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2021년 6월기

청담(靑潭) 2021. 6. 30. 02:43

2021년 6월기

1일 : 어머니 직접면회

5월중 김제에서 코로나19 집단 발생 사태로 면회가 전면 중단되어 부득이 핸드폰 화상으로만 뵙다가, 다행이 면회가 허용되어 어머니 첫 직접 면회가 이루어졌습니다. 아버지, 숙희, 세희와 함께 코로나 간이검사를 받고 면회실에서 뵈었습니다. 많이 수척해지신 모습이나 말씀은 잘 하십니다. 병원생활에 대한 불편한 말씀을 하시지 않아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후 6월동안 3번의 면회가 더 이루어졌습니다. 여섯 자식들과 며느리와 사위들, 나은 다미 승수 승원 현민이 부부 등 손자 손녀들도 면회를 함께 했습니다.

 

2일 : 코로나19 백신주사

왕원기 이비인후과에서 아스트라 제네카 백신주사를 맞았습니다. 2차주사는 8월 18일로 정해졌습니다. 8월이면 65세 이상 노인들의 주사가 모두 끝나고 전 국민의 50%가 맞게 된다니 모두가 정상적인 일상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조만간 사회적 거리두기는 지역에 따라 현재의 4명이하에서 6명이하 또는 8명이하까지 허용이 되는 곳도 있게 된다고 합니다.

 

4일 : 대한민국서예전람회 입상자 발표

행초서 종남별업(終南別業)이 입선하였습니다. 당나라 시인 왕유(699-759)의 시로 <종남산의 별장>입니다. 종남산은 장안에 있는 산으로 당나라 시인들의 시에 많이 오르내립니다.

 

6일 : 논산 탑정호

논산탑정호에 있는 수변생태공원을 찾아 운동하고 가까이 위치한 계백장군유적전승지를 찾았습니다. 호수를 가로지르는 다리가 개통되었는데 많이 힘들어서 멀리서 구경만 하고 왔습니다. 저녁에는 야경이 멋있다고 합니다.

8일 : 어머니 경관영양

어머니께서 음식물을 삼키기가 힘드신지 죽마저도 거부하시므로 부득이 경관영양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코에 관을 넣어 음식물을 넣어드리니 이제 어머니의 건강회복은 어려운 것으로 판단됩니다. 아버지의 슬픔은 차마 옆에서 보기에도 애처롭습니다. 자녀들과의 대화시 어머니 말씀만 나오게 되면 그저 울음을 참지 못하십니다. 슬픔을 억제하시지 못하시고 하루 24시간을 오직 어머니 생각으로만 지내십니다. 원래 성품이 여리시고 감성적이셔서 충분히 이해는 합니다만 그 슬픔을 억제하시는 힘이 너무 없으십니다. 이제 자식들은 아버지 건강을 더 염려하게 되어버렸습니다. 너무 수척해시셨는데 다행이 군산 큰 동생집에서 2주간 지내시며 건강을 회복하시고 김제로 다시 오셨습니다. 하루일과를 정하여 오전에 신문보시는 일, 병원다니시며 물리치료 받으시는 일, 돌제에 가녀가시는 일, 친구들 만나 점심 같이 하시는 일 등으로 계획적이고 건강한 생활을 하시도록 말씀 드렸습니다. 아버지의 건강에 대한 딸들의 걱정이 여간 큰 게 아닙니다. 요양보호사 허여사님이 일주일에 세 번, 하루 2시간씩 가사일을 돌보아주시게 되었습니다. 매우 다행입니다.

 

9일 : 유성준 교수댁 방문

황경동 유성준 교수의 초대를 받아 가원과 다녀왔습니다. 1977년 봄, 선친인 유흥철 선생께 큰 동생 선희 결혼식 주례를 부탁드리기 위해, 그리고 결혼식후 선물을 드리기 위해 두 번이나 이 집을 찾은 기억이 생생합니다. 본디 잘 지어진 집을 수년 전 유교수부부가 지내기 편하게 리모델링하고, 정원도 잘 가꾸어져 있습니다. 다만 큰아버지인 삼림가 유흥순씨가 심은 울창한 숲이 온 집을 둘러 고 있어 매우 답답하기는 하나 마치 숲속의 한국인 영주가 사는 집 같습니다. 경기도에 살고 있는 유교수는 한 달에 한번 부부가 내려와 제초작업을 하는 등 집을 관리하며 일주일 정도 지내다가 올라간다고 합니다.

12일 : 예술의 전당과 가원생일

내일이 우리 가원의 생일입니다. 오늘 미리 올라가서 예술의 전당에서 개최되는 대한민국서예대전 전시회를 관람하기로 합니다. 가원작품은 2차에 전시되므로 오늘 볼 수 없습니다. 예년에 비해 입선작들의 수준이 높아 놀랍습니다. 내 작품은 이곳 예술의전당에서 7월 2일부터 4일까지 전시됩니다. 작년에 전시가 취소된 바 있는데 이번에 찾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저녁에 가족이 처제집에 모여 축하파티를 열었습니다. 이쁜 딸이 준비한 생선회로 아들과 거나하게 취했습니다.

16일 : 가원 코로나 백신과 선산 도로작업

오전에 왕원기 이비인후과에서 백신주사를 맞았습니다.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고 평소혈전증세도 있는데 당당히 맞는다하는 용기가 가상합니다. 초등학교때 뇌염주사를 맞고 혼수상태에 빠진 적이 있는 이쁜 딸도 용감하게 맞았다 합니다. 아무일도 없어 큰 다행입니다.

오후에는 초등학교 친구인 영수의 도움을 받아 포크레인을 이용하여 선산으로 들어가는 길을 내고 자갈을 깔았습니다. 시제 때 어른들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들도 오르내리기 불편한데다 곧 추모비를 건립하기 위해 포크레인이 들어가야하므로 불가피하게 취한 조치입니다. 어른들은 산소를 둘러싼 등성이를 뚫어 길을 내는 것이 불가하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내 눈에는 드나들기 편리하도록 훤하게 길이 뚫린 선산이 오히려 보기에 좋습니다. 언젠가는 후손들이 보다 선산을 편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내 돈을 들여 선산 전체면적에 벽돌을 까는 작업을 하려 합니다. 장손으로 그 정도의 책임을 지는 것은 즐거운 일이고 살아생전에 집안을 위한 하나의 봉사입니다.

 

20일 : 금마 구룡마을 탐방

금마 사자암 가는 길에 있는 구룡마을은 미륵산 등산길이라 수없이 다녀왔지만, 언젠가부터 유명해진 대나무숲은 미처 찾은일이 없습니다. 대밮숲길 산책은 평소 사자암 오르던 길에서 시작했습니다. 구룡마을을 둘러보니 역시 전통있는 마을이라 싶고 대밭의 면적이 대단합니다. 소재선 선생이 이 마을의 이장일을 보고 있는데 글씨 쓰실랴 농사 지으시랴 이장일 보시랴 무지 바쁘다고 합니다. 가원이 힘들다하며 대밭숲을 다 돌아보지는 못했습니다.

21일 : 부모님 추모비 건립

아버지께서 작년 가을부터 추진한 사업입니다. 추모비이므로 당연히 자식들이 세워야하지만 아버지 친구분들이 살아계시면서 당신들의 돈으로 미리 세운다하므로, 아버지도 결정하신 것입니다. 어찌나 서두르시는지 묘비명을 연습할 시간이 충분하지 못해 내가 쓰는 것을 포기했으나 다행이 석재공장에서 겨울 지나고 봄에 하자는 바람에 지난 1-2월 두 달간 맹연습하여 내 글씨로 새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직 연습생수준이라지만 그래도 5년간이나 글씨를 쓰고 전국대회에서 입선도 하고 있는데 그냥 컴퓨터 글씨로 새기고 말았다면 두고두고 후회했을 것입니다. 아버지의 지나친 서두르심과 채근이 빚어낸 일이었습니다.

24일 : 건강검진

신뢰하는 복음내과에서 받았습니다. 위는 여전히 위염과 상피화상 등이 있으나 용종은 없습니다. 위의 용종은 복음내과에서도 직접 제거하지 않고 큰 병원에 가서 떼어내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2년 전 검사후 다시 하루 입원을 시키며 용종을 떼 내던 김제 믿음내과에 불평했던 것은 제가 잘 알지 못한 탓이었습니다. 대장의 용종은 큰 것 하나와 작은 것 하나를 제거했다고 하고, 복부초음파와 경동백 초음파 검사 결과 큰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27일 : 선산제초작업

6월중에 반드시 제초제를 뿌려야합니다. 그냥두면 추석때 수풀숲이 되어버립니다. 태균아저씨의 제초작업 도움을 받으려 했지만 빠쁘다 하므로 마냥 기다릴 수 없어 나 혼자서 긴 낫으로 풀을 베고 제초제를 뿌렸습니다. 힘이 들어 전체를 다하지 못했으므로 언젠가 날을 잡아 남은 부분도 마저 해야할 듯 싶습니다. 추모비 부근에 잔디를 심은 날 하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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