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

碧 松(벽송)

청담(靑潭) 2022. 9. 27. 20:05

碧 松(벽송)

 

雪溪(설계) 朴致和(박치화 : 1680-1764)

 

風雨山頭閱幾歲 (풍우산두열기세) 

蒼髥若戟拂靑雲 (창염약극불청운)

棟樑他日扶傾厦 (동량타일부경하)

分付樵夫遠斧斤 (분부초부원부근)

 

산등성이 비바람을 몇 년이나 겪었는가

푸른 잎이 가래창 같이 푸른 하늘에 나부낀다.

훗날 동량이 되어 큰집을 지탱하겠으니

나무꾼에게 분부하여 자르지 말라고 하여야지.

 

雪溪 朴致和(1680-1764)

본관 밀양, 자 사이(士邇), 호 설계(雪溪)·읍건재(泣愆齋)· 손재(巽齋), 초명 치원(致遠)이다. 1708년(숙종 34) 식년문과에 병과로 급제, 전적(典籍) 및 예조·병조의 좌랑(佐郞)을 거쳐 양성현감(陽城縣監)을 지냈다. 1721년(경종 1) 장령(掌令)으로서, 연잉군(延礽君:영조)을 왕세제(王世弟)로 책봉하고 그의 대리청정(代理聽政)을 주장하다가, 소론(少論) 조태구(趙泰耉)· 최석항(崔錫恒) 등의 반대로 실패하였다. 신임사화로 노론(老論)이 실각하자, 이듬해 고성(固城)에 유배되었다.

1724년 영조가 즉위하자 풀려나와 종부시정(宗簿寺正)에 기용되고, 이어 시강원의 보덕(輔德)을 거쳐 사간(司諫)에 올랐다. 소론 일파를 극형에 처할 것을 주장하다가 왕의 탕평책에 거슬려, 1728년 갑산(甲山)에 유배되었다. 1754년 풀려나와 다시 조정에 들어가 돈령부동지사(同知事)를 거쳐, 1756년 중추부지사(知事)에 이르러 기로소(耆老所)에 들어갔다. 문집 《설계수록(雪溪隨錄)》이 있다.

 

□雪溪隨錄(설계수록)

설계 박치화(朴致和)의 시문집이다. 필사본. 27권 11책. 규장각 ·장서각 도서. 1886년(고종 23) 후손 박영수(朴永壽) 등이 간행한 책을 토대로 필사한 것이다. 권두에 송환기(宋煥箕)의 서문과, 대사간 안영(安榮)이 쓴 행장 등이 있으며, 권말에 박영수 등의 발문이 있다. 경서에 대한 논변과 시 ·서(書) ·잡지(雜識) ·부록 등으로 구성되었다.

일반적인 문집 체재와는 달리 《주례 (周禮)》 《의례(儀禮)》 《예기(禮記)》 《주역(周易)》에 대한 논변이 문집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권1~6이 《주례》에 대한 해설과 논변으로 주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의례》의 항목에서는 <관례(冠禮)> <향음주례(鄕飮酒禮)> <향사례(鄕射禮)> <대사의(大射儀)> 등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으며, 권17의 《율려신서(律呂新書)》는 전통음악을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저자는 노론의 정치, 사상적 입장을 지지했는데, 권19의 찬(贊) 16수중에는 이황(李滉) · 이이(李珥) · 송시열(宋時烈) 등이 포함되어 있다. 잡지에서는 성리학설 뿐 만 아니라 유 ·불 · 도 삼교에 대한 인식, 의복 · 재정 · 학교 · 국방 · 예악 등에 대한 내용이 광범하게 소개되어 있어서 18세기의 사회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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