과 같은 도덕적 자질을 발달시켰고, 분명 일반지능도 높아졌을 것이다.?

다윈가 상상력과 사고력을 갖고 있으며 사랑, 질투, 자부심은 물론이고 양심과 종교에 가까운 어떤 것도 느낄 수 있다고 믿었다.

●늑대와 개들에게 주어진 임무는 사람이문을 열고 나가는 것을 지켜보고 나서 스스로 문 여는 방법을 알아내는 것이었다. 늑대들은 곧바로 문제를 해결했다. 하지만 개들은 걸쇠 푸는 법을 반복적으로 보여줬지만 풀어보는 시도도 하지 않았다.

●개들이 실험에 선택되려고 경쟁을 하고 자주 선택받는 개들이 나중에 다른 개들에게 앙갚음을 당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옥외 생할을 하는 개들은 혼자 있는데 익숙해서 실내 생활을 하는 개들보다 독립적이었다. 이런 개들은 다는 아니지만 대부분 주저 없이 시범자의 행동을 모방해 문제를 해결했다. ...반면 인간 가족과 함께 집안에서 생활한 개들은 하나같이 주인을 흘깃거리기만 할 뿐 아무런 행동도 추하지 않았다. ...개는 늑대처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주인과 협력하고 주인의 명령에 따르려는 특별한 욕구도 갖고 있다는 걸 보여 준 것이다. 개는 인간과 같이 일하고 싶어 한다.

●엄마와 강하게 애착을 형성한 어린아이들이 엄마와 멀어질 때 분리불안을 느끼는 것과 같이 주인과 끈끈한 유대를 맺고 있는 개들이 주인과 떨어질 때도 그 분리불안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개는 인간이 무얼 가리키고 있는지, 또는 뭘 보고 있는지 주의를 바짝 기울인다는 것을 보여준다. ...개는 거의 눈을 뜨자마자 인간과 같이 있고 싶어 애를 태운다는 것을 안다.

●동물보호소에서 생활하는 성견들조차도 이간에게 빠르게 애착을 형성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인간을 제외한 다른 대부분의 종들은 성체가 애착을 형성하는 경우는 드물다.

●개가 어떤 임무에서 인간의 신호를 받을 때 그 신호를 따르는 것이 잘못된 선택이라는 증거가 바로 눈앞에 있다 해도 개는 인간의 신호를 따랐던 것이다.

●개에 관한 보고에서 다윈은 그가 일반지능이라고 일컬은 어떤 것을 개가 가축화됨으로써 진화시켰을 거라고 썼다.

●늑대는 어른(두 살 정도)이 되어서야 인간의 지시 동작을 이해하고 따를 정도로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 ...

?흔히 사람들은 개에게 음식을 주지만, 가끔 도로 가져와도 하지만 개들은 대개 신경을 쓰지 않는다. 하지만 늑대에게는 새끼한테 조차 그렇게 못한다. 심지어 태어난 지 며칠밖에 안된 갓난쟁이를 돌봐주고 있었더라도 그렇게 하면 물려고 덤빈다. ?

 

 

이제 그들을 어떻게 대할까?

●감정적이고 생각이 있는 동물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인간이나 동물이나 모두 본능이 있고 감정이 있고 인지능력과 생각이 있다. 어떤 동물들은 인간과 마찬가지로 사냥하고, 협력하고, 도구를 사용하기도 하고, 집단생활을 하고, 리더가 있고, 공생하기도 한다.

물론 인간과 확연히 다른 점도 있다. 인간만이 가진 탁월한 언어사용, 다양한 도구제작, 월등히 높은 지능, 문자사용 등이다. 그러나 동물에게도 특정동물에 따라서는 인간의 본성에서 우러나오는 마음씨 즉 선천적이며 도덕적 능력인 四端, 즉, 측은지심(惻隱之心), 수오지심(羞惡之心), 사양지심(辭讓之心), 시비지심(是非之心)은 비록 가지지 못했다 할지라도, 인간의 자연적 감정인 7情, 즉 기쁨(희 喜), 노여움(노 怒), 슬픔(애 哀), 두려움(구 懼), 사랑(애 愛), 미움(오 惡), 욕망(욕 欲)은 그들도 능히 가졌다고 할 것이니 우리 인간들이 동물들에 대한 대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 대한민국에서는 지난해 12월 이후 지금까지 전국 53개 농장에서 구제역 증상으로 5만 3천여 마리 이상의 돼지가 살 처분, 매몰되었고 어제까지 자행되고 있다. 대규모로 돼지와 닭을 키우는 형태인 우리나라의 가축농장에서는 거의 해마다 끊임없이 가축들을 수백 수천마리씩 살 처분하여 산채로 묻어 죽인다. 인간의 무서운 독선이요, 만행이다.

●앞으로 플라스크나 시험관에서 고기를 배양함으로써 인간을 먹이기 위해 동물을 사육해야 할 필요성을 아예 없애는 방안을 궁리하고 있다.

혹등고래는 각 지역마다 특유의 노래가 있어 태평양 동쪽에 사는 고래들로부터 서족 방향 하와이에 사는 고래들에게로 전파된다.

쇠고래는 알래스카에서 멕시코까지 긴 왕복 여행을 그냥 생각 없이 헤엄쳐 다니는 게 아니라, 범고래를 피할 방법을 찾아 안전한 노정을 짜낸다.

●정상적인 퓨마 사회에서 네 살 이상의 어른 수컷들은 자기 영역을 순찰하고 지키면서 어린 수컷들을 관리한다. 암컷들이 조용히 새끼 양육에 전념하도록 하는 전략이다.

동물의 정신은 우리 인간에 대해 무엇을 말해 줄까? 인간처럼 동물들도 생각하고 느끼고 세계를 경험한다는 사실이다. 동물들도 분노와 슬픔과 사랑의 순간을 겪는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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