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2021년 3월기

청담(靑潭) 2021. 4. 2. 22:46

3월 한 달이 어떻게 그리 빨리도 가버렸는지 기억조차 잘 나지 않습니다. 보궐선거 뉴스, 신춘휘호대전 작품제출, 배구 도드람V리그 관람, 어머니 병간호 등으로 한 달이 바람처럼 휘익 지나갔습니다.

 

■9일 : 육일회 점심

임영옥 교장, 정조 교장의 정년퇴임을 축하하는 점심식사 자리를 마련하여 전경욱 교장과 넷이서 함께 하였습니다. 임교장은 고향에 시골텃밭 경영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정조교장은 여전히 방콕이 제일 좋다 합니다.

 

■10일 : 정읍 피카소전시회 관람

정읍시립미술관에서 개최되고 있는데 파블로 피카소(1881-1973)의 판화, 도자기, 은 접시, 유화 및 드로잉 등 수백점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또 동시대 브라크, 마리 로랑생, 마르크 샤갈, 살바도르달리, 호안 미로, 장 포트리에, 장 드뷔페, 모리스드 블라맹크, 루치오 폰타나의 작품도 전시되고 있습니다. 무료로 피카소식 사진이 나오는 카메라 시스템이 있어 무척 재미있습니다. 가원과 한 장씩 찍었습니다. 

 

■13일 : 조카 유현민 결혼식

현민이가 신도림 웨딩시티에서 아주 행복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같은 회사에 다니는 신부는 키도 크고 예쁘고 상냥하기까지 합니다. 유교육장과 은희 동생이 큰 복을 받았습니다. 두 사람은 참석자들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우리 두 사람은 운명처럼 만났습니다. 서로 사랑하고 결혼을 합니다. 예쁜 아기를 낳아 잘 키우겠습니다.》신랑 유현민과 신부 홍세진이 함께 낭독한 저 몇 마디 말속에 저 두 사람의 모든 꿈과 미래가 함축되어 담겨 있습니다. 참 아름다운 두 사람입니다. 폐백에서 인사를 받으면서 크게 칭찬하였습니다. 우리 현민이 참 장합니다. 반드시 최고로 행복하고 아름다운 가정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23일 : 어머니 병환

갑자기 譫妄症 症狀을 보이셨습니다. 31일까지 매일 한 두차례 김제 부모님 댁에 가고, 경우에 따라 잠을 자면서 제일 신경정신과에서 진료를 받고 4월 1일 김제 치매노인안심센타에 환자 등록을 마쳤습니다. 치매치료약을 드시기 시작한 어제와 오늘 별 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천만다행입니다. 이번에 발생한 섬망증상은 만약 치료가 되지 않는다면 큰 결단을 내려야 할 만큼 아버지와 제가 도저히 견딜 수 없는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이만큼 이나마 우선하신 모습에 신에게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24일 : 나의 생일

내가 세상에 태어난 지 68년, 예순 아홉 번째 생일입니다. 우리 세대는 음력으로 기록되어 이미 지난 달에 친구들로부터 축하를 받았는데 오늘 양력날짜를 챙겨서까지 축하를 해준 지인들에게 큰 감사를 드립니다. 아들과 딸, 외사촌인 의사 종렬 동생, 이치수 교장, 김호길 교감, 두 처제님, 동생 숙희, 그리고 박봉규, 백완기, 박민규 친구 등이 밴드를 통해 축하해 주었습니다.

원래 선희 동생이 내 생일을 축하한다면서 두 부부가 식당에서 식사를 하자고 제안하였는데, 내가 <이왕이면 부모님과 함께 부모님 집에서 하자>며 횟감을 준비하여 술 한 잔 하자고 약속하였더니만 갑작스런 어머니 병환으로 취소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마침 어머니 병환 때문에 내려온 은희, 세희 동생, 가원, 부모님까지 여섯이서 세희가 사온 케이크로 축하를 해주었습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어머니에께 <저를 낳아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진실로 감사의 말씀을 드렸습니다. 부모님이 1953년 음력 2월 12일(당시 양력 3월 26일)낳아주신 큰 은혜로 나는 세상에 태어나서 교사가 되어 가원과 결혼하여 아들 딸 낳고, 교장으로 정년퇴임하여 모든 면에서 아주 만족스럽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26일 : 신춘휘호대전 작품 제출

처음으로 예서작품을 제출하게 되었습니다. 작년 11월에 예서를 시작했는데 겨우 한 달 만인 12월부터 문화원이 문을 닫은 데다가, 부모님 묘비명을 연습하느라 제대로 준비를 하지 못하였습니다. 전혀 작품이 안 되면 제출을 하지 않으려다가 많은 시행착오 끝에 그래도 예서모양은 나와서 제출을 하게 되었습니다.

 

學到用時方恨少(학도용시방한소)

학문은 쓸 때 이르러 적음을 한탄하고

事非經過不知難(사비경과부지난)

일은 지나보지 않으면 어려움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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