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여행

통영과 거제도 답사

청담(靑潭) 2017. 4. 25. 15:24

 

 

통영과 거제도 답사

 

4월 24일(월) 우리 연우회(익산문화원 서예반)가 가벼운 봄나들이를 계획하였더니만, 문화원에서 차편을 제공하며 문화답사를 곁들인 목적성 나들이를 원합니다. 여송 김계천 선생에게 서예를 배우는 분들은 우리 연우회원 뿐 만 아니라 누구나 참가하도록 하여 여송선생님 서예실 회원들과 삼례의 송무 이병석 선생 동료들, 김태현 원장님, 김복현 전 원장님, 최윤호 국장까지 모두 30여명이 넘는 분들이 함께 했습니다.

전날 아침 6시부터 두 시간 동안 배산에서 운동하고, 오후에는 자전거로 두 시간 동안 만경강에 다녀왔더니만 덜컥 또 몸살기가 있어 차안에서는 내내 잠만 잤습니다. 내 몸이 결코 내 마음 같지 않습니다. 맛있는 활어회와 생선탕이 준비되었지만 겨우 회 몇 첨 집어 먹고 소주는 한잔도 마시지 못했습니다. 어느 하루 몸에 약간의 이상이라도 있을라치면, 그 날 하루는 전혀 즐거울 수 없고 되고 마냥 덧없는 하루가 되고 맙니다. 몸이 건강하지 못한 삶은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님을 잘 알 수 있게 합니다.

 

   

■통영시 동피랑

통영은 아름다운 항구입니다. 나는 여수나 목포보다도 더 아름답다고 느낍니다. 예전에 통영과 거제도는 정확하지는 않고 세 번 쯤 방문한 것 같습니다. 함께 가는 분 중에는 다섯 번이나 다녀왔다는 분도 계십니다. 내가 통영을 가장 최근에 다녀온 것은 2005년경으로 양드리가 대학원에서 『박경리 소설의 공간적 상상력에 대한 연구』라는 주제로 석사논문을 쓸 때 함께 가서 통영을 찾아 두루 살펴본 일이 있습니다. 세병관에서 야무진 문화해설사님의 설명을 들은 기억이 생생한데 벌써 12년이라니요? 세월 너무 무섭습니다.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고 싶다면서, 하고 싶은 일을 미루거나 회피하는 일은 어리석은 짓임을 다시 깨닫게 합니다.

어시장 바로 뒤편에 동피랑이 있습니다. 동쪽 벼랑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구불구불한 언덕길을 오르며 보니 옛날에는 가난한 사람들이 살던 마을이라는 느낌입니다. 이곳은 이순신 장군이 설치한 통제영(統制營)의 동포루가 있던 자리로 통영시가 낙후된 마을을 철거하여 동포루(同袍樓)를 복원하려하자 시민단체가 나서 낡은 담벼락에 벽화를 그렸다고 합니다. 입소문이 나면서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하였고 통영시는 철거방침을 철회했고 벽화로 인해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통영의 새로운 명소가 되었다고 합니다. 시민단체의 노력으로 맺은 결실입니다. 만약 벽화가 아니었다면 관광객들이 구태여 새로 지은 동포루까지 찾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통영은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자연환경이라서 그런지 뛰어난 예술인들이 많이 나온 곳입니다. 부럽기 짝이 없습니다. 박경리, 유치진, 유치환, 윤이상, 김상옥, 김춘수 등 기라성 같은 분들이 이곳 태생입니다.

 

 

 

 

■거제시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

거제도에는 2010년 직원연수를 다녀온 일이 가장 최근입니다.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 방문은 처음입니다. 거제도는 주로 학교에서 연수를 다녀온 것인데도 정작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은 한 번도 찾은 일이 없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한번 씩은 다녀왔다는 말에 조금 부끄러운 생각이 듭니다.

거제도 포로수용소는 6.25 전쟁 중에 유엔군과 국군이 사로잡은 북한군, 중공군 포로들을 수용하기 위해 설치한 수용소입니다. 수용한 포로는 처음에는 6만 명이었으나 나중에는 22만 명까지 되었다고 합니다. 거제도 포로수용소에 대해서는 반공포로석방에 대해 공부하면서 이미 잘 알고 있었지만 역사의 현장인 수용소 방문은 또 새롭습니다.

유엔군 사령부가 반공포로와 친공포로를 분리 수용하기로 결정하여 1952년 8월까지 송환을 요구하는 포로들은 거제도, 용초도, 봉암도 등에, 송환을 거부하는 포로들은 제주, 광주, 논산, 마산, 영천, 부산등지로 이송되었고, 1953년 6월 18일에 이승만 대통령의 결정에 의해 반공포로들은 석방되고, 7월 27일 정전협정이 조인된 뒤 33일에 걸쳐 친공포로들이 북한으로 송환됨에 따라 포로수용소도 폐쇄되었습니다. 유적공원 내부에 볼거리가 참 많았습니다. 아름다운 숲길을 따라 한참을 돌아보니 운동이 되고 좋습니다만 많은 볼거리들이 너무 낡았다는 느낌도 듭니다. 많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니 미군이 운영한 포로수용소여서인지 몰라도 예전에 생각한 것 보다는 훨씬 포로들에 대한 대우와 하루생활이 상당히 인간적이고 자유로웠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

 

 

 

북한의 제 6차 핵실험 공갈에 미국에서는 선제 타격을 함부로 말하고, 중국은 만일 미국과 한국군이 휴전선을 넘어 북침하면 중국도 가만있지는 않는다는 말까지 해대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트럼프라는 막가파 대통령이 감히 한반도의 북쪽에 선제폭격 운운하는데 전쟁이라도 불사하겠다는 겁니까? 설령 엄포용이라고 할지라도 전쟁의 빌미가 되는 말은 어찌 함부로 말하는 겁니까? 이런 상황인데도, 미국과 일본과 중국이 한반도 문제를 협의하는 자기들끼리 만의 회담을 한다는데도 우리 대선후보 다섯 명중 누구하나 이에 대해 그 어떤 언급도 하지 못합니다. 1백여 년 전 대한제국을 두고 미국과 영국과 일본이 한 통속이 되었을 때 우리 고종은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밀사를 파견하면서 독립을 위한 노력을 기울인 것을 생각합니다. 하물며 일백년이 지나고 이젠 가난한 나라도 결코 힘이 약한 나라도 아닌 우리나라의 대통령 후보라는 저 사람들은 주변강대국들이 우리 한반도에서 폭격이니 선제타격이니 전쟁이니 하는 말들을 함부로 쏟아내는데도 안보프레임에 갇혀 꼼짝달싹 못하며 그에 대해서는 입을 꽉 다문 채 오직 대권을 잡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정말 작고 가소로운 인간들입니다. 대한민국을 이끌 큰 리더십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임에 틀림없습니다. 대통령으로서의 리더십은 고사하고 정치와 행정의 기본도 모르는 무식한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뽑은 우리 국민들이 당분간은 짊어져야할 무거운 짐인 듯합니다.

민족해방전쟁이라는 이름으로 동족상잔의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일으킨 김일성이 저주스럽습니다. 그 어떤 이유로도 전쟁을 일으키는 것은 온 인류의 이름으로 용서할 수 없습니다. 알렉산더도, 징기즈칸도, 씨이저도, 히틀러도 전쟁을 일으킨 인간들은 그 누구도 결코 영웅이 아니며, 정복하려는 지역의 죄 없는 사람들의 생명을 쓰레기만도 못하게 여기는 악랄한 인간상이며 김일성도 마찬가지입니다. 저 자신의 목숨이나 제 가족들의 목숨은 정복하려는 나라의 백만 천만인의 목숨보다도 더 소중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민족의 이름으로, 혹은 종교의 이름으로, 혹은 이념의 이름으로 수많은 전쟁이 일어났고, 지금도 시리아에서 그리고 아프리카 여러 곳에서 전쟁이 계속되고 있지만 사실상 그 모두가 권력자들의 권력장악과 권력유지가 목적입니다. 김정일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북한의 세습권력유지를 위한 도발은 북한의 2400만 동포들이 다 죽어가는 날까지 계속될 지도 모릅니다. 저런 인간집단들이 우리와 같은 민족이고 언젠가 통일을 이루어야할 상대라는 것이 한없이 부끄럽습니다.

미국이 정전협정을 유지하면서 여전히 주한미군을 두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를 내세우며 그나마 가지고 있던 미국의 핵을 철수시킨 뒤로 는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는 북한에게 항상 끌려가는 모양새입니다. 전쟁을 불사하는 북한에게 그저 햇볕정책으로만은 안 된다는 증거입니다.

우리도 다시 미국전술핵을 재배치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한 뒤 북한의 정치체제를 인정하면서 북한과의 교류를 더욱 지속적으로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평화통일을 추구하되 빨리 이루려는 성급한 마음을 버려야 합니다. 그냥 함께 잘 살아가는 한반도의 평화가 지속되면 언젠가는 이루어지는 통일의 꿈만 꾸면 됩니다. 북한의 김일성 집단의 권력유지를 위한 도발을 중단시키는 방법은 그들은 안심시키는 것이고, 우리 정치인들도 금방이라도 북한이 무너지고 통일이 오는 것처럼 호들갑을 떨거나 통일지상주의자들을 이용하기 위한 정치적 술수도 그만해야 합니다. 그냥 남북이 평화스럽고 함께 경제발전을 이루어나가면서 모두가 행복한 한반도를 만들어 나가는 길, 그게 바로 한반도의 평화를 유지하고 평화통일을 이루는 길입니다.

거제도의 산과 바다는 참 아름답습니다. 언젠가 내 차를 가지고 가서 여유롭게 거제도를 한 바퀴 돌아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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