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기
■29일 이태원 慘死와 哀悼
토요일 저녁 밤에 이태원에서 열린 할로윈 데이 행사장에서 엄청난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2,30대의 젊은이들이 대부분인데 무려 156명(외국인 26명)이 참으로 아까운 목숨을 잃었습니다. 부상자도 157명이라는데 더 이상 희생자가 나오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2014년 세월호 사건으로 304명의 희생자를 냈음에도 또 다시 이런 비극적인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무조건 경찰의 책임입니다. 행정안전부 장관이란 작자나 국무총리라는 사람이 하는 말이 공분을 사고 있는데 그 두 사람 모두 이 지역 출신입니다. 부끄럽습니다. 도대체 이 나라 정부의 책임자들이라 믿어지지 않습니다. 이 정부 제대로 유지될지 모르겠습니다. 밀려드는 인파에 밀려 넘어지고 갇혀서 눈뜨고 살려달라며 애원하다가 목숨을 거둔 저 청춘들...오직 명복을 빌 뿐입니다. 저 세상에서나마 평안하기를 빌고, 아니 다시 한 번 이 세상에 태어나서 행복한 삶을 살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1일 서동축제와 무왕제례 참가
작년에 이어 서동축제의 첫 행사인 무왕제례에 祭官(내봉관)으로 참가하여 4일간 연습한 후 축제장에서 거행하였습니다. 친구인 전경욱 교장(대축관)과 함께 하니 전혀 힘들지 않고 매우 즐겁게 행사를 치른 것 같습니다.
■4일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익산전 출품
두 번째 작품을 내게 되었습니다. 비록 부끄러운 글씨지만 이곳 익산출신으로 가장 유명한 양곡(陽谷) 소세양(蘇世讓1486-1562)선생의 시를 선택하여 창작품을 제출하게 되니 마음이 흡족합니다. 한시 《龍頭山》을 행서체로 쓰고 아래에 한글 해석문을 썼습니다. 일반인들이 누구의 시이며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있도록 했는데 앞으로도 계속 구도는 바꾸되 형식은 견지할 생각입니다.
■11일-12일 기차여행
개인적으로 기차여행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단체에서 목포나 여수를 다녀온 기억은 많습니다만. 마침 후배인 강조석 선생이 딱 좋은 기차여행 코스를 알려줍니다. 즉각 실천에 옮겼습니다. 기차표는 모두 미리 예매해서 편하게 다녀오기로 합니다. 익산-오송-청주-증평-음성-주덕-충주-제천-영월-사북-태백-동해-강릉-서울-익산으로 이어지는 기차여행인데 오송과 제천에서 환승합니다. 집에서 아침 7시 40분에 나섰는데 동해시에 오후 2시 21분에 도착합니다. 사북읍이나 태백시는 난생 처음으로 지나가는데 예전에 이런 곳은 나는 갈 일이라곤 전혀 없는 곳으로만 여겼었습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을 가게 되는 즐거움은 여간 큰 게 아닙니다. 찾아보니 2009년 8월에 차를 몰고 익산에서 출발하여 서울에서 하룻밤 자고 화진포에서 삼척까지 자가용 여행을 했었는데 지금까지 삼척 죽서루에 대한 그리움이 있어 가원과 뜻을 모은 다음, 동해에 도착하자마자 죽서루로 갔습니다. 오늘은 파랑새는 없었습니다. 다음 들린 곳은 추암촛대바위입니다. 해질 무렵의 동해바다를 구경하고 점심 먹을 시간이 없어 굶었으므로 횟집에서 이른 저녁을 먹습니다. 숙소인 동해오션시티레지던스 호텔은 깨끗합니다. 만족스럽습니다.
다음날 아침 강릉 가는 9시 3분발 완행열차를 탑니다. 동해를 바라보며 달리는 기차는 꼭 외국에 온 것 같은 생각이 들게 합니다. 정동진을 거쳐 강릉에 도착하여 곧 바로 경포대 해수욕장으로 갑니다. 13년 전 여행 때는 한여름인지라 어찌나 관광객이 많던지 모텔 방 하나가 10만원이었습니다. 부르는 게 값이었던 거지요. 그 날 우리는 경포대 바로 옆에 있는 민박집에서 4만 원 정도에 잤습니다. 13년이 지난 어제 밤, 모텔이 아닌 호텔에서 겨우 8만원에 잤으니 세월 참 좋아졌습니다.
계획한 대로 해수욕장에서 걷기 시작하여 경포대-선교장-오죽헌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서울로 가는 KTX를 탑니다. 서울역에서 익산으로 오는 열차로 환승합니다. 아들딸은 지난 추석에 만났으므로 그냥 내려옵니다. 기차여행 무척 재미있습니다. 일 년에 한 번은 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춘천도 가고 부산도 가렵니다.
■15일 비엔날레 공모전
佳苑이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22기념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권위 있는 공모전에서의 수상은 의미가 큽니다. 꽃다발 증정으로 축하했습니다. 행복한 일입니다.
■22일-23일 제천 월악산 가족모임
아버지의 제안으로 월악산과 충주호 부근인 제천시 덕산면에 있는 펜션 <월악산 산들바람>에서 모여 1박하는 여행을 합니다. 자식들의 友愛를 바라시면서 일금 100만원을 내놓으시며 제안하셨습니다. 대단히 먼 길인데 아버지를 모시고 증평에서 괴산을 거치는 길을 택했습니다. 월악산 아래 덕주사를 찾은 후 저녁식사를 합니다. 우리 아들과 딸도 참석하고 저녁식사 후 서울로 돌아갔습니다. 저녁엔 지은이 아버지, 유교육장과 김현수 사장과 넷이서 흠뻑 취했습니다. 아침엔 모두 거뜬합니다. 장회나루에서 유람선을 타고 점심을 한 후 헤어졌습니다. 올 때는 단양 IC에서 중앙고속도로로 들어가 제천 JC에서 평택-제천간 고속도로로 달리다가 대소JC에서 중부고속도로 빠져서 남이 JC에서 경부고속도로로, 회덕JC에서 호남고속도로로 오는 길입니다. 중간에 30여분 쉬고 온다지만 김제까지 고속도로로 무려 4시간이 걸리고 다시 익산에 오기까지는 30분이 더 걸렸습니다. 앞으로 우리 가족 언제까지나 연 1회 이상 행복한 여행을 하고 싶습니다.
■26일 초등학교 동창회 단양 모임
제천 단양을 다녀온 지 3일 만에 다시 단양에 갑니다. 보름동안에 저 먼 제천 단양지역에 세 번이나 가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이번에는 초등학교 동창 모임입니다. 코로나로 동창회가 중단되었다가 무려 3년 만에 만나게 되었는데 서울, 전주, 익산, 대전에서 모두 20명이 모였습니다. 익산과 김제에서는 해정이와 나 단 둘이므로 둘이서 3일전에 왔던 길을 되돌아가니 운전이 수월합니다. 단양관광호텔에서 1박합니다. 첫날에 구인사, 온달테마공원을 찾았고 저녁식사 후 수양개빛터널을 찾습니다. 단양 수양개 유적지 박물관에 볼거리를 조성한 것인데 아이디어가 좋습니다. 수양개구석기 유적지도 알리고 관광객도 끌어들이는 것이지요. 다음날 만천하스카이워크를 타고 점심 후 헤어집니다.
2001년 7월 30일 충주를 거쳐 이곳 단양에서 하룻밤을 잤습니다. 충주를 거쳐 적성비를 찾았을 때 고속도로 공사가 거창하게 벌어지고 있어 포기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방금 지도를 찾아보니 휴게소 건설현장이 아니었나 여겨집니다. 이번 여행은 정일섭 회장이 준비를 잘했고 일반인들이 즐겨 찾는 관광지 여행도 좋았습니다.
■30일 졸업50주년 운영위원회 개최
11월 12일에 기념대회가 개최됩니다. 기획자이자 집행위원장으로 오랫동안 준비해 왔습니다. 최종 점검회의를 한 것입니다.
■31일 10월의 마지막 밤 행사
어언 30여년이 다 된 듯한 행사입니다. 해우회 익산팀만 부부가 함께 하고 있습니다. 가을이 익어가는 계절이어서 마냥 행복하기도 하고 또 한해가 가는 것이 서운하기도 하여 40대에 시작된 행사인데 이젠 한 해가 저물어 가는 것이 무서운 70대가 되어버렸습니다. 오늘은 더욱이 이태원 사고로 온 국민이 애도하는 기간이어서 자숙하는 모습으로 치렀습니다. 다시 한 번 삼가 희생당한 156명의 젊은 영령들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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