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록

신소설 네 편

청담(靑潭) 2011. 7. 25. 13:30

 

♨선풍기 켜놓고 신소설 몇 편 다시 읽어 봅니다.

혈의 누(血의 淚)

 

이인직(1862-1916)이 1906년 만세보에 발표

 

 옥련이는 아무리 조선 계집아이나 학문도 있고, 개명한 생각도 있고, 동서양으로 다니면서 문견이 높은지라, 서슴지 아니하고 혼인언론 대답을 하는데, 구씨의 소청이 있으니 그 소청인즉 옥련이가 구씨와 같이 몇 해든지 공부를 더 힘써 하여 학문이 유여한 후에 고국에 돌아가서 결혼하고, 옥련이는 조선부인 교육을 맡아 하기를 청하는 유지한 말이라. 옥련이가 구씨의 권하는 말을 듣고 조선부인 교육할 마음이 간절하여 구씨와 혼인언약을 맺으니, 구씨의 목적은 공부를 힘써 귀국한 뒤에 우리나라를 독일국같이 연방도를 삼되, 일본과 만주를 한데 합하여 문명한 강국을 만들고자 하는 비사맥(풍성한 말과 기운?) 같은 마음이요, 지식을 넓혀서 남자에게 압제받지 말고 남자와 동등 권리를 찾게 하며, 또 부인도 나라에 유익한 백성이 되고 사회상에 명예있는 사람이 되도록 교육할 마음이라.

♧청일전쟁을 시대적 배경으로 시작되는 평양의 한 가정의 운명을 통하여 조선의 시대적 아픔을 그리고 있으며 동시에 일본과 미국을 무대배경으로 하는 20세기 국제화의 모습도 엿볼 수 있다. 1백년이 지난 오늘날 이제 우리 대한민국은 번영과 광영의 시대가 도래하였고 미래는 더욱 희망적이다. 고난의 역사를 뒤로하고 찬란한 역사를 개척한 대한민국 국민임이 자랑스럽다. 더욱 빛나는 대한민국을 우리 모두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귀의 성(鬼의 聲)

 

이인직(1862-1916)이 1906년 만세보에 발표

 

시앗되지 마라

   시앗 시앗

   시앗되지 마라

   시앗 시앗

시앗새는 슬프게 우는데, 춘춘 근처의 시앗된 사람들은 분을 됫박깥이 바르고 꽃 떨어지는 봄바람에 시앗새 구경하러 삼학산으로 올라가니, 새는 죽었는지 다시 우는 소리 없고, 적적한 프른산에 풀이 우거진 둥그런 무덤 하나 있고, 그 옆에는 조그마한 애총이 한 뿐이더라.

※시앗 = 첩

♧춘천과 서울을 배경으로 고난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죽음을 그렸다. 등장하는 인물들 하나 하나가 모두 불행하고 힘든 삶을 살다가 죽고 헤어진다.

오늘 뉴스에는 이런 것들이 보도 되었다.

1. OECD국가중 우리나라의 자살율이 최고로 높다. 서울의 그 많은 한강다리에서 3일에 한명씩 뛰어 내린다.

2. 50대 남자가 재혼한 40대 여성과 다투다가 수차례 칼로 찌른뒤 차에 싣고 산으로 가서 벼랑아래 밀어뜨렸다. 여성은 다행이 중턱 평평한 곳에 떨어져 무려 20여시간  이 지난뒤에 의식을 찾고 절벽을 기어 올라와 살아 났다. 범인은 순순이 자백했다.

3. 인천의 해변가 모텔에서 23세 여성이 애인과 낙지를 먹다가 목이 막혀 죽는 사건  이 있었다고 한다. 경찰이 남자의 범행을 입증할 증거가 없어 사고사로 처리했으나  네 달이 지난 최근 남자애인이 죽은 여성앞으로 가입된 2억원의 사망 보험금을 타갔다고 한다. 가족의 이의 제기로 경찰이 재수사에 착수했다. 범인은 확실한데 증거가 없어 무죄가 된다면 그 여자의 억울함은 누가 풀어주며 법의 모순된 매커니즘은 언제 해결 되나?

  돈이나 명예나 권력이나 지위가 중요한 게 아니라 사람이 중요하다. 사람을 만나는 것은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한다.

  결혼함에 있어 여성에게는 〈키가 적어도 180cm이상이고 재미있는 남자〉만 결코 이상형이 될 수 없는 것이요, 남자에게는〈얼굴이 예쁘고 날씬한 여성〉만이 배우자로서의 이상형은 아닌 것이다. 참으로 인간에게 있어 소중한 것은 참된 지성과 바른 품성과 인격인 것이다. 진지한 인생관과 바람직한 가치관과 따스한 인간미인 것이다.

  무릇 배우자가 아닌 많은 사람들과의 만남도 신중해야 한다. 누군가 언제라도 나를 곤경에 빠드릴 수 있다. 진실성이 결여된 사람과 업무상 알게 되는 사람들은 항상 경계하라! 부정적이고 공격적인 사람들과는 어울리지 말고 긍정적이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면 좋다. 그냥 착한 사람들과 어울려 더 욕심부리지 않고 아름답게 살면 그 뿐 아니런가?  

 

 

 

금수회의록(禽獸會議錄)

안국선(1854-1928)이 1908년 황성서적 조합에 발표

 

천리가 어기어지고 덕의가 없어서 더럽고, 어둡고, 어리석고, 악독하여 금수만도 못한 이 세상을 어찌하면 좋을꼬?......

  외국사람들에게 아첨하여 벼슬만 하려하고,  제  나라가 다 망하든던지 제 동포가 다 죽든지 불고하는 역적놈도 있으며, 임금을 속이고 백성을 해롭게 하여 나랏일을 결딴내는 소인놈도 있으며, 부모는 자식을 사랑하지 아니하고, 자식은 부모를 효도로 섬기지 아니하며, 형제간에 재물로 인연하여 골육상잔을 하기로 일삼고, 부부간에 음란한 생각으로 화목치 아니한 사람이 많으니 이같은 인류에게 좋은 영혼과 제일 귀하다 하는 특권을 줄 것이 무엇이오?

 

제 1석 반포지효(反哺之孝) 까마귀

  오늘날 부모에게 행패부리는 패륜아가 가득하고 형제끼리 부모봉양을 서로 미루며 싸운다. 시부모 봉양에는 아내들이 남편들을 힘들게 하나 친정일에는 오빠와 남동생이 아들노릇 못한다고 잡드린다. 부모를 내다버리는 일이 일어나고 심지어 보험금이나 재산을 노려 부모를 죽이기까지 하니 이게 바로 인간사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모습이러라.

 

제 2석 호가호위(狐假虎威) 여우

  우리가 중진국시대에는 미국의 종속국가니 신식민지배니 하며 떠들던 인간들이 이제 우리 대한민국이 선진국이 되고 강소국의 반열에 오르는 상황이 되니 교조주의적 지독한 반미주의를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한미 FTA를 반대하느라 억지논리를 개발하며 혈안이 되어 있다. 바야흐로 우리 대한민국이 국운이 성하여 20-30년 이내에 세계 5대 강국이 되고 세계를 이끄는 진정한 리더가 되어 평화적 통일을 이룩하고 세계평화에 이바지 하며 어려운 나라를 돕는 자랑스런 조국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저들의 정치와 이념의 사고는 아직도 70년대에 머무르며 변할 줄을 모른다. 언젠가 그때가 되면 저들은 목놓아 소리높여 말하리라. 

‘우리가 극력 반미 투쟁을 전개하였기에 미국의 식민지를 면하고 이처럼 강하고 부유한 나라가 된 것이다’라고...

 

  우리나라의 남녀음란지사는 극에 달하여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 방방곡곡 마을마다 구석구석 모텔이 즐비하거늘 더 무삼 말이 필요하리오? (계속)

   

제 3석  정와어해(井蛙語海) 개구리

  일백 년이 지난 오늘날 한반도에 사는 한국인이 7200만 명(대한민국 4800만 명, 북한 2400만 명)이요, 전 세계에 나가 살고 있는 한국인이 600만 명이라 한다. 바야흐로 세계화 시대다. 미국에 200만 명이 넘고 중국과 일본에는 이웃집처럼 드나든다.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외국인이 120만명이 넘어서 다민족 국가 운운하는 지경이다. 탈북하여 대한민국으로 와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2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대단한 한국인들이다. 아픈 역사를 딛고 우리는 세계를 향해 쉬임없이 달린다.

 

제 4석  구밀복검(口蜜腹劍)

   인간사회는 법과 질서가 있어 그것들을 잘 지켜야만 인간다운 사회가 유지된다. 근자에 사회단체들이 광장에서 불법집회하고 도로를 불법점령하여 집회를 하다 경찰이 위법이라고 제지하면 무슨 100년 전에나 나왔던 언어인 정부의 꼭둑각시네 앞잡이네하면서 자신들의 불법집회를 정당시 한다. 자신들의 생각이나 행동을 법이 허용하지 않으면 정당한 절차에 따라 개정하기 앞서 법이 잘못되었으니 어겨도 된다고 억지 논리를 편다. 대학도 나온 인간들이 도무지 논리를 무시한다. 무지한 사람들이나 나어린 학생들은 도무지 가치관의 갈피를 잡을 수가 없게 한다.

  일부 지자체장이나 교육감들이 선거로 당선되고 나서는 물고기가 오랜 가뭄에 물 만난양 새로운 조례를 제정하느라 여념이 없다. 중앙정부와 다른 정책으로 맞서며 의기양양하면서 우쭐대고 기존 질서를 확 바꾸어버릴 생각만 하며 다음 선거를 의식하는 정책만 편다. 이런 인간사회를 바라보면서 철저한 질서속에 움직이는 벌들이 비웃는다 해도 우리 인간들은 할 말이 없는 것이다.  선거 정치꾼들과 이념에만 억매인 편협한 인간들을 보낼 수 있는 어디 좋은데 없나?

 

제 5석  무장공자(無腸公子) 개

   우리 전라도 시골 사투리 욕설에 〈에이 창사구(창시) 없는 놈!〉이 있다. 깊은 생각이 없는 놈, 속이 없는 놈, 부끄러운 줄 모르는 놈의 뜻으로 쓰인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 지도층에 창시 없는 인간들이 참 많다. 자신의 위치가 바뀌면 주장이 정 반대로 바뀐다. 저는 고관대작이요 부귀영화를 다 누리면서 평등이요, 노동자요, 복지요 하면서 힘들게 살아가는 어려운 사람들에게 제 쓸개라도 다 빼주는 듯 행동한다. 천정배란 인간은 보면 볼 수록 창사구 없는 별 볼일 없는 인간인 듯 보인다. 도대체 무슨 주장을 하는지 무슨 미래를 열어보자는 것인지 도통 이해가 안되는데 제 1 야당의 최고 위원? 대통령 후보였던 정 동영도 다름 아니다. 큰 그릇들이 아닌데 감투가 너무 크다. 하긴 여야간에 큰 그릇이 어디 있기나 한가? 큰 그릇은 뒤로 밀려나고 말빨 센놈들만 전면에 나서 떠 벌린다. 홍준표 대표 이재오 장관도 다름 아니다. 창시없는 인간들이 주름잡는 세상, 바로 대한민국 정치의 현주소다. 

 

  제 본분을 다하지 못하며 바르지 못한 길을 택하는 창시없는 인간들의 예를 일일이 다 들어 무엇하랴? 불륜으로 가정을 버리는 자, 부모를 해하는 자, 부정부패로 퇴출 당하는 자, 성추행과 성폭행으로 가문을 더럽히는 자......이루 다 헤아릴 수  없다.

 

제 6석  영영지극(營營之極) 파리

  지극히 분주하고 바쁜 파리를 말함이다. 귀찮다고 파리를 내 쫒는 인간들의 행위는 과연 정당한가? 싸우고 다투고 미워하고 패거리를 만들고 혐오하고 두드려 팬다. 데모한다고 나서서 정당하게 법을 집행하는 아들같은 나 어린 전경들을 막대기로 죽창으로 찌르고 패댄다. 그리고는 경찰이 무리하게 집회를 방해하여 일어난 정당방위라고 주장한다. 에라이 똥물에 쳐 넣을 인간들.... 제 자식이라면 죽창으로 찌를까?

 

제 7석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 호랑이

   《정사가 호랑이 보다 무섭다》라는 뜻이다. 호랑이 보다 무서운 게 인간이다. 지구상에 서 일어난는 전쟁이란 전쟁은 모두 권력자들의 권력확대나 유지를 위한 것이요, 자신들의 종교를 지키고 확산시키기 위해 다른 종교를 말살하려는 이기주의에서 비롯되었으니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이미 망해가는 김씨 왕조를 지키려고 온갖 협박과 폭력과 전쟁놀이 모험까지도 불사하는 김정일 집단도 다름 아니다.

  민중들은 허울좋은 구호나 이념이나 선동선전에 사로 잡혀 그들의 노예로 전락하고 진리로만 알고 믿고 따르며 앞장서 싸우고 피를 보면서도 미처 깨닫지를 못한다. 오직 조국과 민족과 우리 신을 위해 온 몸을 불사르는 것이 애국이요 애족이요 참 믿음이라고 여기다 죽어간다. 그들이 과연 천당으로 갔는지는 내가 아직 직접 가보지 못하여 확인 한 바 없다.

 

제 8석  쌍거쌍래(雙去雙來) 원앙

  오늘날 백년해로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결혼식에서 가족과 지인들 앞에서 백년해로를 다짐하지만 살다가 정말 싫어지면, 그리고 노력해도 안되면 어쩔 수 없다. 헤어지는 수 밖에. 

  그러나 나를 믿고 의지하는 배우자를 배반하고 용서가 안되는 불륜을 저지르거나, 큰 비밀을 안고 계속 배우자를 속이며 살거나, 인격을 모독하거나 행패를 부리거나 하여 헤어져서는 부끄럽다. 특히 아내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남자나, 힘 빠진 남편을 무시하는 여자는 신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하여야 한다.

 

 

   오늘날로 보면 제일 악하고, 제일 흉괴하고, 제일 음란하고, 제일 간사하고, 제일 더럽고, 제일 어리석은 것은 사람이로다. 까마귀처럼 효도할 줄 모르고, 개구리처럼 분수지킬 줄도 모르고, 여우보다도 간사하고, 호랑이 보다도 포악하고, 벌과 같이 정직하지도 못하고, 파리 같이 동포사랑할 줄도 모르고, 창자 없는 일은 개보다 심하고, 부정한 행실은 원앙새가 부끄럽도다.  

 

 

자유종(自由鍾)

 이해조(1869-1927)가 1910년 신소설 자유종 발간

 

 지금은 범백 권리가 다 남자에게 있다 하나 영원한 권리는 우리 여자가 차지 합시다. 자녀를 교육하자 함은 진리를 알으시는 일이오. 우리 여자만 합심하고 자녀를 잘 교육하면 제 이세의 문명은 우리 사업이라 할 수 있소. 

 

  토론소설이라 불리는 자유종은 1908년 정월 대보름 이튿 날 이매경 부인 생일에 초대받은 신설헌, 홍국란, 강금운 등 4명의 부인이 초저녁부터 새벽까지 개화 계몽에 관한 여러 문제를 주고 받다가 끝에 가서는 꿈꾼 경험담에서까지 국가의 자주독립을 논의하던 중 해산하는 장면으로 종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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