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 45

송인

송인(送人) 정지상(鄭知常 1090경? - 1135) 雨歇長堤草色多(우헐장제초색다) 送君南浦動悲歌(송군남포동비가) 大同江水何時盡(대동강수하시진) 別淚年年添綠波(별루년년첨록파)​ 비 개인 긴 언덕에는 풀빛이 푸른데, 그대를 남포에서 보내며 슬픈 노래 부르네. 대동강 물은 그 언제 마르리, 이별의 눈물 해마다 푸른 물결에 더하는 것을. □ 작품 해설 우리나라 한시 중 이별가의 백미(白眉)로 평가되는 7언 절구의 한시로, 서경(敍景)과 서정(敍情)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항구의 긴 둑에 비에 씻긴 풀들의 푸른빛이 더욱 짙어지고,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은 시적 화자의 슬픈 이별과 대조되어 이별의 애달픔을 더욱 고조시킨다. 자연사와 인간사의 대조를 통하여 이별의 정한(情恨)을 심화 ·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서예 2022.09.04

용두산

용두산 龍頭山 양곡(陽谷) 소세양(蘇世讓1486-1562) 七點峰巒枕碧流(칠점봉만침벽류) 百年形勝擅龍頭(백년형승천용두) 聞道寒泉甘似乳(문도한천감사유) 暮年吾欲卜菟裘(모년오욕복토구) 일곱 산봉우리 푸른 강을 베고 있어 내생에 명승지는 용두산이 최고라네. 젖처럼 달콤한 샘물마저 솟는다 들었으니 늘그막엔 은거지를 이곳에 마련하고 싶네. ■소세양(蘇世讓)[1486~1562] 본관은 진주(晉州)이고 자는 언겸(彦謙), 호는 양곡(陽谷)· 퇴재(退齋)· 퇴휴당(退休堂)이다. 증조할아버지는 중군사정 소희(蘇禧)이고, 할아버지는 한성부판관 소효식(蘇效軾)이다. 아버지는 의빈도사를 지낸 소자파(蘇自坡)이며, 어머니는 왕석주(王碩珠)의 딸 개성왕씨(開城王氏)이다. 형은 남원부사 소세량(蘇世良)이다. 소세양은 1486년(성..

서예 2022.09.04

유조불문(有條不紊)

■그동안 월간지 에 게재되는 유조불문의 용량이 너무 커서 모두 읽어보지도 못하고, 그래서 정리도 하지 못하였으나 앞으로 시간나는 대로 읽게 되면 순서없이 중요한 내용만 찾아 기록하려 합니다. 제가 비록 서예 습작생에 지나지 않지만, 이론적으로나마 좋은 공부가 될 것 같습니다. 유조불문(有條不紊) 84 : 조리가 있어 흩어지지 않음 1. 처음 서법을 배울 때는 먼저 구양순과 안진경의 해서를 좇아 손에 익히는 것이 좋다. ...이들 두 대가의 글씨를 가지고 기본 틀을 만들게 되면 글씨 씀에 있어 침착하게 할 수 있는데 이것이 근본을 도모하는 계책이다. 2. 용필은 너무 비만하게 하면 안 되니, 살찌게 되면 글자 모양이 둔탁해지고, 그렇다고 너무 수척하게 해도 안 되니, 수척해지면 글자모양이 마르게 된다. 3..

서예 2022.03.26

청평조(淸平調)

청평조(淸平調) 이백 李白(701-762) 운상의상화상용(雲想衣裳花想容) 구름 같은 옷차림과 꽃을 닮은 그대 얼굴 춘풍불함로화농(春風拂檻露華濃) 난간 스친 봄바람에 이슬 맺힌 꽃 농염하네. 약비군옥산두견(若非群玉山頭見) 만약 군옥산 정상에서 그댈 보지 못한다면 회향요대월하봉(會向瑤臺月下逢) 달빛 아래 요대에 상봉하러 나아가리. 이백이 당 현종 앞에 불려와 지었다는 양귀비 찬가다. 오색영롱한 구름을 연상시킬 만큼 아름다운 의상, 농염한 모란에 비길 만한 어여쁜 열굴. ‘이 봄날 정자 난간에 기대어 꽃구경하는 귀비, 그대는 분명 군옥산이나 요대에 산다는 전설 속의 그 선녀일 테지요?’라 묻는 이백 특유의 도가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시다. 어느 늦은 봄, 모란이 만개했다는 소식에 황제는 양귀비를 대동하고 황..

서예 2022.02.24

雨 李玉峯(16세기) 終南壁面懸靑雨 종남벽면현청우 紫閣霏微白閣晴 자각비미백각청 雲葉散邊殘照漏 운엽산변잔조루 漫天銀竹過江橫 만천은죽과강횡 종남산 벼랑에 푸른비 걸리더니 자각봉은 흩뿌리고 백각봉은 개었구나. 구름터진 사이로 저녁노을 비치고 하늘 가득 은빛 대숲 강건너 걸쳐있다. ■이옥봉 : 양녕대군의 고손자인 자운(子雲) 이봉(李逢, 1526~?)의 서녀로 운강(雲江) 조원(趙瑗, 1544~1595)의 소실이다. 이봉은 종실의 후손으로 임진왜란 때 큰 활약을 했으며 이후 사헌부 감찰, 옥천 군수를 지냈다. 그는 옥봉의 글재주를 기특히 여겨 해마다 책을 사주었으며, 옥봉의 문재(文才)는 날로 좋아져 특히 시를 잘 지었다고 한다. 옥봉은 비록 서녀였지만 자신이 왕실의 후예라는 점에 상당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던 ..

서예 2021.09.14

춘야희우

春夜喜雨 杜甫(712~770) 好雨知時節(호우지시절) 當春乃發生(당춘내발생) 隨風潛入夜(수풍잠입야) 潤物細無聲(윤물세무성) 野徑雲俱黑(야경운구흑) 江船火独明(강선화독명) 曉看紅濕處(효간홍습처) 花重錦官城(화중금관성) 봄밤에 내리는 반가운 비 좋은 비는 시절을 알아 봄이 되니 내리네. 바람 따라 몰래 밤에 들어와 소리 없이 촉촉이 만물을 적시네. 들길은 구름에 묻혀 온통 어두운데 강 위에 뜬 배 불빛만 홀로 밝구나. 새벽빛에 붉게 젖은 저곳이 꽃이 활짝 핀 금관성이라네. 2021전북서예전람회 삼체 예서 두보 : 자는 자미(子美). 이백(李白 : 701~762)과 더불어 중국의 최고 시인으로 일컬어진다. '두릉(杜陵)의 포의(布衣)' 또는 '소릉(少陵)의 야로(野老)'라고 자칭한 것은 장안(長安)의 남쪽 근..

서예 2021.09.14

서체의 변천

書體 變遷 1 ■갑골문의 발견 1899년 산동성 복산현(지금 연태시 복산구)사람 왕의영((1845~1900)이 북경에서 학질에 걸리자 의사가 처방에 龍骨을 넣음. 달인당 한약방에서 약을 사서보니 용골에 새긴 칼 흔적이 있어 놀랐는데 왕의영은 금석학자로고문자에 조예가 있었음. 학자 친구인 유악(1857~1909)에게 말했고 이들이 발견하게 됨. 이것들은 하남성 안양현 소둔촌에서 나온 것이며 이곳은 殷墟지역으로 기원전 1401년 商나라 왕 반경이 이곳으로 도읍을 옮기고 殷이라 일컬은 곳이다. ■갑골문 유래 : 商나라 왕은 빈번하게 점치는 것을 진행하여 胛骨에 卜寫의 수량이 매우 많이 필요하였다. 견고하고 단단한 갑골에 글자를 새김은 은 시간과 힘을 필요로 하였다. 갑골문은 이미 상형, 회의, 지사, 형성, ..

서예 2021.09.12

국도 : 2021 마한서예문인화대전

國 島(국도) 양사언(楊士彦 1517-1584) 金屋樓臺拂紫烟 (금옥루대불자연) 아름다운 누대에는 자줏빛 안개가 스치고 躍龍雲路下群仙 (약룡운로하군선) 용 꿈틀거리는 구름길로 신선들 내려오네. 靑山亦厭人間世 (청산역염인간세) 청산도 또한 인간세상이 싫어 飛入蒼溟萬里天 (비입창명만리천) 만리를 날아 푸른 바다로 날아왔구나. ■해설 國島는 안변앞 동해 바다의 명승지로 고려시대부터 사대부들이 즐겨 탐방하던 곳으로 이에 대해 읊은 시문이 현재 많이 전하고 있다. 양사언은 1577년 경 안변부사로 있었으니 이때 이 시를 지은 것으로 보인다. 起句와 承句에서는 눈앞에 보이는 국도의 선경을 그린 다음, 국도가 인간 세상을 싫어하여 이 동해 바다에 들어왔다고 상상력을 발휘하였다. ■양사언(楊士彦 1517-1584) 1..

서예 2021.08.17

익산도중 : 2021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서예, 전북의 산하를 말하다」 익산전

益山途中 徐居正 先生 詩 南湖白白益山蒼 (남호백백익산창) 往事微茫夢一場 (왕사미망몽일장) 濟國遺墟空老樹 (제국유허공노수) 箕君故殿幾斜陽 (기군고전기사양) 익산을 지나는 길에 남녘 호수는 하도 맑고 익산은 푸르른데 지난 일들은 아득해라 한바탕 꿈이로다. 백제 옛터엔 고목만 덩그렇게 서 있는데 기준의 옛 궁터엔 석양이 그 몇 번 비꼈을꼬. 서거정(1420-1488) 전국(戰國)시대부터 송(宋)나라 때까지 중국 역대의 명문(名文)을 뽑아놓은 책 [고문진보(古文眞寶)]에서도 그 문장이 가장 많이 실린 인물이 당나라 유학자인 한유(韓愈, 768~824)이다. 특히 [고문진보]에 실린 한유의 문장은 서문(序文)이 큰 비중을 차지하여 가히 서문 전문가라 할 만하다. 조선시대 한유에 비견할 수 있는 대표적인 인물로 서..

서예 2021.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