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이 찬란한 5월을 보내면서

청담(靑潭) 2020. 5. 30. 08:41

이 찬란한 5월을 보내면서

1

찬란한 오월이 다 지나갑니다. 매일 문화원에서 서예연습을 마친 뒤 운동하는 중앙체육공원에는 온갖 종류의 아름다운 장미꽃들이 만발하여 있습니다. 장미화원을 바라보며 장미향을 맡으면서 걷는 행복은 그 어디에 비길 수 없습니다.

우리의 아름다운 강산은 이미 월초부터 연초록빛으로 물들었습니다. 활엽수 잎들이 햇빛을 받으며 찬란한 빛을 발하고 있는 모습은 장관을 이루어 바라보는 것만으로 황홀하고 감동입니다. 이 아름다운 오월도 내겐 아주 그리 많이 남아있지는 않은 듯합니다. 젊은 시절엔 우리 김제의 야산들은 소나무 숲이라서 그리 큰 아름다움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또 사실 큰 관심이 없기도 했습니다. 지금의 우리 주변엔 잘 가꾸어진 아름다운 공원들이 많아졌습니다. 평야지대인 김제와 익산에서 가까운 완주군 이동과 이남지역은 활엽수나무들로만 가득한 산들이 끝없이 펼쳐지고 있어 언제라도 다가갈 수 있습니다. 이제 내 인생에 오월은 68번째 지나갔습니다. 앞으로 건강한 몸과 정신으로 저 찬란한 오월을 과연 몇 번이나 즐길 수 있을 런지요?

건강해야 하겠습니다.

 

2

2월부터 무려 네 달간이나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모든 문화활동 공간들이 문을 닫았습니다. 우리 문화원도 예외가 아니었으나 관청이 직접 운영하는 기관은 아니어서 고등학교 3학년들의 등교에 맞추어 조금 일찍 마지막 월요일인 25일에 개원하였습니다. 그런 중에도《연우회》書室에 모여 연습을 계속한 나, 금곡, 화곡, 영진, 벽암과 석봉을 비롯한 몇몇 회원들을 제외한 15명의 회원들은 네 달 만에 만나게 되었습니다. 기타반 《설레임》은 정말 모든 회원들이 네 달 만에 만나 다시 즐겁게 포크송 타임을 가졌는데 본디 제 실력들이 많이 녹슬지는 않았습니다. 기타반주로는 부르기 힘들었던 4월과 5월이 부른 『장미』를 조옮김을 하여 장미의 계절에 쉽게 부르게 되니 더욱 즐겁습니다.

 

당신에게선 꽃내음이 나네요.

잠자는 나를 깨우고 가네요.

싱그런 잎사귀 돋아난 가시처럼

어쩌면 당신은 장미를 닮았네요.

당신의 모습이 장미꽃 같아

당신을 부를 때 당신을 부를 때

장미라고 할래요.

 

당신에게선 꽃내음이 나네요.

잠 못 이룬 나를 재우고 가네요.

어여쁜 꽃송이 가슴에 꽂으면

동화속 왕자가 부럽지 않아요.

당신의 모습이 장미꽃 같아

당신을 부를 때 당신을 부를 때

장미라고 할래요.

 

당신에게선 꽃내음이 나네요.

잠자는 나를 깨우고 가네요.

싱그런 잎사귀 돋아난 가시처럼

어쩌면 당신은 장미를 닮았네요.

어쩌면 당신은 장미를 닮았네요.

 

무려 네 달 동안이나 많은 동아리와 모임이 개최되지 않고 애경사도 참석하지 못하던 기나긴 시간이 끝나고, 비로소 고등학교 동창회 월례회와 문화원 개원이 이루어져 기쁨이 큽니다. 아파트와 시골집과 부모님집과 문화원만 돌던 생활패턴이 변화가 주어지기 시작한 겁니다. 코로나 19가 다시 기승을 부린다고는 하지만, 이제 6월부터는 먼 곳 여행도 다니고, 지인들과의 많은 모임도 재개되어 다시 본래의 일상을 되찾아 활기찬 생활이 이루어지게 되기를 소망해봅니다.

 

3

아들 이대표가 사는 아파트를 가볍게 리모델링하였습니다. 너무 오래된 집이라서 아랫집에 물이 새는 일이 빈번하므로 큰 맘 먹고 고치게 된 것입니다. 사돈인 정사장님께서 싱크대와 신발장 그리고 인덕션까지 선물하시니 고마움이 커서 여의도 식당에서 함께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두 분 모두 건강하시고 사업도 잘 하고 계시는데 우리 이쁜 딸을 많이도 사랑해 주시니 고맙기 그지 없습니다. 사랑하는 딸과 사위 그리고 아들 이대표까지 일곱이서 행복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밥값은 월세 없이 사는 이대표가 기꺼이 한 턱 쏘았습니다. 금년 한 해 우리 사위 정박 그리고 이쁜 딸 이박 모두 학업이 잘 이루어지고, 아들 이 대표 사업 번창하기를 기도합니다.

 

4

4월 중순부터는 시골집(지산 쁠라스)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50여 평 텃밭에 아버지와 함께 갖가지 채소를 심었습니다. 나는 겨우 도우미 역할 일뿐, 모두 아버지께서 하신 일입니다. 심은 종류를 살펴봅니다.

도라지, 대파, 꽃모종(코스모스, 봉숭아, 분꽃 등), 수박, 참외, 호박, 옥수수, 상추, 쑥갓, 아욱, 생강, 오이, 가지, 고추, 고구마, 부추, 취나물, 당귀 등입니다.

집안에 만든 미나리강에서는 미나리를 실컷 뜯어 먹은 바 있고, 과일밭에서는 두릅을 또 실컷 따먹었습니다. 그리고 감나무 옆 켠에는 머우밭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집안에서 자라는 머우가 충분치 못하기에 아예 과일밭에 머우밭을 만든 것입니다.

이제 채소밭일은 모두 끝나고 풀을 제거하는 일과 채소를 따고 뜯어다먹는 일만 하면 되고, 집안의 잔디를 깎아주는 일만 남았습니다. 재작년에 심은 빨간 장미가 만발하고 금년에 심은 노랑장미까지도 피었으므로 잔디를 자주 깔끔하게 깎아주어야만 나의 시골집 《지산 쁠라스》가 정돈되어보이고 아름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 부지런 해야겠습니다.

 

5

코로나 19로 인한 알바 및 부정기직들의 해고 사태와 오랜 경기침체로 인한 서민들의 생활고를 돕고, 침체된 경제를 부양하기 위함을 목적으로 하는 재난기본소득을 받았습니다.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여야의 합의를 거쳐 정부가 지급을 결정한 것입니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크게 환영하였고 국가에서 4인 가족 100만원, 3일 가족 80만원, 2인 가족 60만원, 1인 가족 40만원을 지급하였습니다. 난생 처음 받아보는 기본소득인데 일부 기초자치단체에서 별도로 제각기 다른 명목과 다른 액수로 지급되고 있기도 합니다. 익산시와 김제시 등 몇 몇 지자체는 별도로 1인당 10만원씩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기본소득 지급에 매우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경기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앞으로 경제가 다시 제자리에 서게 되면 기본소득제가 하나의 경제정책으로 법제화되어 시행하게 될 전망입니다. 나로서는 금년에 처음으로 납세하는 임대소득자 사업세만큼 거의 보전 받은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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