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912

섭리

섭리(攝理) 화암 이재천(1947~ ) 존경하는 이재천 선생의 세 번째 시집입니다. 출간된 지 불과 일주일만인 지난 토요일(2022.9.24) 전주제일고 등산모임인 의 정기 모악산 등산시 증정본을 주셨습니다. 평소 남성적인 운동을 좋아하시며 체격도 당당한 남자다운 형님인데 어쩌면 저리도 늘 고향과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시는 것이며, 흐르는 세월과 인생과 자연을 노래하시는 感性 짙은 고운시를 쓰시는지요. 간결한 언어로 시에 문외한인 우리도 쉽게 이해하고, 마음이 평안해지며, 세월을 같이 해 온 터이라서인지 저절로 동화되는 듯합니다. 아름다운 시를 쓰시는 화암 형님이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섭리 은빛사랑 노인요양병원 건너 제방 하얀 억새 억척스레 나부끼고 살얼음 에두른 방죽 철새들 옹기종기 모여 시베리아 회귀..

시모둠 2022.09.29

碧 松(벽송)

碧 松(벽송) 雪溪(설계) 朴致和(박치화 : 1680-1764) 風雨山頭閱幾歲 (풍우산두열기세) 蒼髥若戟拂靑雲 (창염약극불청운) 棟樑他日扶傾厦 (동량타일부경하) 分付樵夫遠斧斤 (분부초부원부근) 산등성이 비바람을 몇 년이나 겪었는가 푸른 잎이 가래창 같이 푸른 하늘에 나부낀다. 훗날 동량이 되어 큰집을 지탱하겠으니 나무꾼에게 분부하여 자르지 말라고 하여야지. □雪溪 朴致和(1680-1764) 본관 밀양, 자 사이(士邇), 호 설계(雪溪)·읍건재(泣愆齋)· 손재(巽齋), 초명 치원(致遠)이다. 1708년(숙종 34) 식년문과에 병과로 급제, 전적(典籍) 및 예조·병조의 좌랑(佐郞)을 거쳐 양성현감(陽城縣監)을 지냈다. 1721년(경종 1) 장령(掌令)으로서, 연잉군(延礽君:영조)을 왕세제(王世弟)로 책봉하고..

서예 2022.09.27

내게 감동을 주는 발라드 모음

《내게 감동을 주는 발라드 모음》 내안의 그대 작사 이희승 노래 서영은 슬픔은 없을 것 같아요. 우산 없이 비오는 거리를 걸어도 나는 행복할 것 같아요. 내안에 그대가 왔잖아요. 그대와 내가 마주쳤던 순간에 나는 다시 태어난거죠. 그대가 없던 어제의 나는 없던 것과 같아요. 기억조차 없는걸요. 어떡하죠? 내 심장이 고장났나봐 그대만 생각하면 터질 것만 같아요. 어떡하죠? 나는 그대 뒷모습에도 자꾸만 눈물이 나요. 그대가 이름을 부를 때 나는 내가 나 인게 너무 행복하죠. 그대가 날 보고 웃을 땐 난 모든 세상에 감사해요. 난 괜찮아요. 혹시 어려워마요. 다시 혼자가 된다 해도 내 안에 그대 있음이 나를 살아가게 할 테니 그대가 날 지킬테죠. 어떡하죠? 내 심장이 고장났나봐 그대가 생각하면 터질 것만 같아..

범해

범해(泛海 바다에 떠서) 왕수인(왕양명 1472-1528) 험이원불체흉중 (險夷原不滯胸中) 하이부운과태공 (何異浮雲過太空) 야정해도삼만리 (夜靜海濤三萬里) 월명비석하천풍 (月明飛錫下天風) 험난하고 편안함은 본래 마음속에 있지 않으니 어찌 뜬 구름이 아득한 하늘을 지나감과 다르겠는가. 밤은 고요한데 거친 파도 삼만리에 이르고 달은 밝은데 거친 하늘 바람에 지팡이가 날리네. □해설(인용) 내 본시 죽거나 살거나 별로 개의치 않거늘 뭘 이 정도의 파도에 겁을 낸단 말인가? 하는 기분의 두 구절을 뽑은 뒤, 눈앞 전후좌우로 펼쳐진 웅대한 풍경을 그려놓았다. 사방엔 뭍도 섬도 보이지 않는 바다가 끝도 없이 펼쳐 있고, 큰 지팡이를 짚고 서 있는데 지팡이(석장,錫杖)에 붙은 쇠고리가 쩔렁거릴 만큼 바람이 세차다. ..

서예 2022.09.04

송인

송인(送人) 정지상(鄭知常 1090경? - 1135) 雨歇長堤草色多(우헐장제초색다) 送君南浦動悲歌(송군남포동비가) 大同江水何時盡(대동강수하시진) 別淚年年添綠波(별루년년첨록파)​ 비 개인 긴 언덕에는 풀빛이 푸른데, 그대를 남포에서 보내며 슬픈 노래 부르네. 대동강 물은 그 언제 마르리, 이별의 눈물 해마다 푸른 물결에 더하는 것을. □ 작품 해설 우리나라 한시 중 이별가의 백미(白眉)로 평가되는 7언 절구의 한시로, 서경(敍景)과 서정(敍情)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항구의 긴 둑에 비에 씻긴 풀들의 푸른빛이 더욱 짙어지고,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은 시적 화자의 슬픈 이별과 대조되어 이별의 애달픔을 더욱 고조시킨다. 자연사와 인간사의 대조를 통하여 이별의 정한(情恨)을 심화 ·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서예 2022.09.04

용두산

용두산 龍頭山 양곡(陽谷) 소세양(蘇世讓1486-1562) 七點峰巒枕碧流(칠점봉만침벽류) 百年形勝擅龍頭(백년형승천용두) 聞道寒泉甘似乳(문도한천감사유) 暮年吾欲卜菟裘(모년오욕복토구) 일곱 산봉우리 푸른 강을 베고 있어 내생에 명승지는 용두산이 최고라네. 젖처럼 달콤한 샘물마저 솟는다 들었으니 늘그막엔 은거지를 이곳에 마련하고 싶네. ■소세양(蘇世讓)[1486~1562] 본관은 진주(晉州)이고 자는 언겸(彦謙), 호는 양곡(陽谷)· 퇴재(退齋)· 퇴휴당(退休堂)이다. 증조할아버지는 중군사정 소희(蘇禧)이고, 할아버지는 한성부판관 소효식(蘇效軾)이다. 아버지는 의빈도사를 지낸 소자파(蘇自坡)이며, 어머니는 왕석주(王碩珠)의 딸 개성왕씨(開城王氏)이다. 형은 남원부사 소세량(蘇世良)이다. 소세양은 1486년(성..

서예 2022.09.04

2022년 8월

2022년 8월 어제 0시(29일)에 일주일간의 코로나 격리가 끝나다. 오늘은 잃었던 후각도 돌아오고 비오는 왕궁저수지변에서 6천보를 걷다. 연일 영상 30~35도를 오르내리며(밤엔 29~31도) 그 뜨겁던 7월과 장맛비가 내린 8월이 물러가고 저녁엔 영상 20도 안팎으로 서늘한 가을 날씨가 완연하니 코로나 격리기간 일주일, 잠깐 사이에 계절이 바뀌었다. 최고의 계절 가을 두 달이 앞으로 과연 내게 얼마나 찾아오게 되랴? 더위에 몸을 한껏 움츠리며 지내왔으나 이제 확 펴보자. 가고 싶은 곳 주저 말고 찾아가보자. (30일) ■10일 석영형 10주기 석영형의 서거 10주기인지라 형수님께 사전 연락을 드리고 가원과 함께 정읍시립입암공원묘지를 찾았다. 너무도 이른 나이 예순 둘에 형이 떠난 지 벌써 10년이다..

수필 2022.08.31

죽창한화(竹窓閑話)

죽창한화(竹窓閑話) □이덕형(李德泂 1566-1645) ※ 한음(漢陰) 이덕형[李德馨 1561~1613] 과는 다른 인물임. 1590년(선조 23) 진사가 되고, 1596년 정시 문과에 을과로 급제, 예문관검열이 되었다. 이어 1597년에서 1608년까지 봉교(奉敎)·정언·지평·수찬·부교리·헌납·전적·문학·집의·교리·부응교·사간·사예·사섬시부정·응교·시강원보덕·사도시정 등을 거쳤다. 광해군 때에도 응교·동부승지·승지·대사간·좌부승지·부제학·이조참의·우승지·병조참판·도승지 등의 경관직(京官職)과 나주목사·전라감사·황해감사 등의 외관직을 지냈다. 특히, 광해군이 영창대군(永昌大君)을 해치고 인목대비를 유폐시킬 때에 직접 반대의 입장에 서지 않고, 왕의 뜻에 따르거나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였다. 광해군 말년에 ..

한국고전 2022.08.23

추강집 秋江集

추강집 秋江集 □남효온 (1454-1492) 남효온은 세조의 왕위 찬탈로 인한 단종복위운동 실패 이후 관직에 나가지 않고 초야에 묻혀 절개를 지킨 생육신 6인 가운데 한 사람이다. 김종직(1431-1492)과 김시습(1435-1493)에게서 학문을 배웠으며, 김굉필, 정여창 등과 사귀었다. 1478년(성종 9) 관리등용제도의 개선, 내수사의 혁파, 불교의 배척 등 국정 및 궁중의 여러 문제를 지적하고, 단종의 어머니 현덕왕후의 능인 소릉을 복위할 것을 요구하는 장문의 상소를 올렸다. 소릉 복위 주장은 세조 즉위와 정난공신의 명분을 간접적으로 비판하는 것이어서 훈구파의 심한 반발을 샀다. 그 이후 그는 세상에 뜻을 두지 않고 유랑생활로 나머지 삶을 마쳤다. 또한 사육신의 절의를 추모하여 을 저술했다. 스스..

한국고전 2022.08.21

壬寅年(2022) 7月

壬寅年(2022) 7月 □7일 : 수타리 모임 코로나로 인해 2년 반 만에 가진 모임입니다. 총무인 한교장께서 그동안 크게 아프셔서 고생을 많이 하셨고 지금은 거의 회복된 단계라고 합니다. 참으로 다행입니다. 은퇴자들에게는 그저 건강을 지키는 일이 가장 소중한 일입니다. 이제는 소유의 삶이 아닌 존재의 삶에 충실해야 합니다. □9일 : 할머니 묘소 참배 그저께가 할머니 기일입니다. 9988234를 행하시고 돌아가신 할머니가 가신지 17년입니다. 99년간(100세) 누구보다 건강하게 사시다가 이틀 밤 병원에서 주무시고 다음날 아침 조용히 하늘나라로 가신 할머니신지라 제가 할머니의 고종명(考終命)을 많이 자랑합니다. 아버지도 그런 복을 가지실 수 있고, 나 역시도 그런 죽을 복을 가질 수 있을까요? 어쩌면 ..

수필 2022.07.31