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록

코끼리 발자국

청담(靑潭) 2012. 11. 25. 10:27

 

 

코끼리 발자국

이택회

 

    지난 14일 저녁에 남성여고 춘전예술관에서 이택회선생의 출판기념회가 있었다. 나와는 마한향토사학회에서 수년간 활동을 함께하던 후배님으로 인연이 맺어졌으나 지도부 갈등으로 10여년 전에 학회 활동이 중단되었고, 나와 전경욱 선생(현 원광중 교장)은 리더역할을 사양하고 말았으나 이택회선생은 당신 친구인 임홍락 선생(현 익산고 교감)과 함께 또 다른 향토문화연구단체인 익산교원향토문화연구회를 조직하여 지금까지 아주 열심히 해오고 있다. 돌이켜 보면 이 선생은 고교 5년 후배인데 나와는 전북대 교육대학원에 다닐 때 함께 수업을 받으면서 자기소개시간을 통해 알게 된 기억이 있다. 벌써 30년이 넘은 세월이다.

 

 

 

   그가 『코끼리 발자국』이라고 이름 붙인 수필집과 『익산문화 연구』라는 향토문화 개인연구집을 발간하여 기념회를 연 것이며, 초대장을 받아 기꺼이 참석하게 되었다. 그는 천생 선생이다. 결혼도 안하고 여러 분야의 공부와 여러 단체의 사회활동과 아이들 가르치는 일에 30년을 아주 행복한 모습으로 살아온 사람이다. 그것도 아주 열정적이고 아주 유능한 국어선생이다. 그는 순전히 공부하기 위해 두 개의 대학원을 졸업하였고, 오랫동안 이리불교대학 교무처장과 익산수필문학회장, 익산문인협회회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현재 전북불교문학회부회장과 가람기념사업회부회장, 익산교원향토문화연구회장으로 맹활약을 하고 있는 익산향토문화계의 보배이다.

“국어 선생으로 살다가 늦깎이로 수필을 쓰게 됐다. 유명한 글쟁이가 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그저 학생들 가르치는 데 도움이나 되기 위해서였다. 이렇게 십여 년 글을 썼지만 밖으로 내놓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한다.

수필집 ‘코끼리 발자국(도서출판 고요아침)’에는 ‘삶[人生], 깨달음, 여행, 옛것’ 등 네 마당으로 나누어 모두 86편의 수필을 실었다. 수필은 짧고 쉽게 썼으면서도 우리에게 공감할 수 있는 깨달음을 준다.

또한 ‘익산문화연구(도서출판 맘)’에는 ‘薯童(서동)은 맏동이다’와 ‘미륵사지 사리봉안기에 나타난 불교사상’ 등 9편의 논문이 실려 있다. 여기에 수록한 글들은 익산교원향토문화연구회에서 발간한 ‘익산향토문화’라는 논문집에 실린 글들이다.

 

 

 

   기념식장은 그의 맹활약을 보여주듯 성황을 이루었고, 사회자인 익산고 임홍락 교감과 남성여고 최상범 교장의 안내를 받아 영광스럽게도 고교 스승인 박주해 선생님(이택회선생의 고교 3학년 담임이셨고, 남성고교장을 역임하신 분으로 이승탁 선생님과 함께 우리들의 스타), 김영진, 김중수 전 남성학원 교장선생님, 김복현 문화원장님, 이선생의 초등학교 6학년 담임선생님과 함께 헤드테이블에서 축하하는 기회를 가졌다. 수 십년 간 익산향토문화연구모임을 이끌어주신 존경하는 조재섭 선생님께서는 작년에 돌아가셨으나, 김연태 선생님은 웬일인지 참석하지 못하셔서 뵙지 못해 크게 서운하였다. 교장 선생님들 말씀을 들으니 남성 역사상 재직 중 책을 출판한 교사들은 많았지만 학교에서 출판기념회는 처음이라 하니 이 선생에게 대단한 영광이다.

 

 

 

   우리 익산지역의 향토문화를 공부하고 연구하는 학자들인 채수환 교수, 임홍락 선생, 이택회 선생과 선후배의 인연으로 교유하고 있음은 나에게 큰 자랑이다. 앞으로 존경하는 후배님들과 함께 살아가면서 우리 익산지역사회의 문화를 보호하고 발전시키는데 기꺼이 동참하여 짐승 터럭 끝자락만큼이나마 보탬이 된다면 큰 영광이고 다행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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