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포크 여행

유 튜브의 고마움에 대하여

청담(靑潭) 2018. 1. 11. 15:18

 

유 튜브(You Tube)의 고마움에 대하여

 

아침에 일어나보니 눈이 많이 왔습니다. 오늘 하루 종일 솜털 같은 눈이 내립니다. 서예실에 가려던 생각도, 시골집에 가려던 마음도 접고 내일로 미루어 버립니다. 오늘은 그냥 방콕하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운동은 좀 해야지 싶어 아파트 내 헬스장에 다녀오는데 아이들은 썰매 타느라 신나고 분주합니다. 유튜브에 들어가 루비나의 《눈이 내리네》를 듣습니다. 뚜아에 무아의 《제네파 주네파》와 《썸머 와인》을 듣고 이 글을 시작합니다.

 

60년대 중고등학교 시절은 라디오로만 음악을 들었습니다. 라디오가 유일한 음악창구였습니다. 부자들은 전축이나 야외용 전축이 있었지만 보통사람들 대부분은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전축도 전축이지만 감히 레코드판을 살 돈이 어디 있기나 했나요?

 

70년대에는 카세트를 통해 듣고 싶은 노래를 들을 수 있게 되었고, TV를 통해 가수들이 직접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지만, 비싼 카세트를 누구나 가지지는 못했고 또 많은 테이프를 구입해야 하므로 듣고 싶은 노래를 마음대로 들을 수는 없었지요. 음악다방을 찾아 DJ에게 듣고 싶은 노래를 신청하여 들었지만 대학생 부류들이나 누리는 특권이었지요.

 

80년대에서야 누구나 대형카세트를 가지게 되고 값비싼 일제 <아이와>를 구입하여 음악을 듣는 사람들도 생겼습니다. 우리는 결혼 10년도 더 지난 1995년도에서야 처음으로 큰 맘 먹고 <잉켈>을 구입하여 턴 테이블에 레코드(디스크)를 올려 음악을 감상하는 호강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전축에는 라디오가 있고 카세트도 있고 CD룸까지 있으니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었지요.

 

2000년대에 인터넷이 발전함에 따라 많은 음악 싸이트가 생겨났습니다. 개인들이 블로그에 올린 음원도 있지만 불법이어서 단속한다고 하는데다 들을 수 있는 음원의 한계도 있어 벅스 뮤직이라는 유료 싸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하였지만 그렇다고 하여 듣고 싶은 음악을 마음껏 찾아 들을 수 있는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언젠가 탈퇴하고는 몇 년간 음악 싸이트를 잊고 살았습니다. 운전할 때 라디오나 CD를 통해 음악을 듣거나, TV를 통해 음악 프로그램을 보거나, 가끔씩 턴테이블을 이용하여 클래식을 듣곤 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2015년 여름에 여러 가족이 친구농장에 놀러갔을 때 친구인 강교장이 주로 유 튜브로 음악을 듣는다는 말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나는 사실 유 튜브가 내 컴퓨터 바탕화면에도 깔려 있고, 최신형 내 스마트 핸드폰에도 앱이 깔려 있는데도 마음대로 무료로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싸이트인 줄은 미처 모르고 있었던 겁니다. 그저 젊은이들이 동영상을 찍어 올리는 그들만의 사이트인줄 알고 관심을 가지지 못했던 것입니다. 실로 시대에 너무나 뒤떨어진 제 모습에 스스로 부끄럽기 짝이 없었습니다.

 

『미국의 인기 있는 무료 동영상 공유 사이트다. 사용자가 비디오 클립을 업로드하고, 동영상을 보거나 공유할 수 있다. 2005년 2월, PayPal 직원이었던 채드 헐리, 스티브 첸, 자웨드 카림이 공동으로 창립했다. 사이트 컨텐츠의 대부분은 영화와 TV 클립, 뮤직 비디오이고, 아마추어들이 제작한 것도 있다. 2006년 10월, 구글이 주식 교환을 통해 16억 5,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이후 2007년부터 국가별 현지화 서비스를 시작하여 한국어 서비스도 2008년 1월 시작되었다. 2015년 기준 54개 언어를 지원하는 다국어 서비스이며, 일부 서비스를 제외하고는 기본적으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동영상이나 사용자에게 댓글을 달아 소통할 수 있기 때문에 소셜 미디어 서비스의 일종으로도 분류된다.』

 

스마트 폰과 컴퓨터를 이용하여 듣고 싶은 노래는 얼마든지 마음껏 그것도 무료로 들을 수 있게 되다니 이것은 가히 음악혁명입니다. 그 후로 정말 많은 노래들을 실컷 듣고 있습니다. 듣고 싶었던 <꽃의 속삭임>, 이정화의 <봄비>, 뚜아에 무아의 <약속>도 듣고 주얼리의 <네가 참 좋아>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컴퓨터로 음악을 감상하게 되었으므로 지난 가을에는 십 년 된 낡고 값싼 컴퓨터용 스피커를 Marshall로 바꾸었습니다. 며칠 전에 몇 억짜리 스피커를 설치한 음악다방(커피 숍)을 갔는데 DJ가 신청곡을 음반을 찾아 틀어주는 것이 아니라 유튜브로 찾아 들려주고 있었습니다. 정말 이젠 음악다방도 별로 멋이 없는 시대인가 봅니다. 요즈음 서영은, 안마그렛, 엘비스 프레슬리의 노래들, 질리오라 징게티의 <나이도 어린데>, 비키의 <화이트 하우스>, 페리 코모의 <And I love So>, 신승훈의 <I believe>를 자주 듣습니다. 내 채널을 만들었는데(혹시 유료인가?) 음악을 올릴 줄은 모르고 댓글을 달수 있어 좋습니다. 거기에다 시간이 허락할때면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는 수 많은 역사동영상 자료들이라니...방금 은희와 장미리의 <제니파 주니파>를 들었습니다. 행복합니다.

 

덧붙임 : 몇 달전 새로 55인치TV를 구입했더니 이제 구태어 서실에 있는 컴퓨터와 연결시키지 않아도 TV를 통하여 유튜브를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놀랍고 감사한 일입니다.대형 스크린으로 그 어떤 음악도 듣고 볼 수 있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비록 오디오에 딸린 대형 스피커에 연결되지 않아 조금 서운하기는 하지만 성능좋은 TV로 보면서 그 스피커로 들을 수 있게 된 것, 이것은 내 인생에 또 하나의 큰 변화입니다. (2021.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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