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둠

첫눈

청담(靑潭) 2013. 11. 14. 09:18

 

 

첫눈

 

                                                    유집(柳楫, 1585~1651)

 

 

 

아이들 첫눈 온다 알려 오지만

 

늙은이를 오히려 놀래키누나

 

한 해가 저무는 줄 알겠으니

 

여생이 얼마인지 따져 보노라

 

청춘의 옛 친구 이제 없는데

 

백발의 머리만 새로 더하네

 

홀연 앞날의 일 생각하자니

 

이제부턴 죽음도 편안하여라

 

  兒童報初雪

 

  却使老夫驚

 

  歲律知將暮

 

  餘生問幾齡

 

  靑春無舊伴

 

  白髮有新莖

 

  忽憶前頭事

 

  從今歿亦寧

 

  오늘이 11월 14일이니 곧 첫 눈이 내리겠지요. 아이들은 첫 눈이 내리면 이유없이 그냥 좋아합니다. 첫눈이 내릴때 내가 넓은 우리집 마당을 막 뛰어다니노라면 강아지도 덩달아 뒤따라 뛰며 좋아하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내고향 돌제의 어린 시절이 그립습니다.

  그러나 다시 돌아갈 수도 돌아갈 필요도 없는 지나버린 과거의 시간입니다. 과거에 대한 향수나 회한보다는 미래를 준비하고 꿈을 꾸는 것이 중요하고 아름답습니다. 

  17세기의 유집선생은 아마도 60대가 되어 여생과 죽음을 생각합니다. 100세시대가 된 대한민국은 연령파괴신드롬이 일고 있습니다. 65세이후의 은퇴자들이 이젠 실버세대가 아니라 티브 시니어를 꿈꿉니다. 젊은이 못지 않은 열정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액티브 시니어는 장차 문화주류층으로 자리 잡을 것이고, 경제력을 갖춘 1차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가 본격화되면 더욱 가속화한다고 합니다. 이미 소득상위 5분위(상위20%)중 60대 이상 가구의 평균이 1억원이 넘어 가장 높다고 합니다.

  이제 노인들은 부담스런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수입과 재산으로 건강하게 일하며 즐기는 액티브 시니어로 자리 잡게 될 것입니다. 많은 실버들이 70세가 넘어서도 여전히 좋은 집에서 자가용을 굴리며 국내와 해외여행을 다니고, 골프나 테니스 같은 운동도 하고 다양한 취미생활을 즐기며, 맛잇는 음식을 직접 요리하여 와인을 마시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합니다. 실버시대를 맞이하는 우리 모두 미래를 위해 노후를 설계하고 준비하고 절약하는 바람직한 생활태도가 필요합니다. 부동산 투기, 지나친 주식투자, 여러 도박행위, 무리한 사업, 자식에게 올인등은 자신의 미래를 담보하지 못하게 합니다.  

  나는 은퇴후 고향집 텃밭을 가꾸며 살수 있는 커다란 행운을 가진 사림이니 많이 행복합니다. 더구나 아직은 80대 초반이시기는 하지만 건강하게 살아계신 아버지 어머니와 고향집을 함께 가꾸려는 꿈을 꾸고 있으니 보통 사람이 쉽게 가질수 있는 행운은 아닙니다. 많은 친구들이 모두 열심히 자알 살고들 있으니 이 또한 큰 행복입니다. 후진국 대한민국에서 전쟁통에 태어나 선진국 대한민국에서 건강하게 살고있다는 것은 더더욱 큰 또하나의 행운입니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과 나의 모든 사람들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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