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

개들이 요란스레 짖고 있다.

청담(靑潭) 2009. 8. 7. 10:35

 

 

개들이 요란스레 짖고 있다.

 

   50여호가 모여사는 태극 마을에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고 있었답니다.  집집마다 넉넉하고 풍요로워 마을을 지키는개를 많이들 키우며 사랑하는데 그 수가 500마리가 넘었는데요. 이웃 인민마을은 30여호 남짓한데 가난한 동네인데다 마을사람들이 개를 사랑하는 마음씨도 아니고 먹을 것도 부족하다보니 300여마리의 개들을 모두 잡아먹어 버리고 이젠 거의 찾아 볼수가 없다나요? 그나마 남은 몇마리는 뼈만 앙상하게 남아 밥도 주지 않는 주인집들을 떠나 노숙자 신세가 되어 방랑의 길을 떠나고 있다나 봐요, 그래  많은 개들이 만주마을로 떠나가고 부근의 여러마을을 떠도는데 푸대접을 피해 개들을 사랑한다는 태극마을로 오려한다지요. 이번에 한꺼번에 무려 40여마리나 오게 된다나요?.

 

  태극마을은 개들이 집안에 있으면서 낯선 외부인이 나타날때나면 컹컹 짖어대면 얼마나 좋으련만, 저녁이면 동구밖에 100여 마리의 개자유민주사모팀이 조직되어 떼지어 몰려 다니는데 개들의 천국이라 쇠사슬로 묶을수도 없고 굶길수도 없어 주인들의 걱정이 많아졌습니다. 혹시나 다른동네 사람들이 왔다가 물리면 개값을 물어주어야 되니까요. 처음에는 마을광장에서 개들이 짖어대면 마을 사람들은 누군가 다른마을 사람이 왔나보구나하며 외부인이나 수상한 사람들의 등장을 알려주는 개들에게 고마워 했지만, 이젠 날이면 날마다 밤이면 밤마다 짖어대며 울부짖는 개들에게 넌덜머리가 나기 시작하며 고마움이 그만 미움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개갑돌이는 예쁘지는 않으나 아주 영리하여 마을사람들을 잘 알아보고 눈치가 빨라 온 마을 사람들의 귀여움을 차지하며 개민주자유사모팀의 리더가 되었구요,  그중에도 가장 이리 저리 냄새를 맡아대며 어디서 조그만 기척이라도 나기만 하면 가장 빨리 , 그리고 가장 크게 짖어대는 두마리의 개가 있었는데 하나는 수컷으로 조그맣고 날렵하게 생긴것이 너무나 영악스럽고 일류 개조련대학교를 마친 개로 제멋대로 행동하는데 누군가 혼을 낸다치면 어른이고 아이건 간에 사정없이 날카로운 이빨을 내보이며 으르렁대기가 일쑤이므로 마을사람들도 두려워하는 이름이 개시민이라는 개이고요, 한마리는 암컷인데  냄새맡는데는 일가견이 있으나 아무데서나 시도 때도  없이 짖어대는 마치 미친개모양 날뛰는 개희선이라는 암캐인데 삼류 중급과정의 개조련교육도 받지 못한 똥개나 다름없는개인데 자칭 족보있는 개라고 큰소리치며 다른개들을 얕잡아보며 족보없는 개들은 이 마을에서 쫓아내자고 앞장선다는데 입술이 뒤집어까진데다 못생긴거며 무식하며 천방지축인것을  마을사람들이 다 아는데  어디 될법이나 한 소립니까?

 

   좌우간 이 10여마리 자유민주파 개들이 이젠 날이면 날마다 다른마을사람이 나타나지 않는데도 마을사람들중 제각기 자기들에게 서운하게 했던 사람이 한사람이라도 나타났다 하면 한마리가 짖어대기 시작하고 나머지 9마리는 무조건 따라 짖어대고 마니 어느한 날 조용한 밤이 없게 되어버렸답니다   

 

   마을사람들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졌습니다.  아무리 동물을 사랑하고 특히 개들을 좋아하지만 이젠 제재를 가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우선 저녁이면 잠을 잘 수가 없으니 모두들 자기집에 가두고 쇠줄을 목에 달기로 하고요, 남의집에 도둑이 들면 모를까 마을사람들이 마실다니는데까지도 이구동성으로 미치게 짖어대면 밥을 하루에 한끼만 주는 형벌을 가하고 세번 이상 어기는 개들은 마음은 아프지만 바로 다음 장날 내다 팔기로 하였습니다. 그래도 정 말을 듣지 않고 나머지 개들도 동조하며 날뛰면 개들은 모두 내다 팔고 예쁜 토끼나 거위를 키우기로 하며 마을을 지키는 개들은 따로 막사를 지어 키우되 예뻐하지는 않기로 말이지요.

 

  그 몇달동안 마을사람들은 개짖는소리때문에 시끄러워서  노이로제에 불면증이 겹치며 일항 의욕도 나지않아 논밭에 풀만 자욱한데도  아이들의 지나친 개에 대한 사랑때문에 함부로 조치를 취하지 못하다가 개들을 치워야 병도 치유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일도 할께 아니냐? 이러다 개때문에 우리 사람들이 굶게 되는게 아니냐며 굳은 결심으로 결단을 내린 것이라 합니다.

 

  물론 개들이 반성하고 주인들의 말을 잘 들으며 마을사람들의 말도 잘듣고, 낯선 외부인이나 수상한 사람이 나타났을 때 등  꼭 짖어야 할때나  짖어도 좋을 장소에서만 짖고, 마을어른들이 담소하며 노는 자리에서나 마을회의가 열리는 자리같은데서 먹을 것을 놓고 으르렁거리며 싸우거나 더러운 오물을 뒤집어쓰고 와서는 털어대는 짓거리를 하지 않고 밤에 몰려다니며 밤새 짖어대는 일을 중지한다면 계속 예뻐해주고 밥도 잘주며 사랑해 주고 이 마을을 잘 지키도록 인정해 준다는 것도 아울러 결의하였다고 합니다.                                     2004. 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