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2021년 4월기

청담(靑潭) 2021. 5. 1. 17:09

2021년 4월기

 

4월 한 달도 정말 빨리 가버렸습니다. 금년 봄은 유난히 계절이 빨라서 3월부터 피기 시작한 온갖 꽃들이 지금까지 삼천리 방방곡곡을 물들이고 있습니다. 5월에야 실감하는 온 산의 녹음도 이미 4월중에 우거져 마치 한 달은 빠른 느낌입니다. 방송뉴스로는 17일이 빨랐다고 보도합니다. 4월이면 꽃이 피고 5월이면 산과 들에 녹음이 물드는 우리의 기존 계절관이 바뀌어 갑니다. 과학의 발달로 인한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만 변하는 게 아니라, 환경파괴로 인하여 지구의 자연현상마저도 피부로 충분히 느낄 수 있을 만큼 무섭게 바뀌고 가고 있는 겁니다. 코로나 19의 기세는 여전하여 사회적 거리두기는 계속 연장되고 그어떤 모임도 가질 수 없습니다. 

 

■아버지께서 준비하시는 부모님의 묘비 전면 글씨를 완성하였다. 아직 글씨를 배우는 과정이라 감히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나 부모님의 묘비이므로 용기를 내어 겨울동안 연습하여 완성한 것이다. 비석에 새기게 되면 많이 부끄럽겠지만, 서예가들이 아니면 감히 못하는 일인데, 자식이기에 직접 쓰는 것도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다 싶어 연습생 수준임에도 용감하게 도전한 것이다. 아버지께서도 흡족하게 여기시니 다행이다. 덕분에 해서가 많이 좋아졌다.

 

■어머니 병세가 크게 호전되셨다. 선망증세가 사라지고 치매현상도 거의 사라지니 천만다행이다. 아버지의 정성과 자녀들의 작은 효심들이 모여 이루어 낸 것인가 싶다. 다만 연세가 90이신지라 기운이 많이 쇠하시고 협착으로 인한 다리 힘이 약한 것은 잘 견디어 나가셔야만 할 일이다.

 

■군산 자양중에서 교무부장을 맡았던 신기섭 선생이 작년에 교감으로 승진하였으나 교육청에서는 인사발령발표가 아예 없고, 홈페이지에 게재조차 하지 않아서 나는 최근에야 우연히 알게 되었다. 전화로 물어 볼 수도 없는 일인지라 매우 궁금하고 걱정만했는데 다행히 정년 2년을 남기고 발령을 받아 마치 내 일 인양 기쁘고 그래서 더욱 크게 마음속 깊이 우러나는 축하해 드렸다.

 

■시골집에 꽃은 되도록이면 더 이상 심지 않기로 했으나 그게 어디 쉽나요? 동백 3그루(붉은 겹동백, 분홍 향기나는 겹동백, 재래 홑동백)와 모란 두 그루, 수국 한 그루를 사서 심었다. 장차 크게 자라서 아름다운 꽃을 만발해줄 홑동백에 대한 기대가 크다. 

 

■금년부터는 텃밭 농사를 온전히 내가 하게 되었다. 아버지께서 어머니 병구완으로 그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지만, 이제야 나이 70에 아버지 도움 없이 농사독립을 했다고나 할까? 

◯심고 있는 작물 : 감자 생강 오이 가지 토마토 수박 호박 참외 대파 옥수수 고추 고구마 들깨 아욱(씨)

◯현재 심어져 있는 작물 : 당귀 부추 상치 쑥갓 쪽파 방풍  취나물

◯8월 이후 심을 작물 : 쪽파 당근 시금치 배추 무

 

■코로나 19시대에 누구나 그렇지만은 한 달내내 하루일정은 여일하였다. 오전에는 문화원서예실에서 글씨쓰기, 점심은 김밥을 싸가서 먹고, 오후에 공원에서 한 시간 운동, 이동하여 시골집 정원 텃밭 과일밭 가꾸기, 다시 이동하여 어머니 찾아뵙기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기다. 토요일에 짬을 내어 대아리 수목원과 옥정호에 다녀온 게 산행 나들이의 전부이고 밀양 울산 경주여행은 취소하였다. 

대아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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