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2019년 1-2월기

청담(靑潭) 2019. 2. 28. 23:30



2019년 1~2월기



◯1월 6일 정태영 사돈내외분 내방

사위 부모님께서 아이들과 함께 익산의 우리 집을 방문하셨습니다. 정사장께서는 일직이 건설회사에 근무하실 때 우리 전북에서도 근무하신 까닭에 이곳에 대해 잘 아십니다. 그래서 언젠가 말씀하신 바 있는 고산의 한우를 대접해드리려고 했으나 시간이 여의치 않은데다, 안사돈인 채은희 여사께서 전주 한옥마을을 가보시지 못했다하시므로 일정을 변경하여 곧바로 전주로 갔습니다. 한옥마을 탐방 뒤 우리 집에서 두 분은 쉬시고 아이들은 나와 함께 김제 할아버지와 할머니께 인사를 다녀왔습니다. 사돈집을 방문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닌데 시간을 내어 찾아주신 두 분에게 감사드립니다. 양가가 더 정 깊게 지내시고 싶은 따뜻한 마음의 표현이라고 생각됩니다. 


 


◯1월 7일 베트남 여행

베트남 여행기에 쓰여 있으므로 생략합니다.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그저께(2.26) 김정은이가 66시간의 기차여행 끝에 하노이에 도착한다고 합니다. 트럼프와의 2차 미북정상회담이 잘 이루어져 가시적인 성과가 있기를 빕니다. 북한의 핵 제거 로드맵이 발표되고, 종전선언이 나오고, 북에 대한 경제제재가 해제되는 결정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2001년 내가 상하이를 방문하고 있을 때 김정일이 상하이에 온 일이 있는데, 내가 하노이에 다녀온 지 한 달 여 만에 김정은이 하노이에 갔으니 묘한 일입니다. 오늘(2.28) 아무런 성과없이 회담이 결렬되어 공동발표문도 생략한 채 트럼프는 귀국했습니다. 북한의 전면적인 핵폐기 로드 맵이 보이지 않고 경제재제만 풀어달라는 북한의 요구를 미국이 받아들이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가 재임할 때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인데 실망이 큽니다.

북한이 더 통 큰 결단으로 핵을 완전 폐기하고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이 맺어져 미국과 대한민국의 지원 속에서 경제발전을 이루어나가는 역사적 변화가 빨리 이루어져야만 합니다.


◯1월 12일 남성신년하례회

웨스턴 라이프 호텔에서 개최된 동문회에 예상한 것보다는 많은 동문들이 참석하였습니다. 우리 21회는 서울에서 회장단이 오고 전주와 군산에서도 참석해주어 송지사님을 포함하여 모두 18명이 모였습니다.


◯1월 14일 21세기 병원과 어머니 척추협착

어머니가 오랜 척추협착으로 걷기가 힘드시지만 연세가 있어 수술을 할 수 없습니다. 김제시내 병원을 찾아 자주 주사를 맞으시지만 별 효과가 없었으나 다행이 전주 21세기 병원에서 주사치료를 받고는 효과가 커서 2주 동안 다른 병원에는 가시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내가 차로 모시고 앞으로 여러 차례 모시고 다녀오게 될 듯합니다. 나도 척추협착이 있으나 심하지 않아 가벼운 걷기 운동으로 그런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리한 운동이나 힘든 노동은 절대 하면 안 됩니다. 바로 자극이 와서 불편해집니다.


◯1월 15일 바른정형외과와 퇴행성관절염

일 년 전부터 왼쪽 팔이 뒤로 잘 들어지지 않아서 모 정형외과를 찾았으나 ?심하지 않으니 주사 맞지 마시고 물리치료를 잘 받으세요.?라고 하는 원장말을 믿고 (별로 아프지 않고 생활하는데 큰 지장이 없다보니 물리치료도받지 않으면서) 지내다보니 최근에는 팔이 더 올라가지 않고 왼쪽으로 누워자면 아프기까지 해서 동네에 있는 정형외과를 찾았더니 원장이 《퇴행성관절염》이라며 쾌히 프롤로 주사치료를 해줍니다. 퇴행성이라 나을 수는 없으나 진행을 더디게 할 수 있다고 합니다. 2주 간격으로 두 번 주사를 맞으니 거뜬해져서 물리치료도 중단했습니다. 팔 돌리기 운동을 많이 하라고 합니다.


◯1월 26일 조카딸 다미결혼

조카 딸인 다미가 결혼 했습니다. 다미는 나이는 우리 승원이와 같지만 생일이 빨라 학교도 일 년 먼저 다녔습니다. 신랑은 회사에 다니면서 소개로 만난 청년인데 아주 착하고 반듯한 젊은이라고 하니 큰 축복입니다. 똑똑하고 야무진 다미이니 행복한 가정을 잘 만들어 나갈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객이 엄청 많아 성대한 결혼식이 되었습니다. 유교육장과 우리 동생이 한 시름 놓았습니다. 오늘(2.28) 아버지 집에서 다미가 보낸 선물을 받았습니다. 사업을 하는 조카사위가 취급하는 물품인 듯합니다. 다미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2월 4일 입춘첩

재작년부터 해서체로  <입춘대길 건양다경>을 써서 아파트 입구에 써 붙였었습니다. 작년에는 매우 잘 써졌다면서 문화원장이 한장 챙겨갔더랬습니다. 금년에는 행서체로 써 보았습니다. 친구인 기선이와 해정이가 요청하여 한장씩 주었습니다. 글씨를 배우는 사람으로서 입춘첩을 써 붙이는 것은 하나의 멋입니다. 또 금년 한 해도 우리 집에 좋은 일이 많기를 비는 마음으로 붙였습니다.




◯2월 5일 설 명절

금년 설명절부터 우리 집도 명절 차례상을 차리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양드리가 힘이 들어 도저히 자신이 없다하므로 과감하게 중단한 것입니다. 그러나 성묘는 꼭 하게 되므로 아버지와 함께 과일과 떡과 적반을 준비하여 가지고 가서 고조부 증조부 조부까지 약식 차례를 올렸습니다. 처가에도 강력하게 권유하여 차례상 차리는 것을 중단하게 되니 새언니께서 너무나 고마워하십니다. 아들과 딸은 열흘 전 다미 결혼식 때 내려왔으므로 오지 않도록 했습니다. 승원이는 시부님들과 함께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다고 합니다.

딸 내외가 조만간 함께 인사차 내려온다고 하기에 곧 우리 부부가 서울에 가게 되니 그 때 만나면 되므로 굳이 오지 말도록 한 것입니다. 부모자식간에도 명절을 힘들게 보내지 않도록 서로 배려해야 합니다.

30여년 전부터 명절이면 으레 후배인 김교수가 내려와 김선생과 함께 셋이서 만나 술 한잔을 하게 되는데 종종 과음을 하게 됩니다. 이제 그만 둘 나이가 되었습니다. 첫째는 아들 며느리가 오면 어른으로써 마땅히 함께 저녁식사를 하는 것이 도리이고 또 명절 전야에 음주를 과도하게 하게 되는 것도 어른으로서 그리 좋은 모습이 아닙니다. 오랜 정과 의리도 좋다지만 며느리를 얻게 되면 과감하게 중단할 생각입니다. 멋진 시아버지 모습을 보여주어야죠.


◯2월 8일 박안과와 황반변성

부부가 친구 병원인 박안과를 찾았습니다. 작년에 박안과에서 검사 결과 황반변성이 있어 3개월마다 정기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다행이 더 진행되지 않았다고 하니 또 안심입니다. 대략 90%가 건성인데 건성(비심출성)은 진행속도가 느리고 시력에 큰 영향은 없으나 습성(심출성)은 진행속도가 빠르고 시력보존을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시력은 원거리는 좋아져서 0.9(왼) 0.6(오른)이 나왔지만 근거리는 매우 나쁩니다. 원거리와는 반대로 오른쪽 눈이 더 잘 보이기는 한데 난시성입니다. 안경 없이는 신문을 보거나 컴퓨터를 하기 힘들어 졌습니다. 내가 벌써 노인이 되어버려 안경 없이는 독서도 못하는 신세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황반변성을 악화시키지 않으려면 다음과 같은 조치가 필요합니다.

1. 현재는 루테인을 먹고 있는데 지아잔틴도 필요하다고 합니다. 두 성분을 함유한 보조약품이 있습니다.

2. 오메가3도 먹으면 매우 좋다고 합니다.

3. 햇빛을 보지 않도록 밖에서는 썬 글라스를 착용해야 합니다.

4. 커피, 계란 노른자, 시금치, 노란호박 등 색깔이 짙은 채소와, 과일이 좋다고 합니다.

양드리는 시력변화는 나와 같은데 바람이 불면 눈물이 흘러 간단한 시술을 받았습니다. 또 백내장 초기이니 주의하라고 합니다.


◯14일 신촌 세브란스와 가족 식사

지난 달에 양드리의 류마티스 검사가 있었기에 그 결과를 상담하기 위해 상경한 것입니다. 다행이 류미티스는 아니고 손발의 이상증상은 퇴행성 관절염이라고 합니다. 호르몬제로 근근이 유지되고 있기는 하나, 힘든 일은 절대 해서는 안 됩니다.

점심을 먹고 집에 도착하여 효창공원으로 운동을 다녀왔습니다. 저녁식사는 여섯 가족이 모두 모여 함께 했습니다. 사위인 정박사가 밥값을 내려 하는데 후다닥 아들 이대표가 나섭니다. 형님 오빠 노릇 잘하고 있습니다.


◯15일 믿음내과 아버지 건강

건강검진으로 위내시경을 하시니 작년에 전북대병원에서 이형성증 진단을 받은 부위가 혈흔이 보이고 모양이 변형되어 조직검사를 하고 며칠 입원하여 위를 보호하게 되었습니다. 조직검사 결과 위궤양이 심해진 탓이고 암으로 진행한 것은 아니라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다음 달에 전북대에서 다시 확인을 하기 위해 예약을 했습니다.


◯18일 육일회 정기모임

36명의 회원 중 무려 30명이 참석하셨습니다. 이 번 정기인사에서 다섯 분이 정년퇴임을 하시게 되어 축하드렸습니다. 한 분씩 요즈음 근황을 말씀하시는데 일단 퇴직 후엔 『당분간은 무조건 계획 없이 놀자』라는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답사는 예정대로 6월 15일 경에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19일 문화원 대보름행사

익산문화원에서 20여 년 전, 단 한 번 해본 대보름 행사를 재현한다고 합니다. 찰밥, 김, 김치, 부럼과 막걸리가 마련되고 윷놀이, 제기차기, 화살꽃기 등의 게임이 벌어지고 무대에서는 춤과 농악등 공연이 펼쳐졌습니다. 약 200여명의 회원들이 모였고 막걸리는 존경하는 친구인 전경욱 교장이 내셨다고 합니다. 이재호 원장께서 의욕을 가지고 많은 문화행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처음이라 미약했지만 행사를 시행하는 의의는 크다고 봅니다. 내년에는 좀 더 다채로운 행사를 계획한다고 합니다.

보름날인 오늘 우리 집에서도 찰밥과 탕을 끓여서 맛있는 점심을 하였고, 저녁은 문화원 행사장에서 먹게 된 것입니다.


◯22일 맥시마 점검과 마이카 30주년

오늘 닛산 전주 서비스센터를 찾아 1,000KM 주행 점검을 받았습니다. 금년 2월은 내가 마이카족이 된지 꼭 30년이 됩니다. 어린 시절 자전거가 무지 갖고 싶었으나 형편상 청소년 시절에는 소원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1980년대 중반부터 일반 서민들도 서서히 자가용을 구입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경제력이 미미한 나는 차마 그런 용기는 내지 못하고 1985년에야 작은 50cc 오토바이를 사서 마이카 욕구를 대신했습니다. 그러다가 1989년 2월 드디어 큰 용기를 내서 로얄살롱 중고차를 구입하여버렸습니다. 큰 맘 먹고 남들보다는 조금 빨리 큰 소원을 이룬 것이었습니다. 우리 학교 50여명의 교직원 중 무려 네 번째로 마이카족이 되었습니다. 이것은 내 인생에 있어 가히 혁명적인 일이었습니다. 마치 아파트 하나가 더 생긴 것 같은 감동이었습니다. 나의 〈MY CAR HISTORY〉입니다.

●대우 로얄살롱(1989~1992)

●기아 프라이드(1992~2001)

●대우 레조(2001~2008)

●삼성 SM5(2008~2018)

●닛산 맥시마(2019~ )

몸과 정신이 모두 건강해야만 능히 차를 운전할 수 있습니다. 오늘 하동․광양을 다녀왔는데 320KM를 운전하려니 상당히 조심스러웠습니다. 이제 준대형차를 구입하였으니 아끼고 조심해서 사고 없이 15년을 자알 타려 합니다. 그러고 나면 내 나이가 80세가 넘습니다. 건강이 잘 유지된다 하더라도 그 때쯤이면 운전대를 놓고 기차, 고속버스, 택시나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듯싶습니다.


◯24일 건강검진 선물

아들과 딸이 건강보험공단에서 실시하는 건강검진만 받고 있으므로 금년에는 고교 동창인 백완기 친구가 운영하는 《우리원 헬스케어》에서 종합검진을 받도록 검진비를 지원했습니다. 우리 부부는 오십 세가 넘어서야 종합건강검진을 받아보았는데 그것도 직장을 가지고 있고 경제적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따져보니 나 역시 큰 비용이 드는 종합검진은 겨우 평생 네 번 정도 받아본 듯합니다. 작년에 《우리원 헬스케어》에서 양드리와 함께 받아보고서는 우리 부부 뿐 만 아니라 아이들도 지금부터 정기적으로 종합검진을 받기를 권했습니다. 우선 처음 시작이 어려우므로 검진비를 지원해 준 것인데, 아들과 딸은 대단히 능동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어 흐뭇합니다.


◯2월 25일 이쁜 딸 경사

우리 이쁜 딸이 작년가을에 사랑하는 정준호와 인륜지대사인 결혼을 하더니만 모교인 S대 박사과정에 합격을 했었습니다. 이번에는 본인이 원하던 SK대 한국어교육원 대우전임강사 선발에 합격하여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여러 대학을 옮겨가며 강의를 해 왔는데 이젠 원하던 대학에 정착하여 편안한 마음으로 근무하면서 박사과정을 하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입춘대길 건양다경입니다.


◯27일 쌍계사와 섬진강 매화길 답사

꼭 2년전 이 맘 때 쌍계사와 지리산 삼성궁을 다녀왔으니, 만 2년 만에 다시 섬진강와 쌍계사를 찾았습니다. 아직 매화가 미처 제대로 피지 않은 것은 잘 알지만 주말이면 자동차 홍수라 홍쌍리청매화마을을 찾을 엄두도 나지 않는데다가 작품준비로 두 사람 모두 바쁘니 한가할 때 그냥 다녀오기로 합니다. 여행객들이 적어 쌍계사가 한가롭습니다. 섬진강을 푸르고 아름답습니다. 매화마을은 벌써 여러 차례 찾았지만 그동안은 자동차와 인파에 치여 대충보고 왔으나 오늘은 뒤편 둘레길을 찾아 한참을 걸어도 봅니다. 매화는 막 피기 시작했는데 대략 30%정도 핀 듯합니다. 그러나 그리 크게 아쉽지는 않습니다. 사실 완전히 핀 매화보다는 꽃망울을 맺고 있거나 막 피기 시작한 매화가 더 싱싱하고 탱탱하며 더 푸르고 예쁘기 때문입니다. 매화나무는 우리 시골집 정원에도 몇 그루 있고, 과일밭에도 여러 그루가 있으니 아마도 한 열흘쯤 지나면 피기 시작하지 않을까 싶고, 그것으로 매화꽃에 대한 아쉬움은 충분히 달랠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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