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고 있는 작은 아빠
사이가 좋지 않은 가난한 집에 두 형제가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죽으면서 두 아들에게 적은 재산이나마 똑 같이 나누어 주었답니다. 형은 열심히 사업을 벌여 부자가 되었고 마을에서도 유지가 되어 행세께나 하게 되었습니다. 그 동네에는 옛부터 대대로 부자인 미씨 집안이 있었는데 미부자는 마을 사람들에게 소작도 주며, 방앗간에서 일도 부리며 , 농장에서 품팔이도 시켜가며 그렇게 마을을 꽉 잡고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형은 미씨 집안의 품삯일도 하며, 심지어는 동생의 빛보증을 서서 두 형제 모두 망하게 되었을때는 미씨집의 머슴도 하면서 알뜰 사뜰 살림을 모아 다시 일어서서 이제 제법 동네에서는 잘사는 축에 끼일만큼 되었고 아들들은 모두 대학을 졸업하고 교수도 되고, 의사도 되고, 사장도 되었습니다. 동생은 어디서 무슨 사상바람이 불었는지 열심히 일은 안하고 밖으로 만 나돌아 다니면서 미씨네와는 상대도 말아야 한다며 사사건건 미씨네집에 머슴세경이 적다는둥 일꾼들 품삯이 적다는 둥 자기와는 관련도 없는 일로 마을 사람들을 선동하며 싸우기 일쑤요, 사업한답시고 형의 보증을 받아 큰 고통을 주고서도 <보증서준 형이 잘못이지 사업하다 돈이 부족해 형에게 빛보증 서달라고 한 내가 무슨 잘못이냐? 누가 망하고 싶어 망한거냐?>면서 형과 그 가족에게는 미안하기는 커녕 적반하장으로 큰 소리만 쳤습니다. 그러면서도 수입도 변변치 않으면서도 집에는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가전제품을 사다 놓질 않나 비싼 음식이나 시켜먹질 않나 외상으로 고급차나 타고 다니질 않나 하니 남은건 빛밖에 없고 신용불량자가 되어 버리니 이제 동생은 집도 절도 없는 형편이 되었습니다. 미씨도 동네 사람들 그 누구도 동생네에 대해 동정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은 고등학교도 제대로 다닌 애가 없고 모두들 중퇴하거나 가출하여 버렸습니다. 셋째아들은 가출한뒤 아버지 몰래 큰아버지의 회사에 취직하여 잘 살아가고 있으나 제 아버지는 그것도 모릅니다.
하지만 형은 달랐습니다. 그래도 동생이라고 가끔씩 찾아가서 쌀 가마니도 보내주고 아이들 학비도 주곤 했습니다. 형제끼리 잘지내는 모습을 보며 미부자는 <그런 배은 망덕한 망나니를 아무리 형제라고 잘해준다더냐?>라며 못마땅해 하였지만 그래도 형의 마음은 변치 않았습니다. 물론 아들중 하나는 사촌에들에게 잘해주는 것은 좋지만 망나니 작은 아버지를 돕는 아버지에게 못마땅하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하였지만요.
거지꼴 다되어 날마다 막걸리나 얻어 마시며 되자도 않는 큰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며 살아가면서 마을 사람들의 조롱거리가 되었던 동생은 이제 형이 부모님을 생각하며 혈육의 정에 이끌려 논도 사주고 밭도 사주고, 자주 왕래하며 고기도 사다주고 과일도 사다주자 어느새 살림이 피면서 얼굴엔 웃음꽃이 피기 시작하였습니다.부자된 형이 한없이 잘해주니 남들도 더이상 얕보지 않게 되었거든요. 그런데 동네 사람들은 수군거렸답니다. 동네 깡패요 돼먹지 못한 이론으로 큰소리만 치며 시비만 걸던 망나니 동생이 이젠 형에게 당당히 집한채 사달라, 가게 한칸 내달라, 자가용한대 사달라 하질 않나 미씨집에 가서는 우리 마을 덕에 부자로 사는 것이니 내 인생을 책임져라, 말을 듣지 않으면 당신네 식구들 목슴을 보장못한다 하며 행패를 부린다지요. 그래도 형은 그런 동생이 안쓰럽다며 이젠 은근히 동생편에 서서 미씨의 심기를 건드리며 미씨가 이젠 이동네를 떠나도 좋다며 마을사람들을 선동하기 까지 한다니 세상 참 많이 변했답니다. 2004.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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