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壬寅年(2022) 7月

청담(靑潭) 2022. 7. 31. 17:51

壬寅年(2022) 7月

□7일 : 수타리 모임

코로나로 인해 2년 반 만에 가진 모임입니다. 총무인 한교장께서 그동안 크게 아프셔서 고생을 많이 하셨고 지금은 거의 회복된 단계라고 합니다. 참으로 다행입니다. 은퇴자들에게는 그저 건강을 지키는 일이 가장 소중한 일입니다. 이제는 소유의 삶이 아닌 존재의 삶에 충실해야 합니다.

 

□9일 : 할머니 묘소 참배

그저께가 할머니 기일입니다. 9988234를 행하시고 돌아가신 할머니가 가신지 17년입니다. 99년간(100세) 누구보다 건강하게 사시다가 이틀 밤 병원에서 주무시고 다음날 아침 조용히 하늘나라로 가신 할머니신지라 제가 할머니의 고종명(考終命)을 많이 자랑합니다. 아버지도 그런 복을 가지실 수 있고, 나 역시도 그런 죽을 복을 가질 수 있을까요? 어쩌면 그럴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날씨 관계로 오늘 참배를 하게 되었고 아버지를 뵈러온 셋째 은희 동생과 유교육장도 함께 했습니다.

 

□14일 : 서가협회 익산지부 임원회의

다음 달에 있을 익산야행 서예전시행사는 여송 김계천 선생님이 직접 운영하시기로 합니다. 작년에 지부에서 운영해 보았으나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였고 애만 썼으므로 원래대로 변경한 것입니다. 가을 지부전에 전시할 작품 선정에 대한 협의가 있었습니다.

 

□15일 : 종남회 모임

고향 선후배들의 모임으로 연 4회 모임이 적절하다고 생각되는데 강 회장님이 2개월마다 모이는 것을 원하여 금년부터 시행하고 있는데, 이번에 묘한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원만한 지속이 쉽지 않을 듯싶습니다.

 

□16일 : 대전 김호연재 공모전과 세종시 방문

금년부터 직접 참석하여 휘호를 하는 방식으로 변경하여 접이식 책상을 구입하여 참가하였습니다. 가원의 그림이 아주 우수하게 잘 그려졌습니다. 그런데 대덕문화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이 대회는 지난 2년간의 운영과 심사결과 모습으로 볼 때 그다지 믿음직스럽지는 않습니다. 가원이 김호연재라는 여성에 대한 호감도가 크고 따라서 이 대회에도 매우 큰 관심과 애정을 가진 대회이기는 하나, 이후 참가 여부는 불투명합니다. 새로 출발한 대회이므로 기존의 서예문인화대회들과는 차별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을 텐데 전혀 그렇지 못하다고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이곳 대덕구는 옛 회덕현입니다. 가원이 창작하는 동안 운동삼아 회덕향교를 방문하였습니다. 향교는 산속에 조용하게 자리하고 있고 회덕현감들의 공덕비들은 회덕동 동사무소앞에 진열되어 있습니다. 

대전에 간 김에, KTX를 타고 오가며 곁으로만 지났던 대한민국의 행정수도 세종특별자치시를 찾아보았습니다. 2012년 7월 1일 출범하였으니 꼭 10년이 되었는데 이제야 가보게 됩니다. 대덕구에서 세종시까지 연결되는 고속화도로가 연결되어 있어 쉽게 찾았습니다. 금강을 두고 양안에 건설된 세종시는 마치 다른 나라 도시 같습니다. 국립세종수목원의 크기가 대단하고 잘 가꾸어 져 있어 과연 행정수도의 공원 같은 위용을 보여 줍니다. 무덥기는 하고 공원은 너무 넓어서 도무지 모두 구경하기는 불가능합니다. 점심을 먹고는 자동차로 시내를 구경합니다. 호수공원을 돌아 기획재정부, 청사관리본부를 돌아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를 보며 금남교를 건너 남세종 IC로 들어가 유성JC를 거쳐 호남고속도로로 돌아왔습니다. 삼례IC로 들어와 동산동 옛둑 닭집에서 토종닭 한 마리를 사가지고 와 백숙으로 식사를 했습니다.

□20일 : 익산문화원 이사회

사무국장 재계약 문제로 전 달에 이어 내가 또 다시 큰 목소리를 내게 되어 많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나를 비롯한 모든 이사들이 더할 수 없이 성실하고 능력 있는 국장에 대해 절대적인 신임을 하고 있고 원장도 재임용을 정하여 이미 시행했음에도 끝없이 이의를 제기하는 특정 인사의 언행에 대해 참기가 어렵습니다. 회의석상에서 빚어진 의견의 차이이고 대립이므로 그것으로 끝나야 하고 결코 개인적인 감정싸움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만 그것을 해소하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을 듯싶습니다. 어느 누구와도 좋지 않은 관계를 맺지 않으려는 나의 결심이 훼손되고 있습니다. 어른스럽고 지성인다운 언행을 보이지 못한 제 자신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저에 대한 나쁜 감정이 없던 그 분에 대해 죄송하기도하여 마음이 아픕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추후 나의 거취에 큰 결단을 내려야 할지도 모릅니다.

 

□21일 : 진안 연세안과 ․ 남성 21회 월례회

최근에 나나 가원이나 눈이 침침하고 시력이 많이 떨어진 듯합니다. 마침 진안의 연세안과에서 눈을 깨끗하게 소제(청소)준다는 소문이 자자하고 이미 다녀오신 분들도 많습니다. 벽암선생 부부는 지난주에 다녀 온 바 있습니다. 2-3회는 가야 된다고 합니다. 벽암부부와 함께 동행하여 다녀왔습니다. 눈 안의 잡티나 눈썹을 제거하고 눈 속안 피부에 나있는 여드름 같은 것들을 제거하여 줍니다. 시력과는 별 상관이 없는 듯하나, 한 번은 더 다녀올 생각입니다.

월례회를 연 3회 친구집에서 개최했으므로 분위기를 바꿀겸 다도일식에서 가졌습니다. 50주년 행사를 앞두고 참석치 못하거나 또는 참석하지 않는 친구들이 은연중 하나 둘 생기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앞으로 나이가 더 들수록 그런 현상은 가속화될 것입니다. 5년이 지나면 만 75세인데 이때 생존율이 최대 58%(추정치)라니 아무리 의학이 발달하고 건강관리를 잘한다해도 과연 얼마만큼이나 자연의 이치를 더 거스를 수 있겠는가?

 

□22일 : 졸업 50주년 행사장 궁웨딩 계약

졸업 50주년 기념행사일은 11월 12일(토)입니다. 장소는 궁웨딩으로 이미 정하였는데 혹시 그 날 다른 팀이 선약하면 큰 낭패라 미리 예약을 했습니다. 이미 코로나 이전에 이곳에서 두어 번 행사를 치른 경험이 있는 익산동창회 함정훈사무총장이 동행하여 예약사항을 꼼꼼히 챙겨 주었습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예상하고 있는 참석자 150명이 행사를 치르기에 정말 안성맞춤입니다.

 

30일 : 가족 모임

아들 이대표가 KTX로 내려오고, 딸 이박사는 짧은 방학, 사위 정박사는 휴가를 내어 부부가 2박3일 여행을 마치고 합류했습니다. 8월초엔 이대표 생일이고, 중순 초엔 이박사 생일입니다. 무더위에 우리 부부가 서울에 갈 엄두가 나지 않는데 참 잘되었습니다. 한 달하고 20일 만에 가족이 다시 모였고, 고스락에서 점심을 같이 하며 생일을 축하하고 모두 상경하였습니다. 추석이 한 달 열흘밖에 남지 않았으므로 그때 다시 만나기로 합니다.

 

□오늘 31일 : 7월의 마지막 날

장마는 끝났다는데 태풍 송다가 상하이 방면에서 몰려오고 있어 많은 비가 내리고 있고 무덥기 짝이 없습니다. 다음 한 달을 더 잘 버텨야겠습니다. 코로나는 다시 확산되고 있어 하루 10여만 명씩 확진되니 매우 무섭고, 무더위에 여행 다니기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니 그저 글씨나 쓰면서 코로나와 무더위 두 적들을 물리치고 이겨내야 합니다. 작품 두 점을 완성해서 마한서예문인화대전에 제출해야 하고, 졸업 50주년 행사에 필요한 구체적인 기획도 해야 하고, 김장에 쓸 배추와 무를 심을 준비를 해야 합니다. 동산동 생태공원으로 운동을 다녀와서 이 글을 마무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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