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灘亭原韻
춘탄정(春灘亭)에서 처음 시운을 놓으며
李之榮(18세기-19세기초?)
靑山不墨萬古屛 청산불묵만고병
流水無絃千年琴 유수무현천년금
山中好友林間鳥 산중호우임간조
世外淸音石上泉 세외청음석상천
푸른 산은 그리지 않아도 만고의 병풍이고
흐르는 물은 줄이 없지만 천년의 거문고네.
산속에서 좋은 친구는 숲속의 새들이며
세상 밖 맑은 소리는 돌에 솟는 물소리다.
白雲無心抱幽石 백운무심포유석
玉泉有情含明月 옥천유정함명월
花落前庭憐不掃 화락전정련불소
月明窓外愛無眠 월명창외애무면
무심한 흰 구름은 그윽하게 돌을 감싸고
정겨운 맑은 샘은 밝은 달을 머금는다네.
앞뜰에 꽃 떨어져도 안쓰러워 쓸지 않고
창 밖 달 밝으면 그리움에 잠 못 이룬다.
半窓月落梅無影 반창월락매무영
夜中風來竹有聲 야중풍래죽유성
彈琴邀月來花徑 탄금요월래화경
詩句移雲到竹窓 시구이운도죽창
쪽 창에 달이 지면 매화 그림자 사라져도
밤중에 바람이 불면 댓잎 소리 들린다네.
거문고 타며 달 맞으면 꽃길로 달이 뜨고
구름 같은 시구가 대나무 창에 스며든다.
萬事無心一釣竿 만사무심일조간
三公不換此江山 삼공불환차강산
臨溪美石帶月歸 임계미석대월귀
處士風流水石間 처사풍류수석간
어떤 일도 관심 없고 오로지 낚시만 해도
삼정승과 바꿀 수 없는 이 같은 강산이네.
개울가 돌에서 놀다 달이 뜨면 돌아가니
은둔 선비의 풍류가 자연 속에 있다하리.
▣춘탄(春灘) 이지영(李之榮)과 춘탄정(春灘亭)
한시 「춘탄정을 짓고서」의 작가 이지영(李之榮)은 전라남도 화순군 능주 출신으로, 본관은 광산, 자는 망지(望志), 호는 춘탄(春灘)이다. 청심당(淸心堂) 조원(調元)의 후손이며, 용암(龍庵) 일주(一柱)의 아들로서 채제공(蔡濟恭 1720-1799)의 문인이다.
춘탄정(春灘亭)은 춘탄(春灘) 이지영(李之榮)이 지은 정자인데 현재는 사라지고 없다. 전남 화순군 춘양면 용두리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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