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

주하양화도(제28회 전국서예전람회)

청담(靑潭) 2019. 12. 29. 14:32

 

舟下楊花渡(주하양화도)

양화 나루를 배로 가며

신용개(申用漑1463-1519)

 

水國秋高木葉飛 수국추고목엽비

 

沙寒鷗鷺淨毛衣 사한구로정모의

 

西風落日吹遊艇 서풍낙일취유정

 

醉後江山滿載歸 취후강산만재귀

 

강마을에 가을 깊어 나뭇잎 날리는데

오목한 모래밭위 갈매기 해오라기 깃털 깨끗하다.

해는 지고 갈바람 거룻배에 불어오니

취한 후엔 강산을 가득 싣고 돌아가리.

♧ 번역은 내가 느낌이 드는 대로 살짝 고쳐 보았다.

 

2020 대한민국서예전람회

 

 

 

어구(語句)

楊花渡 : 마포 양화나루. 서울 三鎭(삼진)의 하나로 지금의 楊花大橋(양화대교, 남쪽 양평동 4가와 

        북쪽 서교동을 잇는 다리) 부근임.

水國 : 물의 고장. 강이나 호수가 있는 지역. 강마을.

秋高 : 가을이 깊어짐. ‘가을에 하늘이 높아짐’의 뜻으로 秋高馬肥(추고 마비)또는天高馬肥(천고마

       비) 곧‘하늘이 높고 말이 살찐다’고 함.

沙塞 : 산이나 내로 둘러 싸여서 外敵(외적)이 침입하기 힘든 要塞(요새). ‘오목한 모래밭’의 뜻으

       로 썼음.

鷗鷺 : 갈매기와 해오라기.

西風 :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 갈바람. 하늬바람. 가수알바람.

遊艇 : 유람선. 遊船(유선).

 

감상(鑑賞)

한강을 유람하는 조그만 배를 타고 양화 나루를 지나며 읊은 시. 강마을에 가을 깊어 낙엽은 날리고, 杜甫(두보)가 읊은 대로 ‘강물이 파라니 갈매기 더욱 희다[江碧鳥猶白]와 같은 모습이다. 물론 두보는 봄 풍경을 읊었고 이 시는 가을 풍경이라는 차이는 있지만. 해는 저무는데 시원한 가을바람이 배에 불어오니 술 몇 잔 마시지 않을 수 없었으리라. 이 아름다운 강산의 정취를 배에 가득 싣고 집에까지 지니고 가고 싶다고 하여, 서사와 서정이 잘 어우러진 좋은 작품이다.

 

신용개(申用漑1463-1519)

개설

본관은 고령(高靈). 자는 개지(漑之), 호는 이요정(二樂亭)·송계(松溪)·수옹(睡翁). 대제학 신장(申檣)의 증손으로, 할아버지는 영의정 신숙주(申叔舟)이고, 아버지는 관찰사 신면(申㴐)이다. 어머니는 우군사용(右君司勇) 정호(丁湖)의 딸이다. 김종직(金宗直)의 문인이다.

생애 및 활동사항

1483년(성종 14) 사마시에 합격하고 1488년 별시문과에 병과로 급제, 그 해 처음으로 승문원정자에 등용되었다. 그 뒤 수찬·교리를 역임하였으며, 1492년 사가독서(賜暇讀書)를 하였다. 1494년 지평(持平)이 되었으나, 간언(諫言)으로 문제가 되어 평시서령(平市署令)으로 좌천되었다. 곧이어 이조정랑이 되었으며, 1497년에는 검상(檢詳)이 되었다.

이듬해 무오사화로 김종직의 문인이라 하여 한때 투옥되었으나 곧 석방되어 직제학을 거쳐 도승지가 되었다. 1502년 왕을 기피하는 인물로 지목되어 충청도수군절도사로 좌천되었다가, 이듬해 형조판서를 거쳐 예조참판이 되어 명나라에 사신으로 다녀온 뒤 갑자사화에 연루되어 전라도 영광에 유배되었다.

1506년(중종 1) 중종반정 후 형조참판으로 서용되었으며, 이어 홍문관과 예문관의 대제학을 역임하였다. 이듬해 성희안(成希顔)과 함께 명나라에 가서 고명(誥命)을 받아온 공으로 원종공신(原從功臣)이 되었다. 그 뒤 대제학·우참찬과 대사헌을 거쳐서 이조·병조·예조의 판서를 역임, 우찬성이 되었다.

1516년에 우의정에 오르고, 1518년 좌의정에 이르렀다. 기품이 높고 총명하여 문명을 떨쳤을 뿐만 아니라, 활쏘기 등 무예에도 뛰어나 문무를 겸비하였다. 인품 또한 꿋꿋하여 범하지 못할 점이 있어 당시 선비들의 중심 인물이 되었다.

일찍이 성종은 신용개의 높은 학덕을 사랑하여 어의(御衣: 임금의 옷)를 벗어 입혀준 일이 있었다고 한다. 시호는 문경(文景)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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