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癸卯年 12월
□1일(금)-3일(일) 김장일기
1. 배추농사부터 어려웠다. 예년처럼 9월1일에 배추를 심었는데 아버지 의견에 따라 처음으로 비닐을 덮고 심었더니만 불과 며칠 후 하필 갑자기 날이 덥기 시작하여 비닐에 햇볕이 가열되면서 어린 배춧잎들이 많이 타버렸다. 배추 한판은 대개 110포기로 우량한 것만 90여 포기를 심었었는데 그 중 30여 포기가 탔다. 다시 30포기를 사다가 심었지만 늦게 심은 것들은 성장이 느려 걱정이 되었다. 그래도 60여포기는 잘 자랐으니 금년에는 포기가 충실한 60포기(배추)만으로 김장을 하기로 했다.
무는 잘 자랐고 중간에 속아내면서 자주 뽑아다 먹었는데 마지막 솎아내기가 늦어서 아주 크게 자란 무들이 적었으나 크고 작은 것들이 모두 100여개(무)나 되었다. 무김치를 담는 데는 부족함이 없었다.
2. 첫날 : 금년에도 두 처제님이 함께 김장을 하기 위해 내려오고 OST가수인 민경이까지 김장을 하고 싶다고 동행하였다. 이미 전날 배추와 무를 뽑아서 리어카로 집으로 운반해 놓았었고, 오전에 가원과 둘이서 배추와 무를 정리하여 간을 할 준비를 마치니 오후에 서울에서 일행이 내려왔다. 작년에 큰 처제의 전문가(?)적 간하기로 김장이 폭망했으므로 금년에는 가원이 지휘하기로 했다.
3. 둘째날 : 오전에 간한 배추와 무를 씻어 물기를 빼고 양념을 끓였다. 오후에 김장을 시작했는데 5시 반이나 되어서야 끝이 났다. 두 처제님과 민경이가 아주 혼이 났다. 두 처제님은 서울로 간 직후 몸살이 나서 힘들었다고 한다. 작년까지는 대략 배추 100여포기, 무 120여개로 김치를 담고 동치미를 2동이나 담았었고 배추와 무를 합하여 대개 28통~32통이 나왔었다.
금년에는 배추와 무의 생산량이 적으므로 동치미는 생략했다. 크고 작은 김치통으로 모두 배추김치 17개, 무김치 6개가 나왔다. 서울로 배추김치 10개와 무김치 4개, 아버지께 배추김치 1개 무김치 1개, 우리가 배추김치 6개 무김치 1개로 배분하였다.
4. 셋째 날 : 뒤처리를 하다. 아주 작아서 남겨놓았던 무를 캐서 다시 한통을 담갔다. 그래서 총 생산량은 배추김치 17개 무김치 7개로 24통이 되었다.
5. 소금과 고춧가루를 예전의 절반밖에 소비하지 않아서인지 간이 약간 덜 된 상태로 담갔지만, 이후 간이 죽으니 김치통의 양이 줄어들면서 전혀 맵지 않고 국물은 맑게 붉고 흥건하여 맛이 그만이다. 약간 싱거우면서 무지 시원한 김치가 되어 밥을 먹으면서 그저 한 가닥 집어먹는 김치가 아니라 김치로 밥을 먹는 식사가 되고 있으니 대 성공이다.
6. 간이 약간 덜 들어진 상태에서 담갔기 때문에 소금을 아주 조금씩 뿌리며 양념을 묻혔는데 어찌되었든 이처럼 맛좋은 김치는 전통적인 김치와는 많이 다르다. 하루에 배추 4분의1 쪽이 먹어질 정도이니 아마도 4-5월이면 모두 먹게 되지 않을까 싶다. 이후엔 배추 두 어통씩 사다가 담가도 되고 고구마순 김치도 담가 먹으니 무슨 걱정이랴? 우선 맛있게 먹어보자!
□4일(해우회)
부부 모두가 모였습니다. 점심과 차를 마신 뒤 헤어졌는데 오후 일정 없이 너무 일찍 헤어지니(몇 부부가 다른 일정들이 있다하며) 서운해서 박숙경, 최은희님을 모시고 왕궁리 유적지를 다녀왔습니다.
□8일(금) 성우회
부부 모두가 모였습니다. 점심과 차를 마시고 헤어졌으나 식당이나 찻집 일행이 모두 함께 할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 되었습니다. 김동규 선생의 아들이 내년 초 전주에 상당한 규모의 정형외과를 개원한다고 합니다. 크게 축하하였습니다.
□11일(월) 부상회
김종복 선생이 지병으로 참석하고 있지 못합니다. 빠른 완쾌를 빕니다. 조병호 교장이 서예에 입문하였다는 기쁜 소식입니다. 산민 이용선생께 배우기 시작한지 벌써 몇 개월이 되었다합니다. 이석부 집안형님께서 산민회 회장이시고 산민선생과는 지난 번 이당선생님 개인전에서 만나 뵙고 인사드린 바 있습니다. 글씨도 대단한 뛰어난 서예가이시자만, 깔끔하신 모습이나 생활자세도 매우 존경스러운 서예가이십니다.
□14일(목) 소종중 정자 현판 협의
추모공원에 이재선 원탑건설 사장이 정자를 지었는데 현판을 걸기로 하여 그 협의차 이석구회장님과 고문이신 아버지와 이기홍 고문, 그리고 내가 참석했습니다. 여러 의견대로 현판 글씨(新坊亭)는 송하진 지사의 글씨를 받고. 정자기(新坊亭記)는 내가 짓고 송지사의 글씨로 하기로 하지만, 정자기의 글자 수가 너무 많아 아마도 허락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말씀도 드렸습니다.
□16일(토) 익산남성동창회송년회
2년 만에 열리는 정기총회 겸 회장 이취임식이라고 합니다. 이전까지 우리 21회는 으레 20여 명씩이 참석하고 우리만의 송년회는 생략하였는데 이번에는 9명만 참석하니 어쩐지 서운하고 쓸쓸합니다. 배정한 자리도 기수마다 6석정도만 준비되어 있고요. 졸업 50주년을 치른 23회부터는 참가비도 받지 않으니 어쩐지 노인으로 치부되는 느낌도 듭니다. 신년하례회도 그리 될 것 같아 걱정이 됩니다. 우리도 이젠 참가 방식을 바꾸어야하지 않나하는 생각입니다.
□20일(수)-21일(목) 1박 2일 부산여행기
별도로 카테고리 <즐거운 여행>에 올렸습니다.
□23일(토) 종정21송년모임
전주에서 모였는데 겨우 10명이 모이니 역시 서운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건강하지 못한 친구나 생업에 바쁜 친구들은 참석이 어렵습니다. 송지사에게 현판글씨는 행서로 부탁하였으나 500여자를 써야하는 정자기는 힘들다합니다. 우리 마을과 인연이 없는 분들에게 궁체로 500여자가 넘는 글씨를 부탁드리기가 쉽지 않으므로 가원의 권유에 따라 내가 써보기로 합니다. 한 달 동안 연습하여 완성하여 보겠습니다. 궁체를 써본 일이 없으나 열심히 연습하면 아주 부끄럽지는 않은 글씨는 쓸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28일(목) 연우회 정기총회, 대한민국마한서예문인화대전
연우회 정기총회 겸 송년식이 있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영진 배현익 선생이 회장으로, 우전 이종우 선생이 총무로 애쓰셨습니다. 특히 우전선생은 너무나 총무역할에 충실하게 봉사하여 모든 회원들의 칭송과 감사의 표시를 받았습니다. 회장은 나의 제안으로 영진선생이 다시 1년 동안 봉사해주시도록 요청하여 승낙을 받아 가결되었고, 총무는 회장이 물색하여 간곡히 요청하도록 의견을 모았습니다.
오후에는 마한전 개막식 겸 시상식에 참석했습니다. 삼례에 사시는 유희동 선생께서 대상을 받으셨습니다. 축하드렸습니다. 나는 특선으로 이제 점수를 모두 획득했습니다. 내년에 초대작가 신청서를 제출하게 됩니다.
□30일(토) 아버지 구순기념 가족모임
금년 아버지 춘추 90세이십니다. 고 3때인 스무 살에 아버지가 되셨으니 또래 친구들 중 우리 아버지보다 더 젊은 아버지는 평생 본 적이 없습니다. 내 나이 여섯 살 때 군 입대를 하시고 나는 할아버지와 논산훈련소를 찾기도 했지요.
그런 연유로 이제 아버지가 살아계신 친구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네요. 초등학교 동창 중에는 유일하게 김길순의 아버지가 96세로 생존해 계시는데 그 분도 교육자셨지요. 중고교친구들 중에는 들어보지를 못합니다.
하필 연말인지라 손자손녀들까지 모이는 것은 생략하고 자식들만 모였습니다. 어머니가 떠나시고 2년 동안 마음을 잘 추스르시고 아직도 건강하신 모습으로 지내시는 아버지가 든든하고 고맙습니다.
제가 인사말에서 “장수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 우리 가족은 큰 복이다.”라는 덕담을 했습니다. 손자들 중에서는 우리 이대표와 석중이 다미부부와 쌍동이들이 참석했습니다.
연말이라고 우리 이대표와 이박사가 할아버지와 엄마 아빠에게 선물을 합니다. 내게 이대표는 갤럭시 워치를, 이박사는 예쁜 세타를 줍니다. 우리 사랑하는 아들 딸 감사합니다. 이대표가 할아버지께는 이태리제 모자를 드렸는데 쓰시니 멋지십니다.
■또 한해를 마무리하며
癸卯년이 오늘 하루 남았습니다. 내년 2024년은 甲辰년이랍니다. 용의 해이지요. 검은 토끼의 해가 가고 청룡의 해랍니다.
1. 문화원과 서예
예전처럼 문화원 일을 돕는데 충실하고, 서예실에 다니면서 꾸준히 작품을 써서 전북서예전람회와 마한서예문인화전에 출품하여 초대작가 점수를 획득하였고, 신춘휘호대전 초대작가전과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익산전에 출품하였습니다. 아직도 어설픈 글씨지만 열심히는 쓰고 있는 거지요.
2. 세컨하우스와 운동
내 고향 집인 <지산 쁠라스>에 다니면서 집도 가꾸고, 채소밭도 가꾸고 과일밭도 드나들면서 즐거운 전원생활을 즐기고, 운동은 그저 하루 8천 보 이상 걷고, 공원의 운동기구로 체력운동도 조금은 했지만 앞으로는 체력운동 시간을 좀 더 늘려야 합니다. 척추협착으로 인해 최근 걸으면 다리가 결려 많이 불편한데 의사는 허벅지 근육운동으로 버티랍니다. 당연 열심히 해야지요.
3. 해외여행
봄에는 미국과 캐나다를 여행하였고 가을에는 라오스를 다녀왔습니다. 모든 욕심을 내려놓고 살아가도 이처럼 별 어려움이 없이 잘 살 수 있다니 선진조국 대한민국과 주어진 운명에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4. 두 전쟁과 국내정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반드시 서로가 조금씩 양보하는 협상으로 끝내야 합니다. 수 백 만의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해외에서 떠돌고 수많은 양국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은 도대체 해결방안이 보이지 않습니다. 무모한 하마스의 도발이 자신들의 동족 2만 명의 죽음을 가져왔습니다. 전쟁을 일으키는 자들인 푸틴과 하마스는 인류 공동의 적입니다. 전쟁범들입니다.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고 지속하는 자 젤렌스키와 네타냐후도 전쟁범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자신들은 절대 죽지 않으나 국민들은 이 시간에도 죽어갑니다. 전쟁을 중단할 해결방안은 강구하지 않고 전쟁을 마치 즐기듯이 합니다. 소중한 인간들이 그것도 어린아이들까지 무참히 죽어가고 가족이 흩어지고 팔다리가 떨어져 나가건마는...저 전쟁범들은 누가 책임지고 벌을 주는 겁니까? 유엔과 국제사법재판소는 왜 존재하나요?
미일과 동맹체제를 강화한답시고 대북강경책을 쏟아내고 이념논쟁을 일으키며 홍범도 장군을 욕보이는가하면 종북좌파 운운하는 국민의 힘과 윤석열 정권도 한심하지만, 아직도 토착왜구니 친일파니 하면서 이승만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을 폄하하기 바쁘고, 전두환 대통령과 노태우 대통령을 악마화하고, 반미투쟁은 안 통하니 그만두고, 반일만큼은 여전히 최대한 우려먹으며 권력을 누려가는 저 운동권 집단과 좌파통일세력이 뭉친 민주당도 한심합니다. 이제 국민들로부터 완전히 신뢰를 잃은 두 양당을 파괴해야만 합니다. 다행히 내년 4월 총선거를 앞두고 양향자 신당, 금태섭 신당이 발족하였고 신년 초에는 이준석 신당, 이낙연 신당 등이 태동한다니 새로운 제3의 길을 반드시 만들어 내야 합니다. 선진국이자 교육수준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권력에만 눈이 먼 인간들의 집단인 두 당에 함몰되어 언제까지나 정신적 노예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부끄러운 일이지요. 마치 사이비 종교집단과 그 교주에게 마음과 재산까지 바치고 죽으면 천당에 가고 저승에서는 높은 자리를 준다는 그 사기적 술책을 어이없게 그저 굳게 믿으면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불쌍한 신도들과 무엇이 그리 다르겠습니까?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는 양당정치를 깬다는 목표 하나로 여러 세력이 굳게 뭉쳐 새로운 대한민국의 정치 구도를 만들어 내기를 기대합니다. 저는 새로운 신당에 참여하고 기꺼이 한 표를 던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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