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스의 삶

어느 10대 여학생의 성매매

청담(靑潭) 2011. 12. 7. 18:02

 

수능 다음날 성매매 나선 10대


  미대에 진학하려던 수험생이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직후 성매매에 나섰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6일 송모(18·여)양 등 9명을 불구속입건하고 성매매 알선 대가로 수 천만 원을 챙긴 포주 이모(37)씨를 성매매알선 등 처벌에 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송양은 이씨 등이 지난 10월부터 최근까지 임대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오피스텔에서 성매매를 하고 대가로 1회당 9만원을 받은 혐의다.


  경찰 조사결과 미대 진학을 희망한 송양은 이번 수능시험에서 평소보다 좋은 점수를 받아 원하는 대학에 지원할 수 있게 되자 미술학원비 등을 벌기 위해 성매매에 빠져 든 것으로 드러났다.


  송양은 오전에는 미술학원에서 대입을 준비하고 오후 1시부터 자정까지 오피스텔에서 성매매를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2011. 12. 6. 방송 보도



 살다 살다 듣다 듣다 참으로 처음 듣는 황당한 뉴스다. 내가 고등학교에 근무하는 선생이라서 더 놀라운 것인지도 모른다.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며 막중한 책임감을 통감한다.

  우리사회가 1980년대에 경제적으로 급격히 성장하고, 주식과 부동산 투기로 신흥부자들이 대거 양산되면서 너도 나도 <소비가 미덕> <물질만능> <돈이면 최고>인 사회가 되어 버렸다. 

  2000년대 들어 수입은 늘어나는데도 저축은 급감하여 그 이전 10년 이상 세계 최고이던 가계 저축률(30%대)이 OECD중 최저수준(3%이하)이 되었다.

 오늘(2011.12.16) 서울신문에는 설문조사결과 자신의 가계수입이 600만원 이상인데도 하위층에 속한다고 답한 사람들이 5.2%나 된다고 한다. 장난이 아니라면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수입이 600인데 자가용에 해외여행에 외식에 쓸 돈 다쓰고 아이들 해외유학이네 연수네하면서 매월 몇백씩 빛이 늘다보니 신세 한탄하는 건 아닐까?  

  빈부와 관계없이 모두들 아파트에 살고, 자가용 냉장고 에어컨 누구나 갖게 되고, 먹고 싶은 건 무엇이든 실컷 배부르게 먹게 되고, 실력과 관계없이 누구나 대학에 가는 사회가 되다보니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자기 분수를 모르고 소비하게끔 되어 버렸다.

  너나 나나 선진국 대한민국사람으로 평등한 존재라..... 먹고 입고 쓰는 것 모두 남에게 지지 않으려 평등하게 소비하게 되다보니 분수 넘친 소비자들의 가계 빚은 늘어날 수 밖 에 없다.

  이 사회와 사람들이 자신들의 경제적 능력에 맞추어 사는 삶을 인정치 아니하고 무조건 은행 빚이라도 얻어 우선 쓰고부터 본다. 공기업이건 회사건 농어민이건 빚을 못 갚으면 나라가 탕감해주거나 사업이 망하면 보상으로 책임져주는 일이 허다하고 갈수록 복지예산은 늘어나니 기대심리도 발동한다.

  대학진학은 부모의 경제적 능력이 가능한 선에서 취하는 일이건만 남들 다 가는 대학이니 우선 가고부터 본다. 우리 학교 학생들도 경제적으로 곤란한 가정의 학생들이 많건마는 대학진학 안하고 당장 취업하겠다는 학생은 전문계반의 모범여학생 오직 한 명밖에 없다. 일단 무조건 입학은 하고 보자는 심리다. 다니다 힘들면 중퇴하면 되는 일이라고 여긴다. 대학에서의 수학능력이 되건 말건 경제적 형편이 되건 말건 모두들 대학가는 사회가 되어버린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다.


  어느 때부터인가 노래방 도우미하다 불법영업으로 경찰에 붙잡힌 주부들이 <아이들 학원비 보태려고 나왔다>고 변명하기 시작했을 때 나는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하기 보다는 , 그들의 절박한 사정을 이해하기 보다는, 오직 그들의 그릇되고 비천한 인생관을 한탄하였다. 나도 가끔씩 드나드는 노래방이고 또 가끔씩 도우미를 불러 본 경험으로 <노래 도우미>는 결코 손님들의 노래 부르는 것을 돕기만 하는 도우미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아이들이 학원에서 공부하는 시간에 그 엄마들이 그렇게 번 돈으로 비싼 학원비 주고 공부한 아이들의 미래가 결코 조금도 밝을 것 같지 않고 이미 아이들이 크기도 전에 그 가정이 온전할 것 같지도 않다는 생각이었다.

  어제 성매매를 하다 적발된 여학생이(재수생인지 고3인지는 확실치 않다) 비싼 등록금 마련하려 하루에 수차례씩 어른들에게 성을 팔아왔다고 진술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나는 그 여학생이 선택한 부끄러운 행동이 본인이 자백한 <등록금 마련>의 목적이 아닌, 또 다른 어떤 목적에서 취한 성매매이었을 것이라고 절대적으로 믿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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