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2020년 11월기

청담(靑潭) 2020. 12. 2. 23:59

2020년 11월기

 

4일 감 따기․고구마 캐기

올 해는 감이 흉년이랍니다. 그래도 단감은 100여개를 따서 20여개는 부모님께 맛 보시라 드리고, 우리가 아침식사로 이용했습니다. 과일밭의 일반감은 겨우 다섯 개 땄습니다. 지난 태풍에 모두 떨어진 겁니다. 다행이 집안 감나무에서 120여개를 따서 70여개는 난생 처음 곶감을 만들어 보았는데 성공입니다. 아버지께 20여개를 드리고, 김치 가지러 온 이박사 부부에게 20여개를 주고 30여개는 우리가 먹고 있습니다. 나머지 50여개는 부모님과 나누어 익어가는 홍시로 지금까지 잘 먹고 있습니다. 내년에 200여개 이상 수확하게 되면 거의 모두 곶감을 만들어 기분좋게 나누어 먹으렵니다.

 

6일 ~8일 서울․강화도 여행

6월 20일에 서울 집에 다녀왔으니 무려 네 달 반 만에 가게 됩니다. 7월에 가원과 서예협회 시연회를 갔을 때는 집에 들리지 않았기 때문에 이 대표는 거의 다섯 달 만에 만나는 거고, 이박사와 정박사 내외는 8월초에 전주에서 1박을 같이 했었습니다만 그래도 세 달이 넘었습니다.

이 대표는 8월부터 사업이 바빴는데 이제 마무리를 지어 많이 한가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강화도 여행을 계획했습니다.

오래된 우리 아파트가 수목이 우거진 담장을 걷어내고, 진입로를 넓히니 너무나 새로워졌습니다. 기분이 좋습니다.

아침 9시에 이대표와 처제 우리 둘, 모두 넷이서 출발합니다. 이 대표가 기사입니다. 자유로를 타고 가다가 행주대교를 건넜는데 어찌나 길이 복잡한지 네비게이숀 없이는 도저히 운전이 불가능합니다. 김포한강로를 타고 진호대교를 건너는데 여기가 아라뱃길이 시작되는 곳입니다. 강화대교를 건너 곧 바로 교동도로 들어갑니다. 교동도는 신라이래로 교동현으로 옛고을입니다.

먼저 연산군(1476-1506 : 재위 1494-1506) 유배지를 찾았습니다. 겨우 19살에 왕이 되어 많은 실정을 하고 31살에 결국 중종반정을 당하여 9월에 이곳으로 유배를 옵니다. 11월에 죽었는데 묘지는 도봉구 방학동에 있고 나는 십여 년 전 통일연수원에서 연수를 받으면서 오후에 시간을 내어 찾아본 일이 있습니다. 유배지는 화개산 기슭에 있는데 관광자원으로 지자체에서 개발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20대의 어린 나이에 실정을 거듭하며 불행한 최후를 맞았으나, 저지른 죄과가 너무 커서 역사는 동정의 여지조차 없습니다.

T.V에서 본적이 있는 대룡시장을 찾아 구경하고 중국집에서 점심을 먹습니다. 과연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작은 시장이라서 젊은이들이 많이 찾을 만 합니다.

석모대교를 건너 석모도에 들어가 잠시 쉬고 나옵니다. 다음 목적지는 정족산에 있는 전등사입니다. 10여 년 전 전국 기숙형공립고 교감회의가 이곳에서 열려 찾은 일이 있는데 당시보다 놀랍게 사찰이 확대되고 아름답습니다. 전등사는 네 번째 찾은 것 같은데 오늘 더욱이 단풍이 절정이어서 전등사 풍경의 아름다움이 놀랍기 그지없습니다.

오는 길은 강화초지대교를 건너 왔는데 날이 어두워져 이 대표가 운전하느라 애를 많이 썼습니다. 검단양촌IC와 북청라IC, 노지JC를 거치고 송내IC에서 나와 여의도로 들어왔습니다. 너무나 아리송하고 먼 길이었지만 다행이 이박사 내외와 약속한 7시에 서부지법 뒤편 식당에 도착했습니다. 맛있고 즐거운 가족저녁식사가 이루어졌습니다.

16일 연우회 통영여행

연우회 하루 나들이입니다. 통영에 가서 시장구경하고, 활어회로 점심 맛있게 먹고 오자는 가벼운 여행입니다. 먼저 세병관을 찾았습니다. 통영은 아주 여러 차례 왔지만 세병관은 두 번째입니다. 2005년경 가원선생이 대학원에서 박경리 선생에 대해 논문을 준비할 때 함께 와서 여러 곳을 답사했었습니다. 당시 세병관에 대해 너무나 훌륭한 설명을 해주시던 문화해설사가 기억납니다. 세병관은 여수 진남관, 경복궁 경회루와 함께 대단히 웅장한 건물입니다. 삼도수군통제영의 상징적인 건물입니다. 중앙전통시장에서 너무나 푸짐한 활어회 점심을 먹었습니다. 쐬주도 한 잔 곁들였습니다. 약 한 시간의 여유가 있어 회장 총무님께 이순신 공원을 추천하여 가게 되었습니다. 충무공 동상이 있는 곳의 조망이 매우 좋습니다. 오른쪽은 미륵산. 앞은 한산도, 왼편으로는 거제도가 보입니다.

23일 코로나 19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우리 익산시와 군산시에서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기 시작하여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조치가 취해져서 문화원의 모든 문화교실 수업이 전면 중단되었습니다. 여름 내내 중단되었던 문화원 동아리 활동이 재개된 지 겨우 한 달 남짓인데 다시 중단되는 것입니다. 연내에는 재개되기 힘들 것 같습니다. 11월에는 여러 모임들이 추진되었으나 12월은 다시 모든 모임이 취소되었습니다.

1일 익산 해우회 10월의 마지막 밤

12일 익산남성 이사회

13일 남성 21회 교직자 모임

24일 익산문화원 이사회

※ 오늘 12월 1일부터는 전북지방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되어서 이젠 식당출입도 중단해야 합니다. 오늘까지 전북도내에서 하루 10명대 확진자가 발생하고, 익산의 확진자 누적 수는 2일 현재 104명입니다. 식당을 비롯한 가계를 운영하시는 분들의 걱정이 매우 큽니다.

 

25일~30일 김장주간

퇴직한 이후 5년 동안 김장은 아버지께서 주관하시고, 나는 운반과 보조, 가원은 양념담당이었는데, 금년부터는 아버지는 편찮으시므로 쉬시게 하고 내가 전격적으로 김장을 계획하여 담아보았습니다.

●25일(수) : 시장보기와 배추와 무 뽑아 나르기

오전에 시장을 보고 방앗간에서 고추를 갈았습니다. 이웃 동기네 고추밭에 아직 쓸 만한 고추가 많이 달려 있어 서너 시간 땄더니 상당히 많은 붉은 고추를 땄고 가격으로는 무려 10여만 원어치가 됩니다. 고춧가루를 15근 사놓았지만 생고추도 함께 이용하기로 합니다.

오후에 배추와 무를 뽑아 리어카로 운반했습니다. 9월과 10월에 가물어서 열심히 물을 주기는 했지만 배추가 속이 잘 차지 않았습니다. 배추 80포기와 크기가 작은 무 120여개를 준비했습니다.

●26일(목) 씻어 간하기

오전에 배추를 가르고 무를 손질하여 간을 시작하게 된 시간이 11시가 되다보니 충분히 간을 하지 못했습니다. 오후 5시에 건져 놓았으니 겨우 6시간 한 겁니다. 소금물을 너무 약하게 만든 것이 실수입니다. 그처럼 약한 물이면 12시간 이상 간해야 한답니다.

●27일(금) 김치 담그기

아니나 다를까 아침에 가보니 배추가 다시 살아나 버렸습니다. 걱정이 컸지만 그냥 해치우기로 했습니다. 앞집 아주머니께서

?이런 배추가 담아놓으면 더 맛있다?

고 격려해주셔서 자신 있게 시작했는데 하필이면 오늘 해도 없이 흐린데다 춥기까지 합니다. 나도 혼자서 부지런히 담느라 고생이지만, 보조원인 우리 가원선생 고생 무지 했습니다.

●28일(토) 김장 뒤 치우기

혼자서 김장 뒤처리를 하고 모두 제자리에 놓아 정리한 날입니다.

●29일(일) 동치미 담그기

전주 소리문화의 전당에서 개최되고 있는 서가협회의 제23회 전북서예전람회를 관람한 다음 오후에 동치미를 담갔습니다. 베추6개 와 무20여개를 두 개의 항아리에 담갔습니다. 아무래도 간물은 많은데 배추와무가 너무 적은 것 같아 오늘(2일) 배추 3개를 더 넣었습니다. 

30일(월) 서울 보내기

이박사와 정박사가 내려와 할아버지 할머니를 찾아뵙고 서울로 가지고 갔습니다. 무김치 4통, 배추김치 7통을 보냈습니다. 사돈네 한 통 선물하고 10통으로 여섯 명이 먹을 김치입니다. 남은 10통은(배추김치 8통, 무김치 2통)우리 두 사람이 먹습니다. 엄청 먹는거 같습니다. 물론 나중에 서울에서 더 필요하다면 배추김치 3통은 추가로 보내줍니다. 

※시행착오 : 간이 충분치 않았고, 따라서 너무 싱겁게 담아졌습니다. 그러나 먹어보면 김치색이 매우 맑고 맛있습니다. 아마도 생고추를 갈아 넣어서 색이 고운 것 같다고 합니다. 가원이 너무 힘들어 하므로 내년엔 김장하는 날 만큼은 꼭 한 사람을 모시기로 합니다.

 

29일 제23회 전북서예전람회 개최

입상내용이 전혀 예상치 않은 결과라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해서로 특선하고 행서로 입선하니 부끄럽기가 한량없습니다. 내년부터는 대회에 출품하는 자세와 방식을 바꾸겠습니다. 제가 선택한 漢詩로 구성한 뒤 체본을 받고, 되도록 한 작품만 제출하겠습니다. 가원은 <대한민국 마한서예문인화대전>과 <전북서예대전> 초대작가가 되었습니다. 축하합니다. 가원은 물론 우리가족 모두에게도 아주 의미가 큰 행복입니다. 

▣작품선물

하나, 초등학교 친구인 정기선 사장이 초등학교 1학년인 외손주에게 선물로 줄 글씨를 요청해왔습니다. 초등학생에게 제 글씨는 어울릴 수 없어 가원에게 부탁하여 그림을 그리고, 글은 내가 지어서 작품이 완성되었습니다. 엊그제 전달하였습니다. 

둘, 10여년 단골로 다니는 익산온천 이용실 김사장님이 제가 글씨를 배운다 하니 한 점을 부탁합니다. 이제 글씨를 배우는 초보자인 제가 누군가에게 글씨를 드린다는 것은 감히 상상도 해보지 않았으나, 모처럼 인연을 맺은지 오랜 손님인 제게 부탁하는 것이라 차마 마냥 거절할 수 만은 없어 작품전에 출품한 글씨를 한 점 더 표구하여 드리기로 하였습니다. 

?아직 연습하는 초보자 글씨이니, 그저 오랜 손님 글씨 한 점 재미로 가지시는 것으로만 여겨주십시오. ?라고 말씀드리고 모레 전달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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