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선택의 중요성에 대하여

청담(靑潭) 2011. 4. 11. 18:32

선택의 중요성에 대하여

 

 

   올해 들어 카이스트에서는 네 명의 학생들이 연이어 자살하여 서남표 총장의 무지막지한 성적지상주의 일변도의 경쟁체제에 대한 반성과 총장 사퇴주장이 일어나는 가운데 학점 미달자에 대한 차등 등록금제 폐지가 확정되고 100% 영어수업에 대한 개선방안이 강구되고 있는 차에 어제(2011.4.10) 오후에는 박모(54) 교수가  목을 매 자살하는 충격적인 보도가 나왔다. 박교수는 연구 인건비 유용혐의로 교육부감사에서 적발되어 고민했다고 하는데 그는 2007년에 정년보장 교수 심사를 통과하였고 작년 2월에는 다른 4명의 교수와 함께 카이스트 최우수 교수로 뽑혔으며 미국생체재료학회에서 수여하는 최고영예인 <클렘슨 상>도 받았다. 이 나라 최고의 위치에 있는 과학자이고  현직 대학교수이며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없을 터이며 사회적 존경의 대상인 그가 왜, 도대체 무엇이 그를 죽음으로 내 몬 것일까? 부정한 일을 관행으로 여기며 행동을 잘 못 선택한 결과일 것이다.

 

   지난 지난주 4월 8일에는 경기도 어느 대학에서 체육과 정교수와 겸임교수가 둘이서 난투극을 벌이고 겸임교수인 김교수는 자신의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여 화상을 입고 현장에 함께 있던 이교수는 자살했다. 모 체육단체의 장학금 횡령사건과 관련되어 김교수가 경찰조사를 받고 이교수도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 참으로 대학교수라는 사람들이 벌인 웃기지도 않는 부끄러운 모습이며 이처럼 부끄럽고 민망한  참극이 일어난 원인은 도대체 무엇인가? 학생들엑 주어져야할 장학금을 횡령하고 서로 책임을 전가하다가 벌어진 치욕스런 해프닝일 것이다.

 

   우리는 태어날때 나의 자유의지에 의한 선택으로 특정한 가정에 태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자라면서, 하루생활을 하면서 정말 많은 선택을 하며 살아가게 된다. 아직 지적으로 미성숙한 어린 시절에는 이성적 판단에 의한 선택이 아닌 감성에 의한 선택을 한다. 그러다가 차츰 유아기를 지나 유치원에 다니는 시기가 되면 스스로 사고를 통한 판단을 하면서 선택한다. 친해지고 싶은 친구도 선택하고 사먹는 과자도 선택하고 예쁜 옷도 선택한다. 그러나 이성보다는 주로 자신의 감성이 이끄는 대로 선택하는 시기이다.

 

   차츰 초등학교를 다니면서부터 이성적 판단에 의해 행동하고 선택하게 된다. 학교에 가기 싫은데 가야 되나 안가도 된나? 생일 선물은 어떤 물건을 어느정도 가격인 것으로 요구해야 엄마가 사줄실까를 선택한다. 그러나 공부를 하고 독서를 하고 많은 경험을 쌓아가면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거치고 대학교를 다니면서도 우리는 이성적이고 정의로운 선택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누구나 고등교육을 받았다하여 반드시 현명하고도 지혜로운 판단을 내리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것은 어쩌면 교육수준과 별 상관관계가 없는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그 어느 누구도 자신의 이성적 판단력과 지적 수준을 넘어 진리와 정의에 입각한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없음을 오랫동안 인지하여 왔다.

 

   우리 세대는 자라면서 중학교를 선택하여 입학하였다. 고등학교도 선택하였다. 대학도 선택하였다. 그 선택들은 우리 삶에 큰 영향을 주어오고 있다. 어느 학교를 선택하였느냐에 따라 우선 친구들이 달라진다. 대학의 경우는 어느 대학 무슨 학과를 다녔느냐에 따라 거의 결정적으로 직업이 달라진다. 자신이 다니고자하는 학교의 선택은 우리 인생에 정말 지대한 영향을 주었으며 현재에도 진행형이다.

 

   뭐니 뭐니 해도 우리 인생에서 누구와 결혼할 것인지의 선택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선택이다. 인생의 행, 불행이 거의 배우자의 선택에서 가름되는 것은 아닐까? 오늘 아침 뉴스보도에 어제(4월 11일) 어느 청년이 헤어지자는 여자친구를 살해하기 위함인지 여자의 아파트 앞에 자동차를 주차해 놓고 차안에서 식사까지 해가면서 범행 기회를 엿보다가 경찰에 붙잡혔는데 칼이며 끈이며 수갑이며 납치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니 얼마나 끔찍하고 무서운 일인가? 남녀간의 사귐에 었어 이성친구를 선택하는 일부터가 너무나 중요한 선택이다. 한 번 잘못된 선택이 원하지 않는 연인관계로 발전하고 어쩔 수 없는 결혼에까지 이르는 일은 얼마나 많은가? 신중한 선택으로 결혼하여 부부가 된 뒤에도 어느샌가 서로 미워하게 되거나 어느 한 쪽이 바람이 나거나 하여 이혼하거나 하는일은 이제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지만, 가끔씩 정부와 짜고 싫어진 배우자를 살해하거나 본인이 배우자를 직접 살해하기도 하거니와 심지어는 보험금을 타려고 배우자를 살해하는 일까지 빈번할 정도의 무서운 세상이 되어 버렸다.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그 수많은 선택들. 오늘 점심은 백반으로 먹을 것인가 아니면 짜장으로 먹을 것인가? 오늘 저녁에 동창회에 참석할 것인가 아니면 여자 친구와 데이트를 할 것인가? 모임에서 술을 마실 것인가 참을 것인가? 소나타를 살 것인가 아니면 SM5를 살 것인가 등등 날이면 날마다 크고 작은 끝없는 선택속에 살아감에 있어 보다 현명한 사람은 올바르고 효율적인 선택을 통하여 인생을 아름답게 만들어 가지만, 지적 판단력이 부족하여 불의인지 아닌지 알지 못하거나 불의를 거부할 수 있는 용기가 부족하거나 욕심이 지나쳐 이성을 올라타거나 편협적 또는 독단적 또는 부정적 사고에 치우친 사람들은 참되고 바른길을 찾아내지 못하므로하여 그들의 삶은 윤택하지 못할 것이다. 이것을 택할 것이냐 아니면 저것을 택할 것이냐 하는 기로에서 어느것을 선택해도 나에게 큰 손해는 없는 상황이라면 우리는 약간의 잘못된 선택이었다해도 능히 감수하며 살아갈 수있고 또 살아가고들 있다.

 

   문제는 그 선택이 정의롭지 못한 선택임을 모르고 선택하거나, 나를 나쁜 길로 가게 하는 선택임을 알면서도 선택하는 것이다. 그 선택은 영원히 자신을 부끄럽게하고 괴롭히며 자신을 파멸로까지 이끌수도 있는 것이기에 선택의 중요성은 백번 강조하여도 지나치지 않다. 우리가 살면서 경계해야 할 선택에 대해 다시 정리해 보자.

   우선 정의롭지 못한 나쁜 선택임에도 그 선택이 정의롭지 못한지조차 모르고 선택하여 행동하는 경우이다. 아직 지적으로 완전히 성숙하지 못한  20대시기까지는 언제나 주어질 가능성이 많다. 이는 지적으로는 어느정도는 성숙하여 있으나 아직 인생경험이 크게 뒷받침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항상 긍정적인 가치관과 사회에 대한 비판의식을 견지하면서 독서와 토론을 통해 자신을 더욱 성숙시켜 나가야 한다.

   또 하나는 나쁜 선택인지 뻔히 알면서도 자유의지의 박약으로 잘못된 관행을 무심코 용기없이 따르거나, 금전이나 권력이나 명예욕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자유의지에 따라 자신을 나쁜 길로 인도하는 그릇된 선택을 하는 경우이다. 우리는 성인이 되어서 저지르는 두 번째의 나쁜 선택에 대해 경계를 게을리 하지 않을때만이 행복한 인생을 보장받을 수 있음을 명심하여야 한다.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정집-차마설  (0) 2011.05.26
결혼주례  (0) 2011.04.18
술 · 추억 · 건강  (0) 2010.11.16
자가용과 골프와 등산  (0) 2010.10.12
고령사회와 노후대책  (0) 2010.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