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2019년 10월기

청담(靑潭) 2019. 11. 6. 07:46



2019년 10월기

5일 토요일 재경체육대회

6일 금년에는 예년과 달리 10월에 개최되고 장소는 올림픽 보조경기장에서 성동구 살곶이 공원으로 옮겨져 거행되었다. 재경남성가족한마당이라고 하지만 이제 참여하는 어린아이들이 크게 줄었다. 젊은 후배들의 참여율 자체가 극히 낮은데다가 출산율이 세계최저이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총체적으로 서울체육대회든 익산체육대회든 참여하는 동문들의 수가 크게 줄어드는 모습인데 10회(79세)이전 선배들은 거의 오시지 않고 45회(44세)이후 후배들도 거의 없다. 10회 이전은 연로하여 동기조직이 무너지고 33회이후는 평준화세대여서 모교에 대한 애정이 크지 않다는 생각이고 또 젊은이들의 생활패턴이 우리세대처럼 동창회 중심이 아닌 것도 그 이유의 하나다. 거기에다가 모두들 먹고 살기에 바쁘다. 전국의 지방소재 고등학교로서는 가장 크게 거행되는 남성동문체육대회도 이제 시대의 흐름에 따라 큰 변화가 오고 있는 것이다.

우리 21회도 예전에 비해 모인 친구들이 줄어 지방에서 16명이 올라갔음에도 모두 50여명에 지나지 않았다. 부인들을 제외하면 겨우 40여명이라 하겠다. 11월 9일에 속리산에서 서울과 지방의 친구들이 함께 모이기로 결정하였다.



11일 금요일 현충사 독립기념관 답사

금년도 문화원 정기답사이다. 버스 두 대로 출발하였고 독립기념관, 유관순 열사 생가, 조병옥 박사 생가, 아산 현충사를 다녀왔다. 오랜만에 찾은 독립기념관에서는 하나라도 놓칠세라 모든 전시관을 훑어보았고, 조병옥 생가는 처음으로 방문했다. 조병옥 박사(1894-1960)는 일제 강점기시대에 미국으로 유학하였고 야당의 거물로 대통령 후보였던 정치인이기에 거창한 양반지주가문출신으로 여겼는데 정작 생가가 평범한 중산층 가옥이라서 상당히 놀랐다. 조박사는 부잣집 도련님으로 유학을 간 게 아니고 기독교계통의 지원으로 공부하게 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두 아들이 모두 정치인인데 큰 아들은 타계한 조윤형 의원(5선)이고 작은 아들은 존경하는 조순형 의원(7선: 1935~ )이시다. 조윤형은 국회위원으로서 별다른 업적을 찾을 수 없는 인물로 보여지나, 동생인 조순형의원은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며 <미스터 쓴 소리>로 항시 올바른 언행을 보여주었기에 어느 정권에서건 책임총리감이었는데 매우 아쉽다. 조병옥 박사는 한국현대사에서 가장 빛나는 대단한 가문을 이루었다.


12일 토요일 마한전

제13회 마한서예문인화대전 시상식과 전시회는 익산예술의 전당에서 열렸다. 나는 행서 《낙화암》으로 특선하였다. 두 달 동안 백 수 십장을 쓰면서 나름 열심히 연습했으나 작품이 흡족하지 못한데 특선이라니 부끄럽기 짝이 없다. 양드리는 삼체상을 수상하여 점수를 모두 땄으므로 내년에는 초대작가가 된다.


14일 월요일 현충시설탐방및 여수답사

오전에는 전북대 익산캠퍼스에 있는 <이상운 기념탑>, 이리고등학교 교정의 <강병식 대령 동상>, 익산역에 있는 < 3.1운동 기념비 >, 배산 뒤편에 있는 <월남참전 기념탑>을 찾았다. 오후에는 여수오동도를 찾아 산책하고 순천 정원박람회장을 다녀왔다.


15일 화요일 옥구시제

옥구 한림동(현 군산시 옥산면 소재)에 신평이씨 13세손 형수, 14세손 의복, 15세손 춘성의 묘가 있고 제당인 영모재가 있어 시제를 모시고 있다. 금년부터는 뒷산으로 음식을 나르기 불편하므로 제당에서 지내기로 결정한 바 있어 좁은 방안에서 제사를 지내니 매우 불편하여 조만간 편리하게 리모델링을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오늘은 이곳 영모재의 주렴을 사진으로 찍어 와서 나름대로 번역하였다.


永慕齋(영모재) 柱聯(주련)

玉山松柏歲常寒 옥산송백세상한

沃野夭梁秋大熟 옥야요량추대숙

石池細雨春眠鷺 석지세우춘면로

翰洞春風聽囀鶯 한동춘풍청전앵

옥산의 추운 겨울 소나무와 잣나무요,

옥야의 어린 소나무는 가을에 크게 무르익누나.

백석지의 가는 비에 해오라기 졸고

한림동 봄바람에 앵무새 지저귀는 소리.


16일 수요일 거북회 서천기행

거북회모임에서 가을모임으로 서천기행을 준비했다. 송창오선생이 총무인 탁구동호회에서 서천시티투어버스를 요청하였고, 우리는 6명이 편승한 것이다. 덕분에 아주 편안하게 다녀왔으나 국립생태원, 장항 스카이 워크, 서천 특화시장, 한산모시관등 이미 모두 최근에도 다녀온 곳들이기에 그저 가볍게 산책나들이를 다녀 온 느낌이다.


18일 금요일 신동아파트 모임

이번 모임은 우리 가족이 주관하다. 의견을 모아 영등공원부근의 개성집에서 코다리로 식사하고 원광대 자연식물원을 거닐고 황토다원에서 환담하는 일정을 가졌다. 김종관 교장과 장명순 선생부부는 연일 이곳저곳 여행다니며 지내시고, 김예원교장과 임평기 교수 부부는 조용한 일상을 보내며 사니 두 부부가 아주 대조적이다. 최근에 임교수 딸이자 우리 승원이 소꼽친구인 임상은 판사님이 아들을 낳아 축하드렸고 김종관 교장은 아들 성태가 기아에 근무하는 이유로 K9을 구입해서 타고 왔다. 멋진 고급차 타게 됨을 축하드리다.


19일 토요일 서가협회 익산지부 전시회

우리 서가협회 전시회는 이재호원장이 회장인 마한서각회와 합동으로 개최되었다. 우리 서가협회 익산지부장인 이병석 지부장과 이재호 원장이 멋진 전시공간을 구성하느라 수고했다. 서각회는 마한서각회원들의 작품만 전시한게 아니고 경상도 및 전라남도 작가들의 훌륭한 작품을 초청전시하여 대단한 찬사를 받았다.


21일 월요일 설레임 야외수업

오랜만에 동산동 생태공원에서 야외수업을 하니 소풍 나온 기분인데 다들 바빠서인지 참여자가 적어 못내 아쉽다.



23일 수요일 경주문화원 방문및 유적답사

지난 독립기념관 답사희망자가 적었으므로 2차로 마련한 답사이다. 회비 2만원으로 경주를 간다니 흐믓하다. 경주문화원을 방문후 겨우 불국사만 답사하고 온다기에 원장과 국장에게 강력히 요청하여 석굴암까지 일정에 포함시켰다. 처음 방문한 경주문화원은 원래 경주박물관자리라고 하며 한옥으로 지어진 멋진 공간이다. 마치 옛 경주부 정청이 아니었나 여겨질 정도로 우아한 건물구조이다. 김윤근 문화원장님은 우리 역사와 문화에 전문적 지식을 가지신 분이며 드물게 열정적인 분이시다. 환영사에서 향토문화 사랑의 정신을 강조하시며 열변을 토하신다. 매력이 넘치시는 분이다.

거의 10여년 만에 찾은 경주인지라 첨성대와 고분군, 불국사와 석굴암을 기쁜 마음으로 둘러 보았다. 석굴암 답사덕분(?)에 8시가 넘어서야 겨우 익산에 도착했지만 석굴암 답사는 매우 잘한 일이다. 우리 원장님도, 친구인 신교수도 석굴암이 처음이었다니 말이다.



24일 목요일 홍교수 발표회

연우회원인 홍종선 교수의 피리 독주회가 있어 기꺼이 참석하였다. 원광대 국악과 교수인 홍교수는 정악을 가르치는데 원래 피리부문 이수자라고 한다. 홍교수 같은 분들이 있어 어렵고 힘든 우리의 전통음악인 정악이 그 맥을 이어 나가는게 아니겠는가? 궁중에서 연회, 조회, 제사와 같은 궁중의식에 쓰이던 음악은 아악, 선비들의 수양 음악을 정악이라고 하고, 향악은 우리나라에서 작곡되고 불리어지는 모든 음악을 말한다고 한다.

문화원 이정호 이사가 전공하는 것은 가야금이라는데 이리 향제 줄풍류 전수관에서 지도하고 연주하신다. 향제줄풍류는 지방 풍류객들의 호방한 음악성이 반영돼 흥취가 높은 전통음악으로 9~15개의 음악을 이어 연주하도록 짠 기악합주 조곡을 악기편성과 조에 따라 현악 영산회상, 관악 영산회상, 평조회상으로 나누는데 이 중 현악 영산회상을 '줄풍류'라고 한다.



26일 토요일 서예협회 익산지부 전시회

익산 예술의 전당에서 개최되었다. 서예협회 회원들 중에는 작가도 많고 수준급에 있는 분들이 대부분이어서 작품들의 수준이 아주 높다. 상대적으로 우리 서가협회회원들은 서예를 취미로 하거나 이제 막 서예를 시작한 분들이 대다수이기에 조금 비교가 되는 부분이다. 양드리의 매화 작품은 대작이어서 눈에 쉽게 눈에 띄었다.


30일 수요일 종정21회 대천모임

지난 6년간 동창회장으로 동창회를 재건하면서 운영기금을 마련하였고 연 2회의 모임을 주최하느라 매우 힘들었다. 이제 금년부터 정일섭 교장이 회장을 맡아 나는 참석만 하게 되니 이렇게 마음이 가볍고 홀가분할 수가 없다. 1박2일의 대천 무창포 모임을 즐겁게 다녀왔다. 남자 13명, 여자 17명이 모였다.

내년부터는 봄에는 전주에서 당일모임으로, 가을에는 1박2일 여행으로 모임을 갖게 되고 연회비는 5만원으로 인상하였다.



31일 목요일 성포별신제와 10월의 마지막 밤

●대천에서 아침 해장국을 먹고난 후 같이 간 강해정 친구와 곧바로 성당포 별신제 행사장으로 갔다. 금년에도 주관은 우리 익산문화원에서 하게 되어 원장, 국장, 이경모 이사, 이정호 이사, 김인섭 이사, 최중호 감사님이 오셨다. 금년에 처음으로 문화원 풍물단을 배제하고 이곳 성당포농악단으로 하여금 별신제에서 풍악을 하도록 원장께서 조치한 바 있어 나도 성포농악단을 처음 보았다. 임승용 보존회장이 이끄는 성포농악은 지난 6월에 전북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이인수 선생이 복원하고 임승용선생이 애쓴 보람이다. 작년에 이원장께서 임회장의 오랜 숙원을 풀어주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앟았다면 망신을 사는 일이 되었을 것이다. 수백년의 성포 별신제와 당산제를 통하여 생성되고 발전해온 성포농악이 다시 탄생하여 활동하고 있음에도 그동안 문화원이기주의(?)로 인하여 익산문화원풍물패가 이곳까지 와서 행사에 참여한 것은 극히 비상식적이다. 이기주의와 보수주의가 어우러져 빚어진 일이거니와 이제 성포는 별신제가 주인공이 아니고 성포농악이 주인공이 되어버렸으니 주객이 전도된 셈이다. 앞으로 별신제 행사운영에 대해서는 문화원, 별신제 운영위원회, 임승용 성포농악 단장과의 많은 소통이 필요하다.



●해우회 익산의 다섯부부 10월의 마지막 밤 모임은 작년처럼 국화축제장에서 가졌다. 저녁식사 후 행사장 간이식당에서 마시는 동동주에 흠뻑 취했고, 기분이 좋아진 내가 전통찻집을 찾아 한 턱 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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