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2023년 9월

청담(靑潭) 2023. 10. 1. 21:00

20239

 

1텃밭작업

매년 91일이면 배추를 심고 무씨를 뿌렸습니다. 이번에도 아버지와 함께 쪽파를 심고 당근씨

도 뿌렸습니다. 무와 쪽파와 당근은 성공인데, 배추는 10여일이 지나자 30%가 강한 햇볕에 말라

버려 다시 모종을 사서 때웠더니만, 이번에는 벌레들이 갉아먹기 시작합니다. 지오딕스를 뿌렸

지만 예년에 비해 지극히 성공률이 낮습니다. 90여포기중 70여 포기는 크고 있는데 그것도 그리

신통치 않습니다. 김장때 부족분은 사서 쓰면 되지요.

 

2고창여행

가을에 근무했던 학교들을 방문할 요량으로 우선 고창을 찾았습니다. 선운사를 거쳐 가원의 의

견대로 운곡서원으로 갑니다. 서원은 여전히 방치되다시피 하고 있지만 습지공원은 아주 잘 꾸

며져 다시 찾아와 한 바퀴 돌고 싶습니다.

가원이 근무한 인천초등학교는 폐교된지 오래지만(20여 년 전)학교 부지를 개인이 구입하여 아

주 잘 가꾸면서 농장과 <우리술학교>를 경영하시는 주인을 만나 뵈었습니다. 폐교를 아름답게

관리하시는 주인분을 칭송해드렸습니다. 해리중학교는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내가 첫 발령을 받

3년간 근무한 인생에 아주 의미가 큰 학교입니다. 3년간 해리중학교에 근무하면서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고 대학원을 다녔습니다. 대성고등학교가 있던 대산면으로 향합니다. 폐교(2004)

지 오랜데 교사는 여전히 남아 있으나 퇴락하고 운동장엔 잡초만 우거져 쓸쓸합니다. 4년간 아

이들과 함께 공부하고 뛰놀던 교실이고 운동장입니다. 세월이 무상합니다. 내 마음이 이럴진대

졸업생들의 마음은 많이도 아플 것입니다. 세월이 무상합니다.

 

 

 

6원대병원 갑상샘 검사

건강검진을 받은 복음내과에서 권유한대로 원광대학병원에서 왼편 감상샘 결절을 다시 검사하고 필요하면 조직검사를 받기 위해서입니다. 담당의사가 초음파검사를 다시 하고 난 후 소견은 큰 문제가 없다하면서도 피검사와 X-레이 검사는 받도록 해서 8일 검사를 받았고, 역시 별 이상이 없다고 합니다. 추이를 보기 위해 3개월 후 다시 검사하자 했지만 불필요한 일입니다. 그만두기로 합니다. 다행이지만 이미 그럴 줄 알았습니다.

 

9종철 아들 결혼식

고교시절부터의 오랜 친구인 이종철 선생의 아들 호영군이 결혼합니다. 호영군은 기업에 근무하는데 몇 년 못 보던 사이 어른이 되었고, 맞이하는 신부도 아주 예쁘고 너무나도 의젓하고 어른스러운 며느리입니다. 친구부부에게 큰 축하를 드리며 많이 부럽습니다.

 

 

14무왕제례 거행

금년에는 서동축제의 날짜도 앞당겨지고 전야제는 익산역에서 처음으로 거행되었습니다. 전야제는 거의 전적으로 우리 익산문화원에서 출연하게 되어서 취타대와 함께 시가행진을 한 뒤 역전 광장에서 제례를 올렸습니다. 비가 올 것으로 기상예보가 있었기에 조마조마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제례가 진행되는 동안에 소낙비가 내려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으나 제례식장이나 참관석이나 모두 차일이 쳐져있어 잘 진행이 되었습니다. 경주에서 온 사절단과 베트남에서 초대된 분들이 관람했습니다. 해마다 거행되는 무왕제례행사 참여 멤버는 다음과 같습니다.

집례관(전경욱) 사회자(김경숙) 찬의(최윤호) 대축관(이석한) 외봉관(임홍락) 내봉관(최재귀) 좌전관(김영렬) 우전관(정용호) 사준관(이택회)

 

15일 이당전시회

怡堂 송현숙 선생의 개인전시회가 열렸습니다. 동양화가인 예은 주정민 선생의 개인전시관 개관행사로 열리게 되었고 이당선생이 30여분으로부터 좌우명을 받아서 그림과 글씨로 작품을 만들어 전시하는 기획인데 획기적인 방법이라고들 합니다. 영광스럽게도 나도 나의 요즈음 생각을 보내드려서 작품이 되었고, 가원선생은 사회를 맡아 준비하느라 입술이 부르텄습니다. 초대된 손님이 많았는데 송하진 한국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원장, 윤점용 한국서예전북비엔날레 집행위원장, 정헌율 익산시장, 전병성 전 기상청장, 서예학자인 김병기 전 전북대 교수, 박성태 원광대 총장, 백준흠 원광보건대 총장 등이 참석했다고 합니다.

가원이 전시장 당번인 17, 함께 당번을 서면서 송지사 형님인 서예학자 송하경 전 성균관대 교수가 오셔서 후배임을 알려드리고 마침 찾아오신 이당선생님과 부군이신 은사 정봉화 교장(이당미술관 이사장)과 함께 환담을 나누었습니다. 송지사 형제분들 중 송하경 교수님과는 초면입니다. 아주 건강하시고 멋진 모습입니다. 나와는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동문입니다. 나는 남성고 21회이고 정봉화 선생님은 남성고 8, 송하경 교수님은 10회 선배이십니다.

 

 

16일 이자람 국악공연

전주 세계소리축제가 시작되었습니다. 가원이 두 개의 티켓을 예매했습니다. 서울대 국악과 출신으로 판소리를 하는 이자람의 노인과 바다공연입니다. 2019년에 헤밍웨이(1899-1961)1952년에 쓴 소설 노인과 바다를 판소리화 하여 세계에 알렸는데 실제 공연을 보니 그 실력이 대단합니다.노인과 바다를 판소리로 창작했다는 것만으로도 쇼킹하기 이를 데 없는데 판소리 가창실력도 대단합니다. 정작 본인은 마치 소설의 무대인 쿠바를 다녀오지 않은 듯이 얘기(?)하는데 설마 그랬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나는 직접 다녀온 경험이 있습니다. 2019523일 밤 묵은 <내쇼날 쿠바호텔>은 마치 궁궐 같았습니다. 531호 응접실이 있는 특실에서 잤는데 90여 년 전에 헤밍웨이가 묵었던 방은 가까운 511호실이었다고 합니다. 24일엔 아바나 남쪽 12km지점에 있는 헤밍웨이 박물관을 찾았는데 헤밍웨이가 생전에 살던 집을 박물관으로 만든 것입니다. 이어 1956년에 영화<노인과 바다>의 배경이 된 작은 어촌인 코히마르에 갔습니다. 헤밍웨이가 낚시를 하던 곳이라고 합니다. 벌써 어언 5년이 지났습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쿠바를 방문한 해인 2019년에 판소리 노인과 바다가 창작되어 발표되었습니다.

 

17일 장한나 공연

오늘은 첼리스트로 지휘자가 된 장한나 공연입니다. 스승인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와 디토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지휘합니다. 15년 전 장한나의 첼로공연을 이곳 소리문화의 전당에서 관람한 일이 있습니다. 교향악단을 지휘하는 장한나가 장하고 멋있습니다.

 

25일 작품제출

전북서예전람회에 출품하는 날입니다. 제가 쓰고 싶은 尹向(1374-1418)의 시 <礪山 洗心堂>입니다. 윤향이 전라도관찰사로 근무하던 시절에 쓴 시입니다. 한 달간 맹연습하였으나 마음 같지 않습니다. 서예실의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연습은 했습니다만...

 

崇朝宿雨未全晴(숭조숙우미전청)

軟綠新紅滿一庭(연록신홍만일정)

唯有墻東數竿竹(유유장동수간죽)

玲瓏不變去年靑(영롱불변거년청)

늦은 아침에도 밤비는 완전히 개이지 않았는데,

연한 풀 새로 핀 꽃 한 뜰에 가득하구나.

담장 동쪽에 서있는 몇 그루의 대나무만

영롱하게 지난해의 푸른 빛 변치 않았네.

 

29일 추석

금년 추석은 무려 연휴기간이 6일이나 됩니다. 전날 가원과 함께 시장을 보고 전을 부칩니다. 신방공파 추모공원 조성 후 처음 맞이하는 명절입니다. 아버지, 아들 이대표와 함께 三代가 전, 과일, , 청주를 준비하여 추모공원에서 가장 윗 선조인 21세 두영공, 22세 화수공, 23세 항렬공 할아버지께 차례로 술을 올렸습니다. 지금까지는 묘지가 각기 달랐고 따라서 나의 고조인 24세 옥연공 할아버지부터 한 곳에 모셔져 있어 옥연공부터 올려왔으나, 이제 모두 한자리에 모셨는데 그리하면 예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증조인 25세 근욱공, 나의 할아버지 문환공, 그리고 어머니께도 명절 차례술 인지라 한잔 올려드렸습니다. 내일 2일에는 딸래미 이박사 내외와 아산시에서 12일을 함께 보내기로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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